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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동자 가시 성전사였다.
게시물ID : diablo3_2017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살찐소설가
추천 : 15
조회수 : 116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8/30 21: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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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

사내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방패를 고쳐잡았다. 해골들이 달그락대며 다가왔다. 늘 보던 저단의 해골과 다르게 생겼을리 없건만 한마리 한마리가 사내에겐 레오릭 왕과 같이 느껴졌다.

- 꽤액!

철벽의 성채의 술집 '그홈 호프'는 오늘도 북적거린다. 술집 이름처럼 그홈을 닮은 주인장은 멧돼지 손칼로 돼지고기를 썰어내고 있었다. 누군가는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수다를 떠는 그 곳에 가시성전사 '괴벨'도 있었다.
혼자 술을 홀짝이는 그의 옆에 쿵 소리와 함께 커다란 방패가 꽂혔다. 롤랜드였다.

- 오늘은 파밍 좀 했냐?
- 어... 
- 왠일로? 
- 요한나가 대균 버스태워줬거든
- ....그래서 템은 좀 먹었고?

괴벨은 잔에 남은 술을 입에 털어넣고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 크악!

라쿠니 암살자가 쓰러졌다. 악마들을 쓰러트리며 모은 균열에너지는 턱없이 부족했다. 갑옷은 그럭저럭 견뎌주고 있지만 아무리 단도를 휘둘러도 하급악마 하나 쓰러트리기가 쉽지 않았다. 괴벨의 눈동자에서 불타고 있는 것은 처음 들어섰을때의 긴장이 아니라 오기였다. 
균열 도전을 성공시키지는 못해도 좋다. 
다만 우두머리를 쓰러트리고 싶다.

- 탕!

빈 맥주잔이 테이블에 내려오며 큰 소리를 냈다.

- 너는 배알 안꼴리냐? 요한나 그놈 은근히 잘난척하면서 어?
- 그럴게 뭐 있어... 좋게 생각해야지
- 참 너도 병X이다. 그 자식 심지어 너한테 버스 탄 놈이잖아. 자존심 그런건 전혀없어?
- 그래서... 내가 그럼 뭘 어떻게하냐? 강해지고는 싶고 나 혼자선 이미 한계고. 나도 원시 고대 먹고 아니 하다못해 졸업급 고대전설 하나라도 먹고싶은데 어쩌라고?

침묵이 흘렀다. 분명 호프집 안은 두사람 정도가 입을 다문다고 조용해지지 않았지만 괴벨과 롤랜드 두 사람에게는 진공과 같은 조용함이 느껴졌다. 어렵게 침묵을 깬것은 롤랜드였다.

- 아니 나는 그냥... 미안하다... 가시말고 다른 템 세팅도 한번 해보고 하면...
- 너는 왜 성전사가 됐냐.
- 나? 나는 판금 간지 때문이지
- 나는 말야 그냥 이 직업이 좋았어. 악으로부터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내는 빛의 전사. 그래 물론 망치도 던지고 너처럼 방패로 후드려패기도 하고. 멋지지. 근데 나는 애초에 튼튼하고 강인한 가시성전사가 되고싶었어. 적을 쓰러트리지 못해도 괜찮아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위해서 얼마든지 두드러맞으면서 버틸 수 있어. 언젠가 어둠은 제풀에 지쳐 물러가고 빛이 올거니까.

롤랜드는 처음듣는 괴벨의 속이야기에 말을 잇지 못했다. 괴벨은 롤랜드에게 미소를 지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날씨 선선하니 좋다. 균열 다녀올게

노랗게 번쩍번쩍거리는 저 망치군주는 분명 '대지를 울리는 리바이어던'. 그와 그의 하수인들이 순식간에 다섯배로 불었다. 수많은 다리가 휙 올라갔다. 괴벨은 피하고자 했으나 다리가 바닥에 붙은듯 움직이지 않았다. 수많은 다리의 숲 너머 노랗게 빛나는 서큐버스가 희미하게 보였다. '속박하는 죄악'이리라.

- 그래 와라.

괴벨은 방패와 도리깨를 고쳐잡았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한마디는 가시성전사들의 전설처럼 회자되며 존경을 받게 되었다.

- 앗흥 너무져아 더 쎄게 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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