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저희집 큰아들 야식 차려드리고 주무시고 계시는데 문득 저의 연애부터 신혼까지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홀아버지 밑에서 오빠와 남매로 스무살이 되던 해 암과 투병 중이시던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 드리고 친오빠와 사회에 내던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저쩌다 타지로 와서, 친오빠도 너무 사랑스러운 새언니를 만나 둘도 없는 조카와 잘 살고 있었지요. 한 때는 난 시집도 못가고, 부모님도 안계시고, 오빠는 가정을 이뤘는데 왜 나는 안생길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사내커플로 2년 연애 끝으로 혼수, 예단 , 예물 모든걸 친정이 아닌 제가 알아보고 챙기고.. 결혼준비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너무 서럽고 힘들고 이런 우리나라 문화가 싫고, 이런게 결혼이라면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었어요.. 혼수가 뭔지, 예단비는 얼마 드려야 하는지, 혼주는 어느분이 서야 할지, 예단은 언제 시댁으로 들어가야 할지.. 제가 원래 사서 고민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정말 힘들었습니다ㅠㅠ 연애때는 얼굴도 못뵙고 지내던 시부모님과 남친의 누나셋이라는 중압감.. 더불어 아주버님들의 조카까지 대 가족이라서 오빠와 단둘이 성장해 온 제가 잘 적응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고맙게도 저희 시어머님, 예단비는 보내 드렸지만, 스무살부터 혼자 힘들게 모은돈 허투루 쓰지 말라고 당부 하시고, 주변에서 넌 얼마나 보냈니? 얼마나 받았니? 하는 기브앤 테이크 방식도 다 잊게 해주셨어요 . 정말 그토록 고생한게 보상받는 듯한 기분도 들고.. 눈물 나게 감사한 마음이었죠..
그리고 그렇게 걱정이던 세분의 형님들도.. 제가 부담갖지않게 항상 저의 눈치를 봐주십니다ㅠㅠ 눈치 봐주시는게 느껴질 정도로 . 신랑이랑 신혼 초에는 정말 맨날같이 싸웠지만.. 시댁 생각해서 참을 정도 였습니다..ㅎㅎ (지금은 사이가 넘나 좋음)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과분한 사랑 받으며 결혼 생활 하고 있습니다.. 시댁도 시골이라 농수산물을 늘 꽁짜로 얻고ㅠㅠ 감자 한번 캐보지도 못했는데.. 늘 회사 다닌다는 핑계로 죄송할 따름이네요..
아직은 시아버지께 통화드리는건 어렵지만..ㅎ 시어머님하고 통화 하게되면 기본 20분씩 인것 같네요..
처음에 결혼 준비 하면서 오유 결게에서 살았었는데 이렇게 자랑하는 글을 쓰게되었네요..ㅎㅎ 그럼 모든 유부징어들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