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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 역설과 조윤선의 판결
게시물ID : sisa_9723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orcan
추천 : 6
조회수 : 8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29 17:31:37

제논의 역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 중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역설과 화살의 역설 입니다.

간단히 소개 하자면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역설의 경우

아무리 빠르게 달리더라도 앞서 출발한 거북이는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뒤에서 아무리 빠르게 달려가더라도 그 시간 동안 거북이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므로 절대 앞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화살의 역설은

활시위를 떠난 활은 과녁까지 절대 도달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왜냐하면 화살이 과녁까지 거리의 반을 날아갔다고 치면 반의 거리가 남아있고, 남아있는 반의 반을 날아가면 나머지 반이 남아있고, 이런 식으로 화살 앞에는 항상 거리가 남아있으므로 과녁까지는 도달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당연히 말이 안되지요. 누구나 말이 안된 다는 것을 굳이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뒤에 사람이 더 빠르게 달리면 언젠가는 따라 잡히는 것이고 쏜 화살은 과녁에 꽂힙니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논리는 깨는 데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무한급수와 미분의 개념이 필요한데 이것이 한참 후에야 나왔기 때문입니다.

 

몇 일전 조윤선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관련 재판 결과를 보고 제논의 역설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제논이 했던 것 처럼 어떤 현상이나 행위를 잘게 쪼개서 하나하나씩 잘못된 것이라고 논리를 만들고 하나하나가 잘못된 것이므로 전체가 잘못 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판결문의 논리가 제논의 역설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누구나 잘못된 것을 알고 있는데 당장 반론할 수 있는 미분이나 무한같은 개념이 없다고 제논의 역설이 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세부적인 행위들이 위법적인 행위가 아니었다고 해도 전체가 위법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알수 있는 아주 상식적인 선입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카르텔 안에서는 너희는 법을 모르니까 그러는 거지 법률적으로 따지면 이렇게 되는 거야라고 주장을 하겠죠. 실제로도 법원에서 보도문을 통해서 그렇게 했고요

과연 이런 주장을 했던 제논 자신은 자신이 주장했던 논리를 사실이라고 믿고 이런 주장을 하였을까요?본인이 믿었던 아니던 자신의 논리를 아무도 반박하지 못한다는 것에 엄청난 우월감을 느끼고 자랑스러워 했을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도 이런 판결을 내리는데 과연 조명 받지 못했던 사건들은 어떤 식으로 판결을 해왔을까요?

출처 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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