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눈팅만 하다가 요번에 오유에 가입했습니다. 가입하고 첫 글이네요.
각설하고, 그럼 지금부터 제 경험담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도 고3때 수능을 말아먹고 재수를 하게 됐습니다. 용인에 있던 유명 기숙재수학원에서 공부를 했는데 배산임수랄까? 학원 뒤쪽엔 산이 있었고 학원에서 나가는 길에는 큰 강이 있었어요. 경치는 좋았지만 밤에는 인적이 하나도 없는 곳이라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학원에는 어느곳에나 있듯이 괴담이 몇 개가 있었어요. 첫 번째 괴담은 기숙학원 식당에 관한 괴담인데 기숙사생이 식당 2층에서 밥을 먹을려고 줄을 서다가 어떤 이유에서 였는지 1층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서 목이 꺽여 죽었다는 말도 있었고(2층에서 떨어졌는데 죽었다는게 굉장히 의아했음), 또 다른 하나는 이 기숙학원에 고양이가 좀 많았는데(10마리정도?) 어느날 갑자기 모든 고양이가 사라졌었는데 그 이유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학생이 있었는데 고양이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니까 꼬챙이로 찔러 죽였다는 소문도 돌았구요. 그리고 기숙사에서 잘 때 가위에 눌리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뭐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는데 유명한 기숙학원이기도 하고 다들 수능준비하느라 그런것에 대한 신경을 별로 안썻고 저 또한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수능 한 달 앞둔 10월달에 생겼습니다. 갑자기 허리가 엄청 아팠습니다. 어느정도 였냐면 누워있다가 혼자 못 일어날 정도로 아팠고 걸을 때마다 골반을 송곳으로 콕콕 찍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수능이 코앞이라 왜 아픈지에 대한 이유는 궁금하지 않았고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공부만 계속 했습니다. 그렇게 수능을 제 기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게 봤고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재수학원을 나오고 부터는 좀 나아져서 걸을때마다 골반을 찌르는 듯한 통증만 있었습니다. '역시 스트레스 때문에 아팠구나 이제 다 나을 수 있겠네'라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대학입학하고 여기저기 술마시러 다닌다고 아픈줄도 모르고 놀았습니다. 근데 이제 실컷 놀고 입대할때가 되니 걱정이 된겁니다. 군대에서는 여러 훈련을 받아야 할텐데 지금이야 괜찮지만 유격이나 혹한기 훈련때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확한 병명이 뭔지 궁금해서 X-ray랑 MRI를 찍어봤는데 의사선생님 말씀이 아플 이유가 없다 척추도 반듯하고 골반틀어진 것도 없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단 병원에서 그렇게 말하니 제가 아픈건 저만 아프고 남들이 봤을땐 꾀병이더라구요. 그래서 입대하고서도 아프다는 얘기를 못하겠더라구요 이등병이 꾀병부린다고 찍힐까봐서요. 근데 운이 좋게도 소규모 부대 행정병이 되서 최소한의 훈련만 받고 앉아서 일했습니다.(꿀이라고 생각 하실 수 있는데 간부 23명에 병사 10명 그 중 행정병 1명이고 모든 행정처리를 저 혼자함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상병때쯤 외부감사 받아서 혼자 야근한다고 스트레스성 위장염도 걸림 몸은 편하나 정신은 피폐했음..) 여튼 그 부대에서 군생활을 보내면서도 꾸준히 허리가 아팠습니다. 그렇게 상병말쯤이 되고 당직을 섰을 때의 일입니다. 저희 부대는 병사가 10명밖에 안되기 때문에 불침번을 서지않고 병사한명과 간부한명이 상황실에서 잠안자고 대기하는 당직이란걸 섰습니다. 당직병의 주로 하는 일이 부대순찰이었는데 새벽에도 주기적으로 나가서 부대내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줘야해요. 당직실을 제외한 모든 곳의 불이 꺼져있고 새벽에 안개가 자주 꼇기 때문에 엄청 무서웠습니다 ㅋㅋ.. 근데 그시기에 부대에서 키우던 진도개와 조그만한 잡종견??이 있어서 걔네 근처 순찰할때는 상대적으로 덜 무서웠어요. 당직서던 그 날 저는 여느때보다 허리가 심하게 아픈상태였어요. 평소엔 아프긴한데 의식하지 않는 정도라면 그 당시는 그냥 어깨위에서 뭔가가 짓눌러서 골반이 틀어지는 느낌?? 이였습니다. 그렇게 아픈상태에서 부대순찰을 하면서 진돗개 근처로 갔습니다. 근데 갑자기 진돗개가 마치 처음보는냥 도둑한테 짖듯이 저를 향해서 짖었어요. 제가 평소에 밥도 잘 챙겨주고 잘 놀아주고 했는데 갑자기 그러니까 좀 배신감도 들기도 했는데 문득 개나 고양이는 귀신을 보고 짖는다는 생각이 떠올라서 두려운 마음에 얼른 당직실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당직실 앞에도 조그만 잡종견이 있었는데 얘는 평소에 저를 하인대하듯이 무시하고 밥줘도 짖고 놀아줘도 짖고하던 애였어요. 근데 그날따라 저를 무서워하는 겁니다. 그 개들 무서울때 특유의 표정있죠? 고개는 아래로 깔고 눈만 올려보면서 뒷걸음질 치더라구요. 왜 그러지 하고 개를 봤는데 개가 저를 보는게 아니라 저보다 조금 더 위를 보고 있더라구요. 그순간 영화 셔터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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