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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정책의 기준
게시물ID : sisa_9747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vus
추천 : 1
조회수 : 4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0 17:17:35
1. 부모나 제3자 사교육 등이 개입하여 학생의 진학과 입학에 끼치는 영향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수능도 잘 사는 집 애들이 잘 보는 것 맞습니다. 통계가 이미 증명. 그런데, 지금의 수시 체제보다 (등급이 아니라)
   수능 점수로 입학 할 때가 훨씬 공정하다고 하는 이유는 학생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이 어느 제도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현행 수시 제도나 수시 입학 비율, 그리고 입학 사정관제는 이것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지금 보세요. 입시 설명회 하면 구름 떼처럼 사람들이 모이고, 입시에 전략이라든가 정보라는 말이 너무나 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게 정상일까요? 수험"공부" 전략이라는 건 있을 수 있지만, 대학 입학에 전략이라니, 정보라니.. 
   게다가 자소설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마당. 
   아이들에게 제3자의 개입으로 혹은 돈의 힘으로 자신의 미래를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알려주는 셈입니다.

2. 과정을 평가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시행착오 기회를 빼앗아 간다.
   처음부터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열심히 그 부분에 매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학교 다닐 때 꿈을 정했더라도 나중에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죠. 경제적 사정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것이 정말 하고 싶어졌다든가.
   그리고 또한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유로 학생들은 방황하고 실수합니다. 
   한 마디로 이런 과정들이 모두 기록됩니다. 성적이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오르면 오르는 대로.
   그런데, 지금의 학생부는 처음부터 열심히 스펙을 쌓은, 내신에 매진한 학생에게만 유리합니다.
   과정을 평가한다는 것은 누적적이기 때문이죠. 
   처음부터 잘하면 좋은데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점점 궁지로 몰릴 뿐이고
   조바심만 내게 만드는 게 현 내신 반영 제도입니다. 
   이런 학생들은 고2 중간고사가 되면 자신이 갈 수 있는 대학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입시를 포기합니다. 
   "어차피 안 되는 거"라는 말 애들 입에서 진짜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행 수시제도는 아이들에게 본분인 학습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스펙을 쌓는 것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그 스펙 또한 학교 단위로 시행되는 교내 대회 기준이라 짬짜미로 돌아가죠. 
   교내 대회나 여러 경시대회 기회는 가능성이 있는, 소위 처음에 두각을 보인 학생들 위주로 돌아갑니다.
   아니면, 부모님이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교사와 접촉이 많은 가정의 아이들에게 돌아가죠.
   인상에 의해 평가가 좌지우지되는 것도 모자라, 기회 조차 잘 주어지지 않는데. 이런 아이들이 스펙을 쌓을 수 있을까요?
   무슨 무슨 대회 나가보신 분들 중에 그런 경험 있을 겁니다. 교통이 불편해서 엄마 차나 엄마 친구 차를 빌려서 타고 가야 했던 경험.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가 불리한 현실을 만드는 데, 입시는 스펙을 본다고 합니다. 
   과정을 평가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 과정 내내 흐트러지지 않고 훌륭히 그 트랙을 따라간 학생들이 수능날 하루 결과가 안 좋았다고
   원하는 꿈을 향해 나갈 수 없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고 불행한 일입니다. 
   그러니 분명히 그런 학생들 또한 대학 갈 때 수시 제도를 통해 노력한 부분을 평가받고 보상받아야지요. 
   그러나, 그 학생들을 위해 나머지 다수의 학생들이 시행 착오를 경험할 권리, 기회를 빼앗기는 건 불공평합니다.
   수시 선발 인원은 아무리 많아도 정원의 50프로를 넘겨서는 안 됩니다. 

3. 교사나 학교가 가진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워지고 체제 순응적인 학생들을 만들어낸다.
   현행 수시 위주의 교육 정책은 학생들이 학교에 순응하게 만들고, 작은 불의도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가 두려워 입을 다물게 만듭니다.
   여주 성추행 교사나 다른 교사의 비위 행위들이 왜 학교에서 아이들을 입을 다물게 했는지 말 안 해도 아실 겁니다.
   교사의 평가에 너무나 과도한 비중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그 학생의 잠재력이나 능력, 인성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겠죠. 
   그러나, 이런 교사들 또한 인간이라는 점은 지금의 교육제도가 간과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사들에게만 너무 얽매고, 인정받으려고 해야 하고.. 이런 학생들이 학생부에 높게 평가되고. 
   당장 겉으로 보이는 스펙을 중시하고... 
   장기간에 걸쳐 길러지고, 게다가 잘 눈에 띄이지도 않는 학생 개개인의 인생, 학습의 진행 같은 게 교사 눈에 들어올까요?
   그리고 그 학생이 교사에게 밉보였다면요?
   
4. 수능 점수 몇 점 차이로 대학이 갈릴지 언정, 내 책임이고, 수긍이 가능하다. 
   모든 학생들이 수능만으로 대학을 가는 건 잘못되었지만, 어떤 학생들에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수능 뿐인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현행 정시는 너무나 문이 좁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 좁은 문을 준비하기 보단  
   넓은 문, 수시 준비를 하는 것이 학생 입장에서는 당연합니다. 
   그러다가 목표한 대학에 내신이나 수상 경력이 미치지 못해 대열에서 이탈하면, 그 때부터 정시를 준비하죠. 
   문제는 그 정시가.. 문이 너무나 너무나 좁다라는 겁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선발 인원을 수시 전형 수 가지로 쪼개고 남은 인원이 정시에 배당이 되기 때문에, 
   거의 고시를 치는 기분이죠. 한 자리도 안 되는 그 자리를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거니까.
   이것이 그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까요? 아니면 절망을 두려움을 안겨줄까요?

5. 또 다른 변별을 위한 시험 부활 가능성
   수능이 약하면, 또 다른 선별 장치가 생기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예전 본고사처럼. 논술처럼요.
   이런 것들은 학교에서 안 가르치겠죠. 학교 수업하기도 바쁜데 언제 이런 걸 공교육에서 할 수 있을까요?
   지금처럼 EBS 연계로 하는 방식도 학생들에게 엄청난 부담이긴 해도, 그래도 공통의 교재 속에서 시험 문제가 나오니까
   학생들이 하면 된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수능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안 가르치는 걸 대학교에서 선별한다고 들어올 때, 정부는 그걸 못하게 막을 것이고, 
   그럼 또 어떻게든 동일 등급의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대학은 고교 등급제나 다른 편법을 쓸 것입니다. 지금처럼요. 

이것이..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평등한 교육 제도일까요?

수능 절대 평가 확대는 정말 재고해야 합니다. 

교육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도 맞지만, 사회적 지위를 얻는 중요한 수단인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경제적으로 약자인 학생들에게서 이런 지위 획득 기회조차 박탈하는 제도가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가능한 한 학생 본인의 노력 이외에 제3의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부모의 치맛바람, 정보력, 재력.. 사교육.. 이런 것들이 아예 없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줄이는 방향이 맞는 방향 아닐까요?

문재인 정부는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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