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 아이를 모유수유했거나 수유중입니다.
첫째 때는 완모하다가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경황이 없어 단모되었어요.
한국까지 유축기를 이고 지고 갔는데
전압이 달라 유축기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깜빡 했고,
상주가 되어 문상객들을 맞느라 유축할 시간이 없어
그만 단유가 되고 말았죠.
비자발적인 단유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트라우마가 되어
제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졌어요.
둘째때는 이를 악 물고 완모를 해서
아이가 두 살이 넘을 때까지 모유 수유를 했을 뿐만 아니라
유축해 둔 여유분은아이도 먹지 않아
결국 몇 달을 얼려뒀다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막내도 현재까지는 완모 중인데,
설거지하기 귀찮아 따로 유축을 해 두지는 않아요.
모유 수유하면 설거지가 줄어 누가 좋다고 말했던가요..
유축 깔때기에 유축 병에 젖병에 젖꼭지에
오히려 설거지는 분유타는 것보다 더 많아요. ㅠㅠ
그러다 모유 수유 맘들의 커뮤니티에서 신박한 물건을 보았어요.
한 쪽을 아이에게 물리는 동안 다른 쪽에서 흐르다
널싱 패드에 고이면 버리곤 하던 모유를 담을 수 있는 실리컨 수동 펌프! 이걸 깔때기마냥 다른 쪽에 대고 있으면
하루에 4-5병은 유축할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세이브할 수 있어요.
물건이네 물건이야 너무 좋지? 하며 남편에게 자랑했더니
아이가 왼쪽을 무는데 오른쪽에선 왜 모유가 나오냐고 묻네요.
어떤 비슷한 비유를 해줘야 이해할까 고민하다 되물었어요.
"슬프면 양쪽 눈에서 다 눈물이 흐르잖아.
오른쪽 뺨을 맞았다고 오른쪽 눈에서만 눈물이 흐르지는 않는 것처럼... 자극을 받으면 다 같이 반응하는 거야."
그러자 남편은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하... 어떻게 해야 이해를 시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