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밤 10시에 퇴근하는 직업을 가진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오늘은 여느때와 같이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 밤이었습니다. 저는 홍대입구역 정류장에서 합정방향의 271버스를 10시 약 15분쯤에 탑승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정류장인 서교동예식장타운 정류장에서 여자 4명이 탑승했습니다. 밝게 염색을 한 20대 초 중반의 여자아이들 같았는데. 하는 대화를 들으니 아이돌 연습생 같았습니다. 기획사의 내부 이야기를 했거든요. 특히 21번 그룹의 C모양의 내부인 이야기를 버스 승객이 듣든 말든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거 보니 거의 확실했습니다.
그녀들 중 3명은 맨 뒷자리에 앉고. 한명은 그 바로 앞자리인 제 옆에 앉았습니다.
정말
저는 정말로 소음에 둔감한 사람입니다. 집 옆에 공사장이 있던 말던 드릴을 뚫던 말던 아주아주 잘 자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데 너무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진짜 침묵으로 매워져 있던 버스 내부였는데
무슨 비글 네마리 모여 있는 것 처럼 아주아주이주 시끄러웠습니다.
나중엔 떠들다가 아예 노래! 를 하지 않나 무슨 예능에 나온 것처럼 멘트를 치고 깔깔깔 웃질 않나.
저를 비롯해 승객들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그들 중 하나가 말하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데뷔하기전에 271번 버스 민페녀로 뜨는거 아냐?ㅋㅋㅋㅋㅋㅋㅋ"
허. 벙찌더군요. 지들도 지들이 시끄러운줄 알았나 봅니다.
합정역에 도착하고. 뒷자리 승객이 내렸습니다. 자연히 제 옆에 떨어진 일행 한명은 뒷자리로 갔습니다.
갑자기 말소리를 낮추고 소근거리더라고요.
'......시끄럽나봐...... (소근소근)...... 표정 썩었.....(소근소근)'
그 다음 한명에게서 더 가관인 대화가 나왔습니다.
'왜 더 시끄럽게 해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빡침 가운데 다음 정류장에서 한 승객분이 내리셨습니다. 매우 불편힌 얼굴로 그녀들을 한번 쳐다보고 내리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