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정신이 없다. 다시 살 집도 구하러다니고 사람들도 좀 만나고 다니고. 그와중에도 게으름도 잠깐잠깐 부리다보니 몰아쳐오는 할일들이 정신이 없게 만들어.
20일에 동생들이 내려오기로 했어. 시험이 끝난 동생들이 내려오면 한바탕 놀기로 했는데 미안하다고, 20일에는 나 시간 안될것 같다고 말했어. 왜냐하면... 20일은 네 생일이잖아. 그래서 내일은 너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들좀 사러가려고. 주고싶었던 곰인형, 꽃, 목도리 등등. 너에게 주고 싶은게 많았는데 매번 네가 내가 돈쓰는거 싫다고 하지말래서 못했잖아. 괜히 내 마음대로 했다고 얼굴 굳히고 헤어지자고 하던 너라서 못하던 것들인데 이젠 그 말이 무섭지가않아서 이번엔 내 마음대로 해보려고. 이번 생일까지만 선물줄께. 이번 생일까지만 내가 1등으로 챙겨줄께. 다음해에도, 그리고 또 그 다음해에도 내가 1등이고 싶지만 그러면 네가 싫어할것같기도하고, 너에게 다른 사람이 생기면 그러면 안되니까. 뭐 이것도 싫어하겠지만 그래서 이번엔 꼭 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올해 네 생일은 내 마음대로 할께. 혼나더라도 너 보면 좋을것 같다고 생각도 하는 내가 웃기기도해. 20일 아침에 선물들 예쁜 박스에 넣어서 줄께. 어디 나가지말고 그 잠깐만 집에 있어라. 너 그거 주고나면 나 여행좀 다녀올께. 스쿠터 싫어하는 너라서, 위험해보이는건 절대 못하게한 너라서 그동안 못탔는데 이번에 타고 여행좀 가려고. 삼나무 알레르기가 있던 너라서 같이 못갔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던 산책로에 다녀오려고 해. 예전에도 너에게 말했지만 난 그 곳을 너와 함께 걷고 싶었거든. 그런데 이제 그럴수 없잖아. 그래서 혼자 다녀오려고. 가서 천천히 걸으면서 너 생각도 하고 올해 계획도 짜고 할꺼야. 사고 안내고 조심해서 갔다올께.
드라마 좋아하던 너라서 봤겠다. 시크릿가든에 보면 그런 장면있잖아? 김주원에 걷고 있을때면 길라임의 환영이 옆은 나란히 걷고 있는 장면. 나는 요즘 매일이 그래. 끊임없이 네가 생각나고 문득문득 네가 보이는 것같아. 자기전에는 항상 네가 보내는 사진을 보고 자. 그러면 네가 꿈에서라도 나올까봐서. 몇일전에는 친구가 자러왔서 같이 놀고 자려는데 네 사진 보다 잠든 나를 봤나봐. 괜찮냐고 힘내라고 난 네가 그 사람 안기다렸으면 좋겠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더 행복하게 살아보라고 말해. 얼마전에 아는 누나를 만났는데 그 누나는 또 그래. 네 얘기를 할때 내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난대. 기운없어하던 사람이 네 얘기를 할때면 눈이 초롱초롱해서 빛난대. 그래서 누나는 자꾸 걱정이 된대. 그렇게 좋아해서, 상황이 이런데 아직도 그러면 어떻하냐고 그래. 누나가 소개팅시켜준다는데 그냥 싫다고 했어. 말했잖아, 나 1년간 너 기다릴꺼라고. 일년간은 네가 무얼하든 나 기다린다고. 지금은 누굴 만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누굴 사랑할 자신도 없거든. 그리고 아직 난 너 사랑하니까.
사람들은 날 자꾸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봐. 불쌍한 사람을 보는듯한 시선이 날 미안하게 만들어. 나 괜찮다고 말해도 자꾸 그래서 조금 불편하기도해. 나 걱정해주는 사람들이니까 고맙기도 하고.
연애는 둘이서 하는 것이지만 사랑은 혼자서도 할수 있다는 걸 알게됐어. 너는 이제 날 사랑하지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널 간절히 원하고 사랑해. 서울에 다녀오면서 읽은 책에 그런 말이 있더라. 사랑하는 사람이 눈에서 보이지않으면 [작은 사랑은 더 작아지고, 큰 사랑은 더 커지게 된다.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지고 큰 불이 더 거세지는 것처럼] 한참을 못보고도 이러는거보면 내가 네가 좋긴좋은가보다 싶었어. 많이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어. 아픈데는 없지? 기침이 심했는데 기침은 좀 괜찮아졌는지모르겠다. 어머님, 아버님은 건강하시지? 너 아프면 부모님도 같이 걱정하시다가 아프시니까 절대 넌 아프지말고 건강 꼭 챙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