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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이 '그깟 이름 하나 올린 게' 무슨 잘못이냐고요?
게시물ID : sisa_975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엠씨스퀘어
추천 : 20
조회수 : 689회
댓글수 : 60개
등록시간 : 2017/08/11 11:24:10
과학계에서 논문에 이름 하나 올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글씁니다.

과학계에서, 특히 순수생명과학계에서는 논문 하나 내는데 3~4년씩 걸려요.

왜냐고요?
실험을 하는 세포도 생물이고 그 생물이 자라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사람 뱃속에서 수정란이 성인도 아니고 애기가 되는 데만 10달 걸리는 거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나마 세포주 단위 실험은 1달 정도면 웬만한 세포들은 자라지만
쥐로 실험하면 유전자 조작한 쥐 정자 받아서 대리모 쥐에 주입하고 낳아서 키우는 데만 최소 6개월입니다

근데 그나마 '쉽다는' 세포들은 자라는 데 시간이 덜 드는 대신 배양액을 계속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합니다.
동물이 아니라서 알아서 음식을 못 드시거든요.

그 중에서도 제일 헬파이어난이도는 바로 '줄기세포'입니다.
저희 학교 줄기세포실험실에서
줄기세포 죽지 말라고 '유지'만 하기 위해서 아침 저녁으로 연구원들이 출근해서 배양액 갈아 줍니다.
그렇게 안하면 줄기세포는 바로 죽거든요.

여기까지가 기초작업입니다.
이걸로 핵 갈아넣고 복제하는 거요?
세포 생존률 1%면 잘 된 겁니다.

말 그대로 미친 듯이 예산 잡아먹고 실험해야 합니다.

그럼 매일 와서 배양액 갈아주고 세포 유지시키는 일은 누가 하는 줄 아시나요?
제일 밑 대학원생이 하는 게 그겁니다.
농담 아니라 줄기세포 랩에서는 그거만 잘 해도 대학원 1~2년차 잘 보낸 거예요.
그 다음 자기 아이디어로 그 세포들 실험하는 거고요.
그러니까 매일같이 휴일 없이 세포 살리는 데만 고생해 봐야 제일 하급 일이라고요.
당연히 저자로 이름 안 올라갑니다.

그러면 저자로는 누가 올라가냐고요?
연구에 결정적인 실험을 해서, 소위 논문에 핵심적으로 들어가는 그래프, 표 만든 사람
또는 연구에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예요.
따라서 논문에 이름이 1저자 아니라 2,3저자라도 최소한 핵심적인 실험은 해야 이름이 들어가요.
그리고 그게 세계적인 논문이 될 경우 그에 대한 본인의 공헌도가 되고요.

당연히 이름 하나 넣느냐 안 넣느냐 가지고도 치열하게 다툴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학과에서는 교수님들끼리 아이디어 갖고 콜라보 해놓고도 같이 아이디어 낸 사람이 2저자로 가냐 3저자로 가냐 갖고 사이가 틀어집니다.

그냥 동네 애들 보고서 올리는 데
'응 나도 조금 도와줬어~' 수준이 아니라고요.

그런데
조작 발견되기 전에 황우석의 논문의 권위를 생각하면,
그것도 그냥 사이언스도 아니고 전면 1페이지에 게시될 논문에 박기영이 아무 것도 안 해놓고 이름만 올린 것 같으세요?
제정신 박힌 생명과학자라면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어떤 멍청한 트짹이들이 박기영 까면 창조과학자라고 드립치던데 진짜 뚝배기 깨주고 싶습니다.

박기영씨는 심지어 전공분야가 줄기세포도 아니예요
그런 사람이 줄기세포 인지도 탑을 달리던 논문에 이름을 공저자로 실었다?
일반 대학원생은 거기에 이름 올린 것만으로도 포닥 자리 보장인데요?
최소한 박기영씨가 연구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결정적 관여를 하지 않았으면 이름 절대 못 올립니다.

제가 왜 이 얘기를 하냐고요?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니까요.
박기영씨는 아무 논문에 '그냥' 이름을 올린 게 아니라
그냥 사기극도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개망신인 사기극논문에
'무려' 이름을 올린 거예요.

그런 사람이 과학기술혁신센터장에 이름 올리는 것만으로
Strongman's Daughter가 대통령이 되는 거랑 똑같이 나라 망신이예요.
국격 제대로 '올라가는' 거라고요.

그리고 이미 몇몇 분이 지적하셨지만
박기영씨는 근 20년 가까이 있으면서 자기가 1저자로 올린 논문이 2개인가밖에 없어요.
이 사람이 폴리페서 아니었으면 에진작에 잘렸을 실적입니다.
근데 뭐가 더 문제냐면
그런 사람이 논문 질이 아니라, 논문의 독창성이 아니라 숫자로 성과를 평가하고 예산을 줄 자리에 간다는 거예요.
저 사람이 그런 막강한 자리에 올라가면
자기가 민주당 비례대표에 이름 넣고 간봤던 것처럼 하라는 연구는 안 하고 정치에 기웃거리는 사람이 예산 따기 쉬울까요?
아니면 야마나카 교수처럼 아무도 안 쳐다보는 연구 10년씩 파는 사람이 예산을 따기 쉬울까요?
대한민국 과학계가 제정신이니까 저 사람 반대하는 거예요.
적폐들이 좋아할 사람으로 저만한 사람이 없어요.
진짜 연구를 필사적으로 해 본 사람만이
참 연구를 알아보고 아무도 지원 안 할 연구에서 보석을 찾습니다.
박기영씨가 과거를 아무리 사죄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저지른 실수와 보여준 무능함은 가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 사람이 적폐를 청산하겠어요?
괜히 문재인 대통령한테 폐나 끼치지 않으면 천만다행입니다.

비판적 지지로 마냥 매도하시지 마세요.
저는요.
대통령이 누구를 임명했을 때 
대통령의 뜻이 이래서 이랬고 이래서 이 사람을 뽑았구나 하고 지지해 줄 국민이 늘어나는 걸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게 성숙한 국민의 능동적 정치참여니까요.
근데요.
박기영씨는 아무리 봐도 그 결정적인 이유가 안 보여요.
심지어 제가 생명과학과에서 10년을 굴렀는데도요.
저도 이런데
몇십 년씩 있는 교수님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너무 명백한데
그냥 반대하면 어휴 적폐 ㅉㅉ 거리면서 넘어간다고요?
저한테는 용납이 안되네요 그런 맹목적인 광신은.
오히려 그런 지지는 대통령께 누가 될 뿐입니다.
박사모가 박근혜 욕을 더 먹이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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