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딱 이맘때쯤이었나.. 하튼 추석연휴가 코앞이던 쯤이었는데
전여친이랑 헤어지고 생각보다 상처가 크더라구요
연애, 결혼 그런걸 포기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또 어떻게 인연이 찾아오네요
맨날 집-직장 반복하던 생활에 지쳐서 친동생 친구들이랑 술 한잔 하다보니까
그 애가 들어오더라구요.
첫 호감생기게 된게 되게 쌩뚱맞긴 한데, 소주 종이컵으로 젓가락 받침대를 해서 앞에 놔 주더라구요
젓가락 나눠주거나 하는 건 봤어도 이건 또 처음 받아봐서 그냥 되게 배려심이 많구나 싶었어요
계기가 생기니까 눈길이 가고, 아 진짜 좋은 애다 라고 느껴져서
그래서 그냥 번호 교환하고 요즘 톡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그냥 가끔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어요
서로 같은 지역이 아니라는 건 나중에 생각한다 해도,
그냥 내가 연애할 준비가 된건지,
이 아이를 전심전력으로 좋아해서 아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요
혹 예전 상처가 되살아나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치고 내팽개쳐버리면,
내가 더 못 나아가고 주저앉아버리면 어쩌나 싶어서 겁이 좀 나네요...
괜히 나한테 마음쓰게 만들었다가 내가 주저해서 상처주면 너무 잔인하니까
혹시 내가 그러면 어쩌나 싶어서, 내 자신을 못 믿겠어서 이런 썸 타는 것도 무서워지려고 하네요...
너무 생각이 많은 걸까요? 잘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