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워홀 와있는 상태에요. 퇴근하고 집에 가려고 브리토마트라는 오클랜드에서 모든 전철노선이 정차하는 종점 역에서 나와 오클랜드 최대 번화가인 퀸스트릿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겨울막바지라 해가 좀 짧긴해도 저녁 5시반정도였던 그때는 아직까지 사방이 매우 밝았고 사람들이 엄청 많이 다녔어요.
평소보다 버스가 안와서 한참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덩치가 큰 남자가 제 바로 앞(약 5센치정도 되는 거리)에 서더라구요. 저는 건물을 등친채 십수명의 사람들과 뛰엄띄엄 서 있었고 종종 많은 인원들이 제 앞을 지나가기 때문에 그 남자도 그냥 그런건줄 알았는데 그 남자가 한참을 바짝 제 앞에 붙어있더니 뭐라뭐라 중얼거리는거에요. 영어는 아닌거같았고 인종은 인도?아니면 중동쪽인거 같았어요. 뭔가 표정이 게슴츠레하고 뭐라뭐라 말하면서 저한테 입술과 얼굴을 쯕 내밀길래 황급히 피하긴했지만 건물이 바로 등뒤에 있어서 제대로 피하진 못했는데 그 남자가 그 뒤에 제 얼굴을 슥 만지고 유유히 가더라구요.
주변에 사람들도 엄청 많았는데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고 뭐 여튼 그랬어요. 이게 순식간에 한 1분정도?만에 일어난 일이고 저도 너무 황당하고 당황한데다, 그 남자의 덩치도 너무 컸기 때문에 괜히 욕하거나 건드렸다가 무슨 보복이라도 당하지 않을까싶어 화는 났지만 어떤 제스쳐도 취하지 못했네요. 경찰에 리포트를 할만한 일인가? 싶었고 몇분뒤 시티왓쳐들이 지나가긴 했지만 나는 이미 일을 당했는데... 저 왓쳐들은 대체 뭔 역할인가 싶고 그랬네요.
캐나다에서도 1년정도 있었는데 그때 다운타운에서 봤던 홈리스들에 데여선지 뉴질랜드의 홈리스들이나 양아치는 귀여운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여기도 안전하지만은 않은 동네인거같아요.
더 멘붕인건, 주변에 사람도 많았고 날도 밝았고 번화한 거리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는것, 그리고 그 누구도 그걸 보면서 반응하지 않았다는것. 참 멘붕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