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여름까지 5개월간, 좁디좁은 대전에서 한달에 스무일은 너와 함께보냈다.
퇴근 후,너를 태우고 집에 들어갈때는 너무 즐거웠고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최근들어 너는 오빠같은 사람은 다신 못만날꺼같아 결혼해야겠다며 내귀를 기분좋게 간지럽혀주었으나
어제부로 그 말 또한 거짓이라는 것에 뒤통수를 망치로 후려맞은 것 처럼 멍하다.
우리가 처음 만날 때, 전 남친이 바람을 펴서 헤어졌고, 너의 마음에 1도 없다던 그 말에 믿음을 갖고, 너의 마음속에 나를 집어 넣고자 노력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런데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어제, 나는 너의 폰 화면에서 너가 그립다던 그 사람의 문자와 나에게 숨기기 위해 동생 별명으로 저장해둔 그사람 번호를봤을때, 지금까지 나의 헛된 노력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사실 너도 알다시피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사람과 찍은 앨범을 간직하며, 그 인간의 인스타와 카톡프사를 보고 지냈던걸 우린 알았다.
너는 그냥 뭐하고 사나 궁금해서라고 말했으나 아무말대잔치인건 누구나 다알 것이다. 사실 너는 외로워서 나를 만났을뿐. 잘 챙겨줘 나를 만났을뿐. 편하게 지낼 수 있어서 나를 만났을 뿐이다.
너가 적어도 개념이 있었다면, 그 남자도 연애중인걸 알면서도 너한테 추억팔이하며 연락을 했을땐, 무시하고 잘 쳐냈어야했다.
그 답장에 대답한너는, 그것도 내가 바로 옆에서 운전중인 그 상황에서 집안일을 들먹이면서, 애인 있는 남자에게 답장을 한순간 너는 양쪽에 두 사람에게 큰 상처를 앉겨준 것이다.
하루전날 머리하며 나갔던 너와, 어제 이쁜 원피스를 입고왓던 너의 모습. 서울가는길에 기차역에서 학교후배를 만나려고 했다는 나를 속여했던 너의 변명들. 나는 모두 그 남자와 관련있다고 밖에 확정지을 수 밖에.
자존감 높은 너는 아마도 후폭풍이 안오겠지. 아 물론 나도 후폭풍이 거의 없다. 헌신적으로 너를 좋아하고 존중해줬으니까.
다만 너가 다시한번 그사람과 꼭 만나서, 또다시 바람이 났으면 좋겠다.
너가 말해준게 갑자기 생각났다. 교대출신들은 좁아서 이사람저사람 얽히고 섥혀있다고. 이제서야 그말이 이해가 간다.
마지막 통화에 잘지내라고 얘기는 했지만.
잘지내지 않았으면좋겠다.
안녕 내 최악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