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슴도치 하나와 고양이 하나를 키우고 있습니다.
둘 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잠이 안와서 고슴도치의 피부병 투병기를 써봅니다.
아이 이름은 사오리입니다.
집에서는 이사올 이사올 하고 부릅니다. (제가 이씨 ㅎㅎ)
사실 사오리는 세번째 고슴도치에요.
첫째를 돌연사로 일찍 보내고
펑펑 울면서 둘째를 데려왔는데
어느날 원인을 알 수 없는 흉부 부상을 당해서 역시 일찍 떠나보냈어요.
또 펑펑 울다가 둘째를 꼭 닮은 셋째를 데려왔습니다.
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모낭염이 있었어요 ㅠㅜ
그래도 초기에 치료해서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5월에 다시 재발했습니다.
와이프는 셋째도 일찍 떠나보내게 될까봐 자책과 패닉에 빠졌어요.
이 때 구조냥이 셋을 들이게 됩니다.
다행히 모낭염도 나아가면서 집이 안정을 되찾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아침 사오리가 등에 똥칠을 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한건지는 미스테리로 남았고,
이걸 계기로 머리와 옆구리쪽 피부가 곪기 시작합니다.
통증으로 자해도 하고 얼굴도 퉁퉁 붓고
믿을만한 선생님을 찾아 철산에서 도곡까지 병원을 다녀도
재생은 커녕 괴사가 멈추질 않고 퍼졌습니다.
사오리는 고통 때문에 엄청 예민해지고 겁이 많아져서
이 때부터 핸들링도 할 수 없었어요.
데려온 고양이들도 검사 다 마쳤다더니
범백에 걸려있던게 발견되었어요.
빨리 발견해서 전문 병원에 보냈지만 셋 중 둘을 또 떠나보냈어요.
출시 준비중이던 게임도 반려 맞고 장비도 고장에
둘이 심한 파상풍까지 걸리면서
이 때 정말 멘탈과 몸이 남아나질 않았어요. ㅠㅠ
그러다 기적적으로 사오리의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합니다.
괴사가 멈추고 딱정이가 앉기 시작했어요.
딱딱해진 피부 때문에 몸을 말 때마다 피와 고름이 났지만,
괴사한 피부와 함께 가시들은 죄다 떨어지고
많이 힘들었는지 다른 가시들도 절반가량 빠졌지만,
조금씩 희망이 보였죠.
그리고 마침내 새살이 나면서 사오리는 피부병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까만색이었던 원래 피부와 달리 새살은 핑크핑크하네요.
빠졌던 가시들도 다시 나고 새살에서도 가시가 났어요!
아쉽게도 미간과 정수리, 옆구리 일부에는 가시가 안 났네요.
앞으로도 안 날거 같아 너무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희 눈에는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예쁘니까 괜찮아요 :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키우시는 아이들, 모두 건강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 D
ps. 사진을 중간에 넣거나 변경하는게 안되네요;;;
- 올해 동네 벗꽃놀이 갔을 때
- 평소에 발라당 자세로 간식 먹는 걸 좋아합니다
- 두번째 모낭염이 다 나았을 때
- 피부 괴사가 멈추고 딱정이가 모두 떨어졌을 때 (가시가 듬성듬성...)
- 새로 난 가시들 사이로 정수리 땜빵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