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시선 - 2 반지(에필로그)
경찰조사결과 그 여자는 스토커였다.
순진의 아버지인 이성범을 쫓아다녔던 그녀는 스토커였다.
그녀의 일방적인 스토킹 이었지만 부부는 잦은 싸움을 했다. 성범이 빌미를 줬다고 오해했기 때문이다.
순진의 엄마 최은성은 점점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날 부부싸움을 하며 성범이 홧김에 손에서 반지를 빼 던졌고, 그 반지는 쇼파밑으로 굴러갔다.
은성은 지친 나머지 반지를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고, 청소를 하던 중 반지가 청소기에 빨려 들어갔다.
그 여자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성범의 손에 반지가 안보였기 때문이다.
더욱 적극적으로 성범의 주변을 맴돌았고 대 놓고 성범을 스토킹하기 시작했다.
성범도 지쳤다. 그리고 은성과 합의하에 별거를 시작했다.
별거를 시작한 성범은 스토킹을 피해 잠적했다. 은성과의 연락도 끊었다.
은성은 남편이 나간 후 뒤늦게 집에서 반지를 찾기 시작했지만 반지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자신의 손에는 아직 반지를 끼고 있었다.
스토커는 불안해했다.
이렇게 된 것이 은성 때문이라 생각했다.
스토커의 불안은 곧 화로 변했고, 화는 증오로 변했다.
증오는 기다렸다.
은성의 퇴근시간을 증오는 기다렸다.
그리고 그 증오는 교통사고를 내고야 말았다. 뺑소니였다.
경찰은 증거를 찾지 못했고, 그녀는 어느새 은성의 보호자가 되어 병원에 병문안을 왔고
순진이의 이모가 되어 순진의 집에 출입했다.
그리고 반지를 찾기 시작했다.
은성의 손에서 반지를 빼서 자신의 손에 꼈으니. 성범의 반지를 찾아 다시 성범의 손가락에 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럼 성범이 자신에게 올 것이라 생각했다.
스토커이자 뺑소니범 이었던 그녀가 잡히던 날
쪽지가 나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면, 내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순진이를 찾아가지 않았다면,
훈이 순진이 몸에 난 상처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그러고 보면 우연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운명 속에 사는 것 같다.
출처 |
등장인물에는 되도록 이름을 부여하려고 하는데. 그녀에게는 부여하고 싶지 않아 그녀, 그 여자, 스토커, 뺑소니범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