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얼탱이가 음스므로 음슴체.
내 인생 최악의 선생은 초3 담임.
이유는 간단함.
초3 5월의 어느날 점심시간.
밥 먹고 뒷운동장에서 애들이랑 장난 치고 뛰어놀다가 미끄럼틀 구조물에 팔이 잘못 꼈고, 그걸 억지로 빼려고 힘 빡 줬더니 왼팔 상박골이 단번에 부러짐.
9년 생애 처음 겪어보는 까무러칠듯한 아픔에 난 이미 패닉, 팔이 덜렁덜렁하는 걸 처음 본 주위 애들도 패닉.
왼팔 축 늘어뜨리고 눈물콧물 쏟으며 담임에게 도달.
내 팔을 본 담임은 이따 병원가자며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아있으라고 함.
12시 좀 넘어서 부러진 팔을 늘어뜨리고 맨 뒤에서 아픔 참으면서 오후 2교시 수업 마침.
학교 운동장 가로질러 길 건너 버스정류장 가서 버스 기다려 5정거장 떨어진 정형외과 3시 20분 도착.
성인 되고 들어보니 부모님은 연락을 수업 다 끝난 시간에 받아서 방과 후 놀다 그런줄 아셨다 함.
외람되지만 초딩 때는 지금처럼 잉여도 아니었고 전교1등에 집도 조금 사는 편이라 그런 걸로 무시 당했을 것 같진 않고 그냥 인간이 싸이코라 판단함.
유딩들도 스맛폰과 sns에 능숙한 요즘같으면 아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일 테고 만약 내 자식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당장 달려가서 말 그대로 짓밟아놓겠지만 예전엔 나도 참 멍청했고 부모님도 사정을 몰랐으니 그냥 그렇게 넘어감.
내 인생 최악의 선생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