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석, 그는 과학계의 적폐가 뭔지 모르는 것 같다.
연구는 안 하고 유력 과학자에게 빌붙어 전공과 관계 없는 연구를 수주하는 일, 과학계에선 이런 걸 적폐라고 부른다.
연구비를 받았으나 연구 결과는 없고 연구비를 연구 이외에 전용한 것도 발견되었지만 검찰에서 처벌은 받지 않은 걸 면죄부로 삼는다. 과학계에선 이런 걸 적폐라고 부른다.
연구의 신뢰성이 의심 받을 때 그걸 미연에 방지해야 할 위치에 있었던 사람의 역할을 단지 보고로 축소해 면죄부를 주는 고일석은 언론계의 적폐인 것 같다.
PD 수첩이 죽다 살아나는 혼란을 겪지 않고 황우석 사태를 처리했어야 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보고를 받은 박기영, 그 보고를 받고 PD 수첩을 책망한 노무현 전 대통령, 아니면 박기영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이에 있는 그 누구?
기자라는 사람이 이렇게 책임 관계에 불분명해서야 글 전체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난 이 글 하나로 고일석이 언론계의 적폐임을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박기영은 황우석 사태로 물러난 후 곧 다시 중용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전에 그에게 훈장도 수여했다. 당시 과학계의 몇 몇만 궁시렁거리다 끝난 것은 그가 정권에 빌붙은 운좋은 폴리세서였다는 걸 다 알기 때문이었다.
10년전 복직을 하고 훈장을 받을 때와 이번의 반응이 달랐던 것은 박기영이 혁신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을 능력도 공직자의 엄격함도 없다는 것이 10년 전 사건으로 너무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홍글씨, 마녀사냥, 온갖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이미 10년 전에 박기영은 정권의 은사를 받을만큼 받았다. 그 큰 사고를 치고도 훈장도 받지 않았냐는 말이다. 이런 걸 정치의 적폐라고 부른다.
10년이 지난 후 노무현의 친구가 대통령이 되자, 이 뻔뻔한 사람은 다시 전면에 나서려고 했다. 적폐가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연구실의 실험견이 웃을 일이다. 이건 인사의 적폐라고 불러야 겠다.
온갖 적폐의 잔치, 그게 박기영 사태의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