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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결석 치료 후기
게시물ID : freeboard_16206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는누나남친
추천 : 3
조회수 : 586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8/30 11:23:34

남의 일 같기만 하던 극한의 고통이 내게도 찾아올 줄이야...

요로결석 후기 올려봅니다... 편의상 음슴체로...


처음에는 등에 담이 걸린줄로 알았음 비유를 하자면 몸 속에 누군가가 손을 넣어

척추 옆 근육을 엄청 세게 꼬집는 느낌이었음... 숨이 턱턱 막히는 듯 한 고통이 약 2시간 정도 지속 되었으나 참을 만 함.

시간이 지나자 정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고통이 사라지고 몇시간 후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는데 갈색의 소변이 나옴

속으로는 약간 놀랐지만 한번 나오고 말아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음... 해당 현상은 약 1개월 후 한번 더 반복 되었음.


그렇게 두번의 고통이 있었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그냥 잘 살았음.

결혼을 4개월 앞두고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서 팬션 잡고 반지랑 편지랑 준비해서 여친이랑 놀러감

그때까지만 해도 순조로웠는데... 젠장...

열심히 프로포즈 하고 여친 울고 나도 울고 감동적인 순간에 갑자기 예전보다 네다섯배는 되는듯한 고통이 찾아옴

프로포즈 하다 말고 때굴때굴 구르면서 숨도 못쉬고 침대에 누워있었음

여친은 이노마가 프로포즈하다 뭐하는 짓인가... 이것도 이벤트인가... 의아해 하다가 내가 너무 아파하니깐 옆에서 돌봐줌

결국 그 날 여친이 고기 구워서 내 입에 넣어주고 난 누워서 받아먹고 너무 아파서 씹지도 못하고 여행 망침 ㅠㅠ

그때 고통은 약 세시간 정도 지속 되었음, 정말 숨도 겨우 쉴 정도로 아팠지만 겨우겨우 참을만 했고

그때까지도 근육통이라고만 생각했지 요로결석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음

세시간 지나고 고통이 사라지자 인간은 역시 망각의 동물... 다시 일어나서 막 고기먹고 술마심

여친이 미친X 보듯이 쳐다봄


다음날 집에 와서 어무니랑 치킨에 맥주 엄청 먹고 자다가 새벽에 다시 고통의 시간이 찾아옴

이번에도 약 세시간정도 지속... 고통의 크기는 전날과 비슷하였으나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니 혈뇨가 변기에 가득 참

ㄷㄷㄷ 이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음. 췌장암부터 신부전증으로 인한 신장이식까지 벼러별 생각을 다 했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하느라 몇 주 못갔던 교회가서 회개하고 기도도 함


다음날 저녁 극한의 고통이 다시 찾아옴 정말 이 때는 앰뷸런스 불러서 병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팠음

참고로 본인은 서울 살지만 주중엔 지방 출장중이라 혼자 있음... 전화했더니 예비마눌님이 타이레놀 사갖고 와주심

근데 타이레놀 어린이용을 사다 주심... 편의점에 그거밖에 없었다고... 그거 먹고 울면서 네시간 버팀 ㅠㅠ

운전도 못하게 아픔... 갈라면 119 불러야 됨

역시 몇시간 후 눈녹듯 고통 사라짐


요로결석의 고통은 특징이 극한으로 몇시간 달려주다가 갑자기 씻은듯이 없어짐... 그게 몇번씩 반복됨

심한 사람은 기절하기도 해서 몰핀도 준다던데 난 이정도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됨


다음날 동네 내과에 감... 내과 선생님 아무리 봐도 요로결석 같다고 비뇨기과로 가보라고 하심

동네에 좀 큰 비뇨기과 갔더니 소변검사에서 혈액 나옴. 엑스레이에서 결석 확인하고 초음파로 직접 보여주심

크기는 약 7mm정도 된다고... 요로결석이라는 말에 안심함... 췌장암이 아니었음 ㅠㅠ 신장이식 안해도 됨

참고로 4mm 이하는 보존치료, 4mm 이상은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고 함

오늘 바로 빼버리자는 선생님 말에 후달려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다고 버텼지만

선생님이 지금 안빼면 오늘 새벽에 앰뷸런스 타고 몰핀 맞을수도 있다고 하셔서 용기를 냄

사실 예비 마눌님이 오늘 빼면 '디아블로3 : 강령술사의 귀환' 사준다고 해서 넘어감


참고로 요로결석은 상부에 있으면 초음파 충격쇄석술이라고 외부에서 충격파를 쏴서 몸 속 돌에 모이게 해서 깨는 방법을 쓰고

하부에 있으면 내시경을 오줌구녕으로 넣어서 빼는 방법을 씀

본인은 다행히 상부에 있어서 초음파충격쇄석을 했는데... 이게 진짜 의료기술이 대단하다고 느꼈음

어떻게 몸 안에 있는 그 단단한 돌을 깨는지 정말 대단함...

처음엔 이해가 안되었는데 직접 해보니 아... 이런거구나 하면서 알게 되었음

느낌이 뭐라고 할까...

벽에 못 박을때 처음에 망치로 못을 살살 톡톡톡 치는 그런 느낌 +  라이터에 들어있는 전기 스파크 내는 딱딱이를 몸 안에서 튀기는 느낌이었음

충격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첨엔 살살 해 놓고 나가서 환자 한명 보고 들어올때 마다 강도를 점점 올리는데

막판 스퍼트 올릴때는 솔직히 좀 견디기 힘들었으나 의사선생님이 1분만 참으라는 말에 견딤(실제로는 5분이었음, 선생님 구라침)

첨에 조준하는데 한 10분 걸리고, 돌 깨는데 10분 걸린다고 해서

튀기는게 약 0.5초당 1번씩 튀기니깐 10분이면 1,200번정도 튀기면 끝나겠구나 했는데

실제로는 2,600번에 끝났음... 그 시간이 뭐랄까 움직이면 조준 다시 해야 된다니깐 숨도 크게 못쉬고

엎드려서 고통 참고 있는게 진짜 힘들었음...

암튼 끝나고 나니 간호사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키친타월 같은거 주면서 배에 묻은 젤 닦고 옷 입고 나오시라고 함

깨졌나요? 물어보니 그건 몇일 후에 봐야 합니다... 이러심 깰때 안보이나? 의아했음

나가서 의사선생님이 깨진 돌이 내려올 때 아플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몇번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셨음

진통제 주사 맞고 약 지어서 오는데 밥먹고 먹는 약 이외에 정말 아플 때 먹는 진통제랑 소변 잘 나오는 약을 따로 주셨음


치료 삼일 후... 몸 안에 돌이 있는게 느껴지기 시작함

첨엔 부ㄹ ㅏㄹ 부근에서 약간 따끔따금 간질간질 이러다가

그게 점점 꼬추 부근으로 이동하는게 느껴짐

그러다가 갑자기 소변 보는데 막 따갑고 아파지다가

어느순간 소변 중에 툭! 하고 돌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크다는데 놀랐음

진짜 삼년 묵은 채증이 내려가는 듯 한 시원함이 있었음... ㅠㅠ 하늘에서 막 음악이 울려퍼짐

하루에 물 3L씩 마신 보람이 있었음 대신 소화불량 생김ㅠㅠ


요로결석은 정말 죽을듯이 아프고 피오줌 나오고 그래서 무서운데

막상 치료하고 나니 왜 빨리 병원에 안가고 나 혼자 그 긴 고통의 시간을 끙끙 견디며 보냈는가 후회가 되었음.

짜게 먹고 물 잘 안마시는 사람이 많이 걸린다고 하는데... 내 주변에는 다 짜게 먹고 물 잘 안먹는 사람들 뿐임

암튼 갑자기 옆구리, 등, 허리가 숨도 못쉬게 아프고

오줌에서 피가 비치거나 갈색 소변이 나오면 바로 비뇨기과 가시는 것을 추천드림

참고로 본인은 이거 왜에 아직 두개나 더 있음(아직 크기나 위치가 치료 대상은 아님)

치료비가 비쌈 본인은 검사비, 시술비, 약값까지 31만원 정도 나온듯...

써놓고 보니 별거 없음...


그럼 좋은 하루 되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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