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맨날 댓글만 달다가 게시글은 처음인데 썩 유쾌한 내용은 아니네요;
토요일이라 일찍 외출했다가 좀 일찍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 대상으로 선정될만큼 오래되고 지하주차장도 없어서 대낮에도 이중, 삼중주차가 되어있습니다.
아파트 앞에 진입을 하는데 역시나 열악한 주차 환경 속에 앞에 차량 한 대가 멈추어 서있더군요.
둘러보니 가족으로 보이는(나중에 가족으로 판명된) 사람들이 이중, 삼중 주차된 차량을 밀어서 주차할 자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되었는지 차량 운전자는 차를 후방 좌측으로 후진시키고 있는데 옆에 주차되어있던 차를 그 쪽으로 밀더군요.
결국 주차되어있던 차의 앞 범퍼 좌측과 후진하던 차량의 뒷 범퍼 좌측이 접촉하고 말았습니다.
제 차는 주차 자리가 없어서 좀 더 아파트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찾아 주차시켜놓고 와보니
가해 차량의 일가족 구성원 둘은 블랙박스가 있으면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장 봐온 짐만 옮기고 있고
운전했던 나머지 구성원은 자기 차량에 발생한 흠집을 문질러 지우고 있더군요.
언제 피해 차량 차주에게 연락을 하나 두고 보는데 그럴 기미가 안 보입니다.
그래서 운전자에게 피해 차량 차주한테 연락 안 하냐고 물었습니다.
한다는 대답이 '우리 차는 멀쩡한데'하더니 와서 피해 차량의 접촉 부위를 또 문질러 닦고 있습니다...
하... 같은 동에 이딴 인간이 산다는 게 매우 창피해지며... 이거 험한 말 오가겠구나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 쪽 차량이 멀쩡한게 문제가 아니라 접촉하고를 냈으면 피해가 경미하든 어떻든 연락을 하는게 우선 아니냐 하니
이 흠집은 자기네 차랑 닿아서 생긴게 아니네~ 차를 밀다가 그런거네~ 계속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가 피해 차량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차주는 외출 중이고 차주의 가족에게 전해서 나와서 상황을 보고 결정하시라고 했습니다.
그 사이에 일가족 나머지가 와가지고는 이제 똥탕이 시작되었습니다.
니가 뭔데 나서냐~ 뭔데 지랄이냐~ 다짜고짜 반말 지꺼리부터 해서 일가족 놈들이 다 정신머리가 엉망진창입니다.
피해 차주 가족이 오니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를 안 합니다. 밀다가 그랬다... 이거는 우리 차 때문에 그런거 아니다~ 변명 변명 변명 변명...
피해 차주 가족에게 블박 영상 보여주고 파일 보내주고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피해 차주와 연락하더니 정비소에 일단 가져가는 것으로 대략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래도 가해 차량 일가족은 피해 차주 가족에게도, 저에게도 미안하단 말은 일절 안 합니다.
아주 당사자도 아닌데 참견한 저만 지랄난 놈으로 취급합니다... ㅋㅋㅋㅋㅋ
끝끝내 사과와 반성은 없었습니다.
피해의 경중, 목격자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못을 했다는 사실, 그 잘못을 은폐하려고 한 점이 문제라는 지적을 계속 했으나
어차피 기본 개념이 제대로 안 잡힌 종자들 상대로 사이다는 없을 것으로 각오했기에...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말이 통하는 정상 인간들과나 할 일이기에 저도 이 쯤에서 피해 차주 가족에게서 감사 인사나 듣고 마무리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마찰이 발생하는게 유쾌한 일 아니고 언성 높아지면 짜증납니다. 하루 기분 잡치죠...
그래도 경비원에게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아예 블박 영상을 증거로 경찰에 신고 넣거나 하면... 절차야 깔끔하게 끝날 수 있겠지만
아마 그 누구도 잘잘못에 대해서, 그리고 잘잘못을 저질렀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재수 없게 걸렸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앞으로도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또 은폐하려고 들 겁니다.
그러다 언젠가는 그 잘못의 피해를 제 차량이 입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받고 피곤한 일이지만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잘못되었다고 당당하게 지적할 수 있어야겠죠...?
그래도 짜증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철인이 아니니까요 ㅋㅋㅋ
그나마 똑같이 상황을 목격한 다른 분이 지나가면서 '학생이 옳아.'라고 말해주었기에 위안 삼습니다.
+ 여기서부턴 이성의 끈을 놓은 감정의 배설...
가해 차량 일가족이랑 피해 차주 가족이랑 얘기하는거 들어보니 제가 더 높은 층에 살던데... 바닥 뚫고 똥 싸고 싶다!!!
가해 차량 일가족은 저를 두고 '저 학생이 괜히... 저 학생이 나서서... 저 학생이 왜...' 라고 하던데... 저 아직 학생으로 보이나 봅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니까... 오유 여러분 저의 부정적인 감정을 반으로 줄여주쎄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