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게 업로드는 오랜만이네용^^
재미있게 봐주세요~
여기 하얗고 건조한 감방 벽을 보며 오히려 안도감을 느낀지 오래다.
문에 달린 조그만 창이 열리고 배식 로봇이 나의 마지막 식사를 넣어줬다.
배 안 고픈데.
수감자용 TV 위에 달린 조그만 타이머를 보니 이제 1시간 뒤면 석방이다.
너무 겁난다.
거대한 쇳덩어리 경비가 다가와 감방 문을 열었다.
"석방입니다."
로봇은 언제나 정중하다.
교도소를 완전 자동화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로봇을 구세자인양 열렬히 지지했다.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으며, 그 누가 주먹을 날려도 꿈쩍하지 않는다.
내가 해 봐서 안다.
때문에 10년을 독방 신세로 지냈다.
한번은 하도 많이 소란을 피워서, 한번은 배식 로봇 여럿을 박살내서.
결국 골칫덩이로 찍혀 독방으로 끌려오게 됐다.
덕분에 살 것 같았다.
내가 꼼짝도 하지 않으니 날 억지로 끌고 나왔다.
마구 뿌리치고 주먹을 날리며 제발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경비는 무미건조하게 약한 안정제를 내게 주사하고 죗값은 다 치러졌다고 말할 뿐이었다.
난 자유의 몸이 되고 싶지 않다.
그대로 경비에게 끌려 나와 석방 절차를 밟았다.
사무 로봇은 얼마 되지 않는 내 소지품을 찾아줬다.
들어올 때 입었던 옷과 지갑을 원래대로 고스란히 돌려 받았다.
20년 전에 유효 기간이 끝난 신용 카드와 현금 얼마도 그대로 있었다.
울음이 터졌다.
사무실 스크린 하나가 켜지더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복지 시설에 내가 간다고 연락을 해 뒀단다.
내가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적응하는 데에 도움을 줄 뛰어난 심리학자가 있다고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자동화를 택했지만 수감자를 개화하는 부분 만큼은 로봇에게 넘기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죽을 것 같다.
복도 끝을 향해 걸어가 밖으로 통하는 문에 다다랐다.
스며드는 햇빛이 점점 강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뭉게뭉게 피어난다.
바깥 세상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옆에 찰싹 붙어 따라오던 경비가 기어이 날 내몰았다.
밖에 나와 보이는 건 온통 시체뿐.
길거리에 버려져 썩어가고 있다.
2년 전 전염병이 돈다는 소식을 TV로 접했다.
1년 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고 했다.
100%의 감염률과 100%의 치사율.
시체 더미에 합류하기까지 1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었고.
이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