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이 늦은 저녁 집에 오는 길에 화단에서 야옹거리는 큰소리가 심상치 않길래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고양이를 찾다가 어둡고 나무, 풀들이 우거져 혼자 어쩌지 못해 엄마인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처음엔 아기고양이가 어디에 걸려 꼼짝 못하는 줄 알고 꺼내주려했는데 알고보니 뒷다리쪽 등에 가로로 길게 상처가 나있었고 다행히 어느 정도 아물기 시작했고 아주 마른 상태였어요. 아이는 계속 울어대고 어찌해얄지 몰라 일단 뭐라도 먹여야하나 싶어 데리고 들어왔는데 새끼고양이 아무거나 먹이면 안된다는 글 본 기억이 있어 일단 딸과 24시간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참.....마음이 복잡하더군요
실은 너무나 사랑하는 제 강아지들을 오일 간격으로 떠나보낸 상처가 아직 아물지않아서 이렇게 작은 아이를 보는 것 조차 아파서 운전하면서도 울컥하더군요 아픈 아이 데리고 몇 번이나 응급으로 갔던 병원이라 괴로워서 다시는 가고싶지 않았었어요
몇 년 전 울 강아지 젖떼며 이유식때문에 한동안 꼼짝못했던 그런 기억도 아프게 떠오르고.. 고양이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얄지도 모르겠고... 털뿜뿜은 어쩌나, 여기저기 아무데나 올라갈텐데.. 내 알러지는 또 어떡하지...남편은 싫어할텐데..
병원에서 기초 상태 검사하고 상처 드레싱 받고 우유와 화장실용 모래(?) 등등 구입해서 돌아와 급하게 따뜻한 페트병 넣어 집 만들고 화장실 만들어주었는데 이 녀석 집에 안들어갑니다 혼자 돌아다니다 가만히 앉아있다 딸들에게 갔다가..
결국 딸들은 침대에서 못자고 방바닥에서 고양이 재우고 있고 저는 알러지로 얼굴 벅벅 긁으며 새끼냥이 돌보는 법 검색해서 읽다가 이 글 올립니다
월요일에 원래 다니던 병원에 데려가 다시 진료 받을 생각이고 다른 것은 어찌어찌 하겠는데 배변이 제일 걱정이예요
제가 돌본지 다섯시간 정도 되었는데 아직 "쉬"나 " 응가" 를 하지 않았어요. 배를 문질러 주라는데 그래야 하는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지요. 너무 가냘프고 등쪽 상처때문에 아이가 바스러질까봐 만지지도 못하겠는데 어째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사료, 화장실, 장난감, 간식.. 등등 고양이가 좋아하고 몸에도 좋은 것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