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고집.
그게 밥을 먹여주지도 않고 삶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너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에게 자존심을 세우냐
도박.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잘못한거 하나도 없는 이 싸움에서 도대체 왜 넌 나한테 그렇게 상처를 주는데?
니가 뭐가 그렇게 당당해서 적반하장으로 나한테 화를 내냐고.
니가 맨날 하는 말 있지.
"나는 항상 말을 할 때 내 기분은 생각 안하고 상대방 기분을 생각해. 그래서 손해를 봐도 상대방 기분이 나쁠까봐 그냥 참아."
그래. 이게 거짓말은 아니지. 니한테 250만원 사기 친 새끼랑 연락을 할 때도 넌 그새끼를 배려하면서 말하더라. 옆에 사람 속 다 터지는건 아는가 몰라. 야 근데 너 그거 착한거 아니야. 독하게 말해줄까? 너 호구 등신인거야 ㅋㅋㅋㅋㅋ정신차려.
근데 있잖아. 널 배신한 애 한테도 그러는 니가, 왜 나한텐 지독하게 구는걸까? 나, 니가 사기 당했을때도 내 일처럼 내 모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다 알아봤던 사람이고, 그 망할 도박때문에 돈 다날려서 먹을거랑 교통비까지 같이 감당 했잖아. 니가 힘들 때, 나 계속 옆에 있었잖아..
이제 정말 다신 도박 안 한다며. 미안하다며.
우연히 들어간 아는 동생 카톡방에 왜 "배팅" 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니 돈이 아니라 동생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니가 대신 해준거라 니 잘못이 아니라고? 니 돈 잃은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냐고...?
말을 어떻게 그딴식으로 할 수가 있냐 너.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한테 어떻게 그러냐.
그래서 나 우리 사귀고 처음으로 헤어질것처럼 말을 했어.
그래..이런거 다 이해해 줄 사람 있겠지..예민하지 않은 다른 여자 있겠지.
그때서야 아차 싶었니? 그렇게 당당하게 잘못 없다던 니가 그제서야 미안하다고 했어.
저번에 싸울때도 넌 니가 그런 말을 하면서도 이렇게 말 하면 안될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대. 니도 왜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자책했었잖아? 근데 넌 또 같은 실수를 했어.
"날 못믿겠으면 헤어지면 되겠네"
넌 그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오니..?
할 말 다 하고 사과를 하면 뭐하니. 이미 너무 늦었는데.
난 이미 니 말에 마음이 다 부서졌어.
이제와서 후회하면 뭐해? 지금 니가 아무리 후회해봤자, 내가 상처받은게 없던 일이 되는건 아니잖아?
그래서 생각 할 시간을 갖자고 했어. 토요일까지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했어.
근데 있잖아..나 니가 나한테 했던 말들이 자꾸 생각 나.
몇 번이고 떠올릴 때 마다, 마음에 상처가 나는 것 같아.
니가 보고싶은데, 용서할 순 없을 것 같아.
너의 유년기 시절이 힘들었던 건 나도 잘 알아.
너의 어릴 적 기억들이 지금의 널 만들었겠지?
가시를 세우고, 자존심을 세우고, 상처받기 싫어서 남들에게 손해 보며 살아도 그냥 참고.
근데 너. 나한테 그러면 안되지.
예전에 읽은 글에 이런 말이 있더라.
가슴에 대못이 있는 사람을 끌어안으면, 상처받은 그 사람이 자신의 대못을 빼서 끌어안아준 사람한테 박고 간대.
나 왜 요즘 이 글이 계속 생각나냐.
다음주 토요일에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 진 모르겠어. 솔직히 너 나 아니면 무너질게 뻔해. 다시 담배도 피고, 지금 소송중인 문제도 포기해버릴거같고, 주식도 하고 도박도 하겠지. 학교도 자퇴하겠지? 난 뭣하러 니 수강신청까지 해줬나 몰라.
니 어린시절 이야기, 지금 가정상황, 그리고 사기당해 소송중인거, 도박까지. 나 말곤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했어. 말 할 생각도 없긴 한데 있잖아, 나한테만 부담을 씌우고 넌 무거운 짐을 덜어놓고. 이거 너무 치사하지 않냐.
아 모르겠다. 넌 지금 실컷 후회하고 자책해라.
난 우리 관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할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