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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스압] 노총각이 건프라 만드는 이야기
게시물ID : toy_129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뱀디
추천 : 14
조회수 : 2176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7/08/17 02:51:13
안녕하세요.
결혼 안할 노총각입니다.

첫 프라를 후배들이 선물해준 MG 에일 스트라이크로 끝내고..
할게 없어 빈둥거리던 중 눈에 PG RX-78 퍼스트건담이 들어옵니다.

인터넷에 보이던 이미지들은


이렇거나


혹은 이렇거나


또는 이런 물건들...


예... 말 그대로 뭘 몰랐습니다.
저게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오는건지, 어떻게 하면 나오는건지를 아예 모르고 그냥 맨땅에 헤딩을 시작합니다.


박스가 왔는데 뭔가 심상찮습니다..
크기는 큰데...이상하게 이리저리 다 눌려서 왔죠.


런너는 충실한데....두 런너가 휘어 있습니다..
다행히도 실제 부품은 휘지 않고 런너틀만 휘어서 왔기 때문에 그냥 조립을 시작합니다.(이게 나중에 대형폭탄으로 터집니다..)

전 이과가 아니므로 사진이 뭘 말하는지 대체 알수 없습니다..
일단 까서 최대한 그림처럼 넣어보기로 합니다.



그럭저럭 맞는거같기도 하고...아닌거같기도 하고;;;
일단 전원을 인가해봅니다.


일단은 성공 같습니다.(중간에 뭔가 많이 생략된것 같은 느낌은 기분탓입니다.)


요런식으로 기본 프레임을 만들고,


요렇게 외장갑을 덮어줍니다.


그러면서 팔도 하나 만들고 같이 구매한 건담마커(이것도 나중에 폭탄이 됩니다.) 골드로
포인트를 줘봅니다.


손까지 나왔습니다.


역시나 마커도색입니다. 이 정도면 잘했지 뭐..를 연발하며 말리는데 뭔가가 툭 떨어집니다.


?????????


뭐시여 이거.. 혹시 건담만 앓는 괴사가 있나??? 플라스틱도 괴사를 앓나??

네 그렇습니다...
처음하는 마커도색이다보니 마커 안에 신나가 일정부분 섞인것을 간과한겁니다..
신나가 섞여 들어간 마커를 칠하다보니 신나가 부품 플라스틱 속으로 스며들었고 그대로 조각조각 부서진 것...

일단 인터넷을 켜서 반다이몰을 들어갑니다.

반다이몰 수리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수리일정을 찾아봅니다.

품절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부품이 없답니다...............
다른 런너 다 있는데 그 런너틀만 없답니다.
전화를 해봅니다.

'고갱님. 언제 들어올지 기약이 없어염. 얘네가 만들어야 만드는거에염. 아~ 당연히 제조 요청도 안되염'

나니??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노총각은 멘붕에 빠졌다'

퍼스트건담 PG 킷은 1998년에 발매되었습니다.
네.. 무려 19년전 킷입니다.. PG이기 때문에 많이 찍지도 않습니다...
멘탈이 터집니다...

급하게 웹을 켜고 혹시 중고런너 파는 곳이 없나 알아봅니다.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무려 정가의 2.1배를 부릅니다.(정가 1.4만원, 샵 3만원)

뭐 어쩌겠습니까...목마른 자가 우물을 팔 밖에요. 바로 주문합니다.


도색 한번 해보겠답시고 깝죽거리다가 아주 비싼 수업료를 물었습니다.
주변에 급히 도색하시는 분들 찾아서 조언을 구합니다.

'절대로 도색이 완전 건조될때까지 프라를 건드리지 말것'

여튼 꾸준히 조립을 해봅니다.

갑자기 위에 문의드렸던 아는 분에게서 톡이 옵니다.
'절단면 이상한거 같은데 혹시 니퍼 뭐써요?'


'이거 쓰는데요?'

'음...님 좀 제정신 아닌듯. 저걸로 하면 런너자국 나중에 사포로 다 지워야 되요'
제정신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네...또 안 알아보고 헛짓한겁니다.
그럼 내가 자른 그 많은 런너들을 다...???!!

일단 반 정도 남은 런너를 위해 급히 니퍼를 공수합니다.

오오...그 이름도 찬란한 일제 '수제' 니퍼!!
단돈 5.6만원에 모십니다!

속이 쓰리지만 일단 사 봅니다.
성능차가 어마무시하다는걸 느낍니다.

역시 사람은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것을 몸으로 다시 깨닫습니다.


다리도 한짝씩 만들어 봅니다.


약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섭니다. 무게 배분이 잘 되어 있는건가...
처음에 만든 MG 에일 스트라이크는 낙지도 그런 낙지가 없던데...

왜 뭐 씨 어쩌라고

여튼 일단 두고 꾸준히 만들면서 마커로  틈틈히 도색도 해줍니다.

부품 자체가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반다이가 업계 부동의 1위인 이유를 느꼈죠.. 아귀 안맞는 부품 없고 본드 써서 붙여야 하는 부품도 없습니다.
온리 손만으로도 조립 가능합니다.(그 와중에 실린더 클라스 ㄷㄷ)


남는 폐런너 잘라서 손에 포인트도 넣어봅니다.


MG급과 비교하면 사이즈는 대충 이렇습니다. 두부 사이즈가 거의 MG급의 몸통만합니다.

사지를 완성하고 몸통으로 들어갑니다.


????????????????????????????????????????

이거 뭔데????


런너가 휘었는데 색이 있는 부품이라 백화가 왔습니다.....
절대로 못 살린다고 하네요.....

그래도 일단 사포질을 해봅니다.


혐야팟잠야..............
살릴수 없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도색밖에 답이 없습니다...

왕창 사옵니다.

전 에어브러쉬가 없으므로 캔스프레이 도색을 할 예정입니다.
일단 배색을 대충 정해야 하니까 가조립을 해봅니다.



담뱃갑과 사이즈 비교(그림이 좀 거시기한 건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레드썬!)




반만 입혀보기도 하고...
그런데 역시나 색분할도 마음에 안들고 플라스틱 특유의 싸구려 광택이 너무 짜증납니다.


MG와 비교하면 사이즈가 어마무시합니다.

하는 김에 풀도색을 하기로 합니다.

서페이서 + 도료 + 마감제


기본 프레임도 색상이 마음에 영 들지 않습니다. 싸구려 틱해서..

하는 김에 기본 스티커도 엉망이니 커스텀 데칼을 구매하기로 합니다.



품질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반다이가 데칼은 영 못만든다던데 사실인듯..

꽃꽂이를 시작합니다.


집게를 100개 정도 샀는데 부품 숫자상 턱도 없이 모자랍니다.
별수 없이 부업을 하기로 합니다.





총 300개 정도 만들었군요..
부업도 잘 할것 같습니다?!

일단 서페이서를 올려줘야 하니 부품을 모두 세척하고 사포질하기 시작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과정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400개가 넘는 부품을 전부 다 갈아내고 고운 사포로 표면 정리를 해야 했으니까요.

대충 요런 식으로 정리가 됩니다


이제 서페를 칠합니다


도색이 처음이라 이게 제대로 된건지 아닌지 구분할 눈도 없습니다.
너무 두껍게만 안올리면 될것 같아서 연하게 여러번 칠해줍니다.

서페이서를 건조시킨 후, 이제 바탕색을 칠합니다


매트블랙이나 유광블랙이 아닌, 펄이 들어가 있는 블랙 도료를 사용합니다. 결과물이 아주 잘나옵니다.
물론 가격도 그에 걸맞게 비쌉니다.


버니어는 나중에 레드를 섞어줄 예정이기 때문에 일부러 안쪽은 엹게 칠합니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질감입니다. 핸드폰 카메라의 한계로 인해 제대로 된 사진이 안나오는게 아쉬울 정도로..


비교해보시면 어마어마하죠?

일단 사지는 필요한 부분만 마스킹하고 전체적으로 칠합니다.
분리가 어렵습니다.. 부품수준으로 분해하다간 파손 가능성이 너무 높습니다.


다음날은 메탈릭 레드를 올려줍니다. 이것도 색감 아주 마음에 듭니다.
습도가 높은 날이라서 자글자글하게 낀것들이 꽤나 있네요.. 크게 거슬리는건 건조후에 갈아내고 다시 칠할겁니다.(는 귀찮아서 못하겠지...)



마스킹하고 살짝 욕심도 부려 봅니다. 생각보다는 잘 나왔네요.

프레임을 전체 도색했으니 일단 한번 더 가조립을 해봅니다.



뭐 어짜피 위에 외장을 씌울거니까...라고 혼자 레드썬을 합니다.
솔직히 영 맘에 안들었어요. 색분할 제대로 안되서..


몸통을 분해해서 외장을 씌웁니다. 파란색도 잘 나왔군요!


데칼 작업을 해야 하니까...일단 세워놔 봅니다.
근데 아직도 영 없어보여요.(사실 이 정도로 없어보이지 않았다면 아마 데칼은 붙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해치오픈도 시켜봅니다.


눈 아래쪽이 아주 색이 잘 뽑혔습니다.


요것들 하는데 무려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위치 잡고 셋팅하고 구겨진거 펴고...어휴...다시 하라면 못할거같네요


접혀진 부분 하다가 데칼 찢어먹을뻔했습니다... 정말로 어렵더군요.


얼추 작업이 끝나 갑니다.


일단 해치오픈을 한번 돌려 보고...


그냥 닫아도 봅니다.
사진을 제가 영 못찍어서 그런건지 비율이 저렇게 나쁘지 않는데 계속 숏다리로 나오는군요 ㅡㅡ


실제의 비율은 여기에 가장 가깝습니다.

뒤쪽을 정리하고 수납장에 넣습니다.


최종비교는 이렇습니다


각 조명의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도색 후 색감이 더욱 뚜렷해집니다. 아무리 색분할이 잘 되어 나와도 어쩔수 없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또한 데칼이 있고 없고의 차이 역시 상당히 크구요..

사진부스가 없어서 사진이 좀 대충인게 죄송하네요.
중간에 면접도 끼고 해서 약 1달 정도가 작업기간으로 소요가 되었습니다.(에어브러쉬가 있었다면 더 빨리 했을것 같습니다만 없으니까요..)

다음 작품은 사자비나 건담mk2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에어브러쉬를 언제 들일지 몰라서 아직은 고민만 하게 되네요.
이번에 캔스프레이로 도색하면서 정말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까 생각한게 한두번이 아니다보니...

끝으로 건프라 하시고 싶으신 분들에게 몇 말씀 올리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1. 제대로 할것이라면 공구는 꼭 좋은걸 쓰세요. 특히 니퍼. 작업시간이 달라집니다.

2. 우리가 뭐 예술작품 출품할건 아니고 자기 만족이니까...중간중간 적당히 레드썬을 하세요. 안 그러면 중간쯤 만들고 처박아놓고 안꺼냅니다.ㅜ

3. 마감제를 유광/반광/무광을 올리냐에 따라 작품의 최종 퀄리티가 달라집니다. 만약에 도색을 안할것이라면 무광은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색을 가라앉혀서 깊은 색이 나오도록 해주거든요.

4. 캔도료는 입자가 매우 굵습니다. 에어브러쉬랑 비교하면 몇배 이상으로 굵기 때문에 기포나 주름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표면이 좀 거칩니다. 참고하세요
 ( 물론 가격도 어마무시합니다. 저 작은통 하나에 9천원)

5. 건담마커는 절대로 쓰지 말것. 기본적으로 신나가 많이 섞여 있어서 플라스틱 내구성을 떨어뜨리는데다가 도료 자체의 내구성도 좋지 않습니다.
마감제를 올려도 푸석푸석 부서져요
출처 프라한답시고 한달 동안 욕 먹어가며 도료에 찌든 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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