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작년부터 들었던 지인의 일인데... 최근 근황을 며칠 전에 듣게 되어,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 한번 올려봅니다.
A : 저의 지인, C와는 친하진 않고 보통 아는 사이 정도 B : A의 친구이자, C의 절친(30대 중후반) C : 피해자(?) (역시 30대 중후반)
작년초였습니다, 저랑 A가 오랫만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B와 C 일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C가 독서모임(?)인가에 나갔다가 미국교포 출신인데 일 때문에 한국에 들어와있다고 하는 남자를 알게된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사귀게 되어서 친구들 모임에 인사시킨다고 데리고 나왔는데 남자가 하는 행동도 너무 저질스럽고, 이상해서 친구들도 학을 떼고 그나마 어릴때부터 동네친구였던 B가 그 남자 좀 이상하니까 조심해라... 라는 식으로 옆에서 계속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A는 직접 남자를 만나진 못했고, B에게 전해들었는데 B가 말하길 남자가 너무너무 이상하다고, C가 사기 당하는 거 아닌지 걱정을 하더랍니다.
남자는 어느 단체에서 영어통역일을 하고 있는데 자기가 무슨 미국 FBI인지 CIA 소속으로 일을 하다가 고국방문차 한국에 와 있는 것이며;;;; 뭐 삼성전자에서도 지금 제발 와달라고 사정사정을 해서;;; 지금 하고 있는 단체의 일을 언제까지만 해주고 삼성전자로 갈 것이고 부산 마린시티(부산의 부촌) 모 아파트의 펜트하우스가 자기 소유인데 불편해서 거긴 살지 않는다고 하면서 C가 혼자 살고 있는 원룸으로 와서 같이 살고 있다는 겁니다;;;
둘이 약혼했다며... 조만간 한국 생활 정리하고 미국으로 들어간다고 C가 친구들에게 자랑을 많이 했다고;; (A와 B가 어렵게 지인들을 통해 확인을 했는데 남자는 실제로 미국교포) 누가 들어도 사기꾼인데 아무리 주변에서 말리고 이야길 해도 말을 안 듣는다고, A와 B가 많이 걱정을 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남자가 자기가 또 무슨 단체의 공식통역사를 했다고 하는데, 마침 제가 아는 분이 바로 그 단체의 공식통역사였습니다 -_- (게다가 그 분은 여자 통역사분... 워낙 거기서 고정으로 오래 일하셔서 그 단체는 다른 통역사를 쓴 적도 없음)
저도 걱정스럽긴 했지만 제가 직접 B와 C를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냥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A가 저에게 급하게 전화가 왔습니다.
B가 말리고 말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C의 가족에게 말을 했단 모양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싶음 -_-) 남자가 너무 과장된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 이상하다.. 조심해야할 것 같다 하고 C의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이야기를 해줬더니 C의 어머니가 오히려 B를 나무라면서 '너는 어릴적부터 소꿉친구이고 그렇게 친한데 우리딸이 좋은 집안으로 시집을 갈 것 같으니까 배가 아프냐.. 그럼 못 쓴다 등등등' 라고 했다는 겁니다.;;;;
알고보니 그 남자가 가족들까지 만나서 자기집이 미국에서 큰 사업을 하는 굉장한 부자이고, 뉴욕에서 큰 한인마트도 하고 있고 C의 가족들에게 앞으로 돈걱정하지 말라고, 정비소도 차려주겠다며 큰 소리를 쳤다고;;;;; 여기서 웃겼던 건 추신수가 자기집에서 운영하는 한인마트 단골이라 자기 어머니랑 매우 친하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때 추신수는 신시내티에 있었는데 뉴욕 한인마트의 단골?!!)
암튼 C가 가족들에게 이걸 전해듣고, 지 남친에게 일러서 남친이 B에게 전화해서 죽여버리겠다느니, 내가 누군지 아냐느니, 나를 건드리면 미국정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는다느니 -_- 이러면서 난리를 친 모양입니다;;;
집앞으로 찾아가서 죽여버리겠다고 말을 해서 A가 그 말을 B한테 전해듣고 걱정되는 맘에 저에게 연락을 한 것이였습니다;; (저의 절친이 경찰인데 A도 알고 있어서 어찌하면 좋을지 물어보고 싶어함)
암튼 중간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B도 C에게 실망을 너무 크게 해서 (같이 만난 자리에서 자기한테 욕하고 죽여버리겠다고 하는데도 남친 편을 들더랍니다;;)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 제 경찰친구는 고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했는데 B가 그들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폭언을 들어서 트라우마가 생겨서 더이상 엮이긴 싫다고 고소까지 하진 않음.
그러다가 일년 지나서 저도 잊고 있다가 얼마전에 생각이 나서 A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느날 C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B에게 연락이 왔더랍니다. 핸드폰을 안 받으니 회사로 연락이 왔는데 그 놈(!)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 같은데 혹시 뭐 아는 거 있냐고, 그제서야 도와달라고 사정을 하더랍니다. 일년 전쯤에는 자기 딸 질투한다고 야단치던 인간들이 -_-;;;
B는 그들과 엮이고 싶지 않아서, 한번만 더 회사로 연락하거나 찾아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하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답니다.
결론은 남자는 C한테 빌붙어서 살다가 도망을 갔는지 어쨌는지 둘이 헤어지고 C는 지금 다른 지역에 가서 일용직 하면서 근근히 살고 있다고;; 저는 저런 말도 안되는 일에 속을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A의 말에 따르면 C가 평소에 '나는 특별하다'라는 의식이 강한 편이였다고 합니다. (지방국립대 나와서, 작은 회사 다니고, 외모도 평범한 C) 그런 와중에 드디어 자기 수준에 맞는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고, 더 쉽게 넘어가지 않았을까.. 한다고 하더군요.
제 친동생도 미국에서 대학 나와서 직장 다니고 있는데 제가 저 사건을 이야기했더니 미국에서 아무 능력도 없어서 변변한 일도 못하는 교포들 중에 자기가 교포라는 걸 내세워서 한국가서 만만한 여자들한테 저러고 사기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C와 그녀의 가족들은 결국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지만 (금전적으로 사기도 당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확한건 모르겠음) 최근 근황을 들으니 씁쓸하고...
예전에 제가 유학생일때는 한국 대기업에서 출장 나왔다는 놈에게 아는 한국언니가 농락당한 사례도 있었는데;; 이성 앞에서 말도 안되는 자기 과시하는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100%사기꾼이라는 진리를 다시 확인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