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부터 비밀의 숲을 보고
리뷰를 쓰고 싶었고..
중간중간 올리고 싶은 대목이
많았는데..참았습니다.
(범인을 몰랐.. ㅠㅠ)
알쓸신잡도 끊고 이 드라마 하나만 봤다는 거.
그리 내가 공을 들여 본 드라마는
한성별곡 이후에 처음인데,
이 것 역시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보는 내내,
범인이 누구냐보다
현실하고 씽크로율에 열받아 뒷목 잡기를 여러번하고요
쩌는 대본에
구멍없는 연기력
회장전문배우 이경영과
눈알굴리기 연기파 서검사
넥타이 짧게 매는 단점밖에 없는 도롱뇽 아버지(Feat. 조국수석의 배바지)
그리고, 인공지능 황시목과 김홍도파 사실주의 그림체의 배두나까지 엄지척이고요.
조윤선 석방에 맞춰서
빵빠레 울리며 나온 마지막 에피소드들하며,
그녀의 리스트에 올랐을..
무수하게 많은 뮤지컬 출신의 실력파 연기자들
(Feat. 촛불집회 너는 듣고있는가 분노한 민중의노래, 장형사 윤과장 다 나온다는..)
또 그걸 찾아서 링크 걸어준 매의눈 네티즌들과
깨알 같은 댓글로
황시목이 내 놓은 아파트 전셋가는 3억 5천이냐, 3억 9천이냐가 나뉘고..
그걸 받고
천에 팔십이면, 전세보다 낫냐, 아니다, 미국이면 낫지만, 한국은 보증금 더 받을 수 있다가..로
현실감 쩔어 웃다가 울다가...그러다가, 복리 계산하고 자빠지고..
그런 나름의 리뷰를 보며 내내생각난 건
지난번 회에 나온
사람들은 애매하다라고..라는 대사입니다.
이마에 착한 사람이나 무서운 사람 붙여 놓았으면 좋았을 세상에
애매한 사람만 디따 많다는 푸념처럼
우리 모두는 불의 앞에 대부분 애매모호하며,
선택앞에 갸웃뚱거리며
잘못내려진 결정앞에선 멀뚱멀뚱한다지요.
이런 애매모호함을 판돈 삼아
다시 손모가지 내 놓으라며
들이 대는 생존력 쩔은 귀족아귀들에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건
결국 우리밖에 없다는 거.
우리가 범인을 잡으면 남해로 보낼게 아니라, 일계급 특진을 시키고,
우리가 범인이라고까지 오해한 애매왕 김정빈을 최고 로펌에 취직시키고..
우리가 김경사에게 전화걸도록, 팀장 갈구는 경위가 되고 형사가 되고..
이창준의 피가 묻은 손을 떨고 있던 서검사에게
방에 들어가자마자 걸려온 전화가 서장일지라고,
계속 화일 흔들어 보이면서 조졌더라면..
그 애매함은 적어도 타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리라 봅니다.
이 드라마는
작가가 아조 맘먹고
큰 칼 옆에 차고,
통찰력이라는 석돌 앞에 두고
깊은 시름하에
갈고 또 갈아서
한번 푸욱 찌른 그런 작품이라
생각할 대사들이나, 상황들이나, 캐릭터들이
다 퍼덕퍼덕 숨쉬어 날뛰어
몽땅 여운이 남아 있어요.
그리고, 오해들 하시는 듯 한데
우리 시목이가 부족한 건
정수되지 않는 수돗물같은 날감정이지
공감력은 누구보다 쩔었다고 보여 집니다.
애매한 우리는 감정과 공감력은 자주 헷갈린다죠.
의심쩍은 지출에 영수증을 요구하는 쉬운 예에서 처럼요
멀쩡한 영수증만 내놓으면 될 일을
울음으로 대응하는 상대는
감정에 풍부한 여린 인간이 아니라, 개수작이며..
그런 상대에게 빨랑 내놓으라고 다구치는 사람은
인정사정이 없는 게 아니라,
우선적으로 존중해야 할 이익을 아는 공감력이라고
제대로 봐줘야 할 때가 우리에게도 온 것이라죠.
첫 두 에피소드에 교도에서 자살한 잡범의 아내를 몰아쳤던 황시목이
인정사정없다고 간수들의 눈총을 받았을때
저는 그 간수들의 눈총에서 익숙한
우리 스스로의 비겁하고 애매한 편들기를 봤어요.
황시목은 인공지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자연의 한 인간이
그 감정쳬계도 발전시켜 나아가서,
인지능력과 판단능력은 증가시키고,
감정을 인간의 취약점으로 내리까는게 아니라
조성되고 가꾸어 발전시켜 공감력으로 쭉쭉 커나게 할
브레인계의 블루오션이라는 보여주는 샘플이라고 봅니다.
그리하여
비밀의 숲은
나무의 시작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