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게에 글을 쓰는 만큼,
살이 많이 빠져서 요즘은 자신 있게 반바지를 입고 다녀요!
같은 내용이면 좋았겠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으로 갑자기 살이 확 찐 이후
몇 년 간 누가 봐도 뚱뚱하다고 할 만한 몸매를 가지고 살고 있어요.
사귀던 남자친구한테서도 살 좀 빼라는 구박을 받다가 차임을 당했고,
갑자기 살이 찐 딸이 보기 싫었는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는 저에게 모욕적인 잔소리를 하던 엄마 때문에
당시 살던 고층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걸터 앉기까지 했다가
무서워 차마 뛰어내리지는 못하고 펑펑 울다가 내려왔던 아픈 기억도 가지고 있습니다.
살을 빼려는 시도를 안 해 본 건 아니고, 운동도 하고 식이도 하면서
살은 빠졌다, 쪘다가 반복되고 있어요...
사실 스스로도 살 찐 몸매가 너무 부끄러운지
옷도 빅사이즈 펑퍼짐한 옷만 골라 입구요,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도 긴바지 고수, 그나마 타협해서 7부 바지 정도 입으면서
최대한 가리고 살려고 하고 있구요.
그러다 최근 매우 배우고 싶은 운동 종목이 있어
전문 강습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전 헬스장에 날씬한 친구와 같이 등록했다가
대놓고 친구와 저를 비교하는 트레이너 때문에
하루만에 헬스는 그만둬버리고 그 이후로는 혼자 집에서나, 해 지고 난 후 집 근처 운동장에서밖에
운동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번에는 강사가 몸 가지고 뭐라고 하려나 무섭고 긴장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수업에 들어갔는데....
음, 뭐라고 한 마디도 안 하시네요!
반에서 혼자서만 헥헥대면서 뛰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그러니까 살 좀 빼라고~ 운동은 왜 안 하고 살았냐~ 라는 타박이 날아올 법도 한데
열심히 격려만 해주시지, 살 가지고 뭐라고 한 마디도 안 하시네요.
매우 짧은 운동용 반바지도 조마조마하며 입고 가봤는데
아무 반응도 없어요!
남들이 니 몸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줄 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정말 살이 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구박, 잔소리, 타박을 받고 사는지
경험 안 해 보신 분들은 모르실 거예요 ㅜㅜ ㅜㅜ ㅜㅜ
그냥 저의 몸을 있는 그대로 당연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 같아
정말 정말 정말 기뻤습니다!!!!
잔소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 쪘다고 은근한 배려나 말조심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것 자체를 신경 안 쓰는 사람을 만난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남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강사님만 뭐라고 안 하면 괜찮을 것 같아서
운동복 아닌 평상복으로도 반바지도 입고 다니고,
얼마전에는 짧은 꽃무늬 원피스도 입고 외출했어요.
괜히 남들이 막 쳐다보는 것 같았지만, 예전만큼 신경이 쓰이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그냥 막 행복합니다!
기분이 좋고, 평상시에도 계속 싱글벙글하고 다녀요~
운동은 계속 열심히 할 거구요,
사실 요즘같은 마음이면 살을 안 빼도 행복할 것 같지만 ㅋㅋ
맘에 드는 옷 사이즈가 안 맞아 못 입는 일은 없도록
몸매는 다듬고 싶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그러니까 어디가서 무시 받거나, 잔소리 듣기 싫으면
살을 빼라는 댓글이 달릴 것 같아 무서운 마음도 있지만서도.....
주변 사람들 몸매에 대하여 괜한 오지랖을 줄여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