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갔던 카페

내가 무슨 말을 했는데

아마 그걸 듣고 당신이

"다음에 만나자고요?" 라고 하네요

세상에 네시간 반을 운전해서 온사람한테

다음에 보자고 했겠어요? 제가요?!

나도 그말을 듣고 놀랬고 당신도 물으면서 놀란 표정입니다.

당신은 아마 내가 당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봐 마음이 조급했던 것 같아요.

나를 보느라

어떤 음료를 마셨는지 기억도 못하는 당신

의도 했던 의도 하지 않았던 귀여웠어요.

사람 눈에서 꿀 떨어진다는 표현이 어떤건지 알게됬어요.

누군가 나를 그렇게 바라봐 줄 수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거든요.

"사진이 잘못했네! 실물이 훨씬 예뻐요" 라고 하는 당신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 지 모르겠어요.

"상상했던 저, 꿈에 자주 등장하던 나와 같아요?" 라고 하자 꿈에서 튀어나온 것 마냥 똑같다네요.

칫...실물이 더 이쁘다면서 결국 자신의 상상인물과 같다는거 잖아요~

라고 혼자서 생각했습니다.

당신은요,

카페에 누가 들어오고 나가고 옆에 인형처럼 예쁜여자가 앉든 쳐다보지 않고

저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네요. 웃는얼굴로 내내 고정되어 나를 바라보길래

얼굴 안아파요? 괜찮아요? 라고 하자

손가락으로 본인의 광대를 누르면서 "아 나 왜이러지 진정해" 이런말을 하는거죠.

"사실은 어제밤 자기전 전주 한옥마을 길을 다외우고 무엇을 할지 다 계획했는데

은이만 보느라 아무것도 실행 못하면 어쩌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러고 있네요. 아 어쩌지.."

어쩌긴요 우리 아무것도 하지말고 이렇게 서로만 보고있을까요?

카페를 나와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당신이 먹고 싶어했던 베테랑 칼국수

만두, 칼국수를 시키고 앉아있는데

당신 티슈를 뽑아서 내 자리에 놓고 수저와 젓가락을 나란히 올려주네요.

그걸 보고 싱긋 웃는데 당신 수저 젓가락은 왜 맨 테이블에 막놓는거에요.

수저도 뒤집힌채로 풋....솔직히 말해요 이거 의도한거죠? 내껏은 정성스레 당신것은 막 내던지는 모양

당신의 수저를 뒤집어서 좋게 놔주는데

당신은 내게 물을 담아주네요

물을 담으면서 내게 여전히 시선을 떼지 못하는거 있죠 아휴.

어디 한번 그 뜨거운 시선을 당해봐라 너도 라는 심보로 똑같이 눈을 바라봤더니

이 사람이 글쎄

결국 물을 다 쏟아버렸습니다.

테이블은 한강이 됬네요.

얼른 수저와 숟가락을 주워 티슈로 닦고

제 앞에 가지런히 놓힌 수저와 숟가락으로 바꿔 놓습니다.

내가 그렇게 좋아요?

물을 다 쏟을 만큼?

이러고 묻고 싶지만 참습니다.

당신이 나를 이쁘게 봐주는걸 내가 다 안다는 듯이 행동하고 싶지 않아서

당신이 나를 보다 물을 엎질러 버린것

마치 복선 같았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물이 엎질러지듯 사랑에 빠질 거라는걸 암시하는 것 같았어요.

지금 보니 그래요.

칼국수집 주방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직원들에게 얘길하는데

경상도 사투리를 썼나보죠?

당신은 그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하면서 우리 지금 전라도 맛집에 와있는데

사실 주방장이 경상도 사람인 비밀을 알아버렸다고, 우리 속고 있는거라고 어쩐지

전라도 음식치고 삼삼하더라니 이런말을 하는 거에요.

아.....당신은 정말 재밌는 사람이에요.

아 칼국수집의 비밀을 여기다 밝혀도 되는 걸까요?

당신은 만두도 칼국수도 너무 이쁘게 먹어요.

아니 왜 내앞이라서 그래요?

면을 수저에 올려먹는거 누구한테 배웠어요.

내가 그렇게 먹어서 그래요? 나는 당신앞에서 뜨거운 칼국수 국물을 후루룩 후루룩

먹을 수 가 없다고요. 일단 저는 여자니까요 내숭도 좀 장착해야하니까.

그리고 저는 입에 좀 잘 묻는 사람이라서 조심하지 않으면 개주둥이가 된다구요

개주둥이가 된줄 모르고 헤헤 웃고 있을 거란 말여요

당신이 칼국수를 먹으면서 스코틀랜드 이야기를 해줬어요.

스코틀랜드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다고

스코틀랜드에 식당에 갔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나.

"헤이! 차이니즈?" 라고 했는데 코리안이라고 대답하자

"뭐야? 한국사람이었어?"라고 하면서 식당주인이 직원들과 먹을 김치찌개를 나눠줬는데

그 맛을 잊을 수 없다면서.

한국 사람 정이라는게 뭔지 10유로를 드리고 오려고 했는데

절대 받지 않으셨다고.

아무도 자신이 스코틀랜드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단 얘기를 믿어주지 않는다면서

근데 저만 믿어줄 것 같다네요 푸핫

맞아요. 나는 지금 당신이 사막에서 어린왕자를 실제로 만났다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저요 가끔씩 이런생각 들어요

당신같은 사람은 못만날것 같다는 생각이요

세상에 하나 밖에 없어서

두번은 없는 그런느낌

- 누구 같은 사람은 없죠. 물론 더 좋은 사람도 있을거구요.

그런데 확실한건 내가 이렇게 좋아할일 있는 사람은 은님 뿐인거 같아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나만큼 누군가를 좋아하지마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당신

잊지마요.

나란 사람도 결국 세상에 하나 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