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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일주일 째,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다 (긴글주의)
게시물ID : love_332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않되는안돼
추천 : 3
조회수 : 7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28 23: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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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동안 만났고, 장거리도 1년 동안 같이 노력하며 해내고 있었는데
그래, 솔직히 우린 찰떡궁합은 아니었다
너나 나나 가치관, 생각, 행동하는 방식 너무나 달랐고
그래서 서로 서운한 일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대화했고, 때로는 싸웠고 하지만 서로 이해하며 풀었다

요 근래는 너는 바빠도 너무 바쁜 대기업 개발직 1년차
나는 졸업하고 집에 있는 취준생

어느 날 니가 물었지 나보고.
넌 일할 생각이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니가 취준했을 때, 예민한거, 신경질 부리는거 다 받아주면서
나는 내가 나중에 취준생이 돼도 너한테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티 안냈었다
하물며 3주만에 한 번씩 보는건데 그러고 싶었을까 내가

그래서 나도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고. 나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그걸 너한테 티내기 싫었다고 그랬지
그러니까 넌 그랬어
넌 내가 노력하는 것 만큼 했어야지.
그래, 늘 넌 워커홀릭이었고 바빴다. 멤버십, 인턴, 한 번에 어학성적도 따냈고
너는 늘 뭔가를 하면 몰두하고 기필코 해냈지
그런 니가 봤을 때 나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취직 잘 안되는 전공이라고 말하기에는 솔직히 나는 너만큼 노력할 자신은 없었다.

그 때 정말 많이 상처받았지만 내가 더 노력하겠다고. 얼른 취업하겠다고해서 일단락되고
얼른 내가 서울 쪽에 직장을 구해서 우리 장거리가 끝나기를 바랬지

그리고 3주전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 날.
그게 마지막인줄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넌 대구로 내려오는 길에 사고가 났고, 난 놀란 널 제대로 달래주지 못 했어
니 잘못이 아닌데도, 금방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다가 쿵하고 심장이 떨어지길래.
니가 상처받을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 해서 니 심정 헤아려주지 못 했어
니가 정말 서운했었다고 말했고 나는 정말 미안하다고 그랬지 진심을 담은 사과였지만 너에겐 부족했을 것 같아
어쩌면 변명처럼 들렸을까
그리고 그렇게 3번의 데이트동안 넌 더 예민하게 굴었고, 내가 화를 냈고
예전같으면 달래주려고 했을 나도 그냥 건성으로 알겠다고 말했어
나도 지처있었나봐. 그리고 니가 니 향후 계획을 말하며 나는 5년뒤에 결혼하고 싶다 했을 때
나는 카페 천장을 쳐다봤어
당연하게 너와 결혼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은 왠지 그게 먼 미래, 나와는 관련없는 미래처럼 느껴졌어
결혼해도 늘 넌 예민할거고, 사소하게 화를 낼 거고, 내 기분을 달래주지 않겠지. 그런 생각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래, 내 마음이 예전같지 않고 니 마음도 예전같지 않아도
우리는 다시 잘 해낼거라고 믿었어. 다시 3주후에 널 볼 수 있으니까. 그 때 더 많이 말하고 사랑해줘야지 그런 생각을 했네

그리고 일주일 후 내 생일이었는데 너는 그걸 잊었는지 아무런 언급도 없었어
사실 생일 즈음 너는 정신없이 바빴었나봐. 새벽 퇴근을 밥먹듯 했고, 연락도 뜸했고 거의 매일 하던 퇴근 후 통화도 3일동안 못 했지

니가 바쁜걸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난 너무 서운했나봐, 분명 저번에 만났을 때만 해도 내 생일이 일주일 후란걸 알고 있었는데
니가 내 생일 챙겨준 것만 해도 3번인데.

그래서 말투가 딱딱해졌지. 지금 생각하면 그냥 바빠서 내 생일 까먹었구나? 장난스럽게 물어볼걸 그랬어
근데 있잖아, 그 때의 난 너무 상처를 받았어 그깟 생일 뭐라고, 너무 바빴나 보다 넘기려다가도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니 일상에 난 없나보다. 나는 생각 안 하는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누가봐도 내 말투가 달라졌는데, 너는 그 이유도 묻지 않고 같이 단답하고.
그게 너무 서운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퇴근하고 할말 있으니 전화해달라 그랬지

밤 12시가 넘어서 니 전화가 왔네. 누가 들어도 지치고 처진 목소리
갑작스럽게 일하는 부서 사정이 또 변화돼서 넌 교대근무를 할지도 모르고, 이렇게 일하다보면 날 만날 시간이 더 적어질 것 같대
그래서 계속 일해야 할지, 대구로 다시 내려와야 할지 모르겠다고.
근데 그 순간은 난 니 말을 믿을 수가 없더라
그 말 뒤에 붙은 니 변명같은 말들 때문인지, 
니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데, 날 위해 포기할리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래서 내가 물었지

혹시 너, 일하는 거에만 해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해서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냐고
그거만 해도 지금 지치냐고

잠시 침묵하다가 넌 조금 그렇다고 대답했어
그래서 난 니 마누라도 아니고 여자친구일 뿐이기 때문에 니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하라고 할 권리는 없다는 거 안다고
하지만 요즘 우리 톡으로 이야기 나누는거 한 번 봤냐고
거기에 어떤 내용이 있냐고 속이 텅 빈 형식적인 대화라고.
내가 연애하는 것 같지 않다고 그랬지

넌 아무 말 없다가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묻더라
나도 잘 모르니까 같이 찾아보자 그랬지
너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랬어. 이번 달 말까지 니 직장문제를 생각해봐야겠다고.

난 니 직장문제랑 우리 관계문제는 다르다고 생각했지.
니가 무슨 일을 하든, 얼마나 더 바빠지든, 나는 기다릴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내가 너한테 말했잖아. 니가 일하느라 여섯시간동안 답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말고 왜 그렇게 바빴는지 조금은 설명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그런데 넌 아니었나봐. 그래서 아무런 말도 않고 계속 숨소리만 냈나봐.
내가 아무리 우린 장거리니까 얼굴을 볼 수 없으니까 말을 하지 않으며 답이 없냐고 할 말은 하라고 그래도
넌 할말이 없다고 그랬어.
그래서 난 통화를 못 한지 삼일이나 지났는데 왜 할말이 없느냐고 다그쳤지.

계속해서 대화하자고 널 부추겨도 너는 계속 침묵했고
그렇게 마지막 통화는 끝이났네

그렇게 톡으로든 뭐로든 너는 계속 제대로 된 말을 해주지 않았어
나는 사실 얼른 너와 다시 일상이야기를 하고싶었어
그냥 더 신경써달라고 칭얼거리고 싶었는지도 몰라
너무 답답해서 이번 주말 내가 올라갈테니 얼굴보고 이야기하자고 하니
넌 이번주말엔 어머니가 올라오신다며 다음주에 내려간다 그랬어

그래, 내가 몰아붙였나봐, 너를.
너는 일때문에 내 생일도 못 챙겨줬다며. 이번달까지 생각해본다 그랬어

나는 계속 벌서는 기분이었고. 니 인생에서, 우선순위에서 내가 밀려진걸 받아드리기가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일때문이라고 말하지말라고, 니 우선순위에서 내가 밀렸을 뿐이라고 울부짖듯 털어놨지
넌 이십 몇통이나 되는 그 톡을 10시간 넘도록 안 읽더라
그러다가 내가 일부러 안 읽고 있냐고 물으니
그제서야 어머니때문에 못 읽었다고

뭔가가 툭 끊어지는 기분이더라
나는 너에게 그뿐이구나, 내 감정이 너에겐 그저 귀찮은 일이 됐구나
그리고 넌 잘 모르겠다고 나보고 어떡하고 싶냐고 물었어

그 말이, 있잖아. 나에겐 헤어지잔 말로 들렸어
더 이상 어떤 노력도 하고싶지 않은데, 넌 어떡하고 싶냐고
변명일뿐이지만, 자꾸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피하는 니가, 나한테 니가 헤어지자라고 말하라고 등떠미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지.
그리고 구구절절말했는데 돌아오는 니 대답은
알겠어
세 글자였네
한 번도 헤어지자는 말을 홧김으로도 한 적이 없는 우리였는데,
그래도 나는 니가 한번쯤은 잡아주지 않을까 멍청한 기대를 하고 있었나봐
아니면 진심이냐고 물어줄줄 알았나봐

근데, 그 순간은 진심이었어. 그건 확실해.
더 이상 우리 관계는 나아질 수 없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래도 알겠어
그 말이 전부인줄을 몰랐어
진짜 누가 칼로 심장을 난도질하는것 같더라

그렇게 비트윈 연결끊기를 하고 내가 마지막은 얼굴보면서 끝내자고 했는데
넌 얼굴 안 보는게 나을것 같다 그랬지
그리고 그 날 내가 다시 너 잡았잖아
장문의 카톡보내면서, 내 감정만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우리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얼굴보면서 이야기하고 풀어보자고.
헤어지자해놓고 이러는거 염치없는거 잘 알고, 니가 상처받은거 아는데, 그 상처까지 내가 감내하고
니 우선순위가 달라진거까지 내가 인정하겠다고. 나도 나대로 열심히 살테니 다시한번 해보자고.
니가 정말 나한테 정떨어진게 아니고, 정말 지쳐서 그랬다면 기회를 달라고
니가 싫다고 하면 다시는 연락 안 할거지만 난 니가 너무 보고싶다고
그런 식으로 구구절절하게 말했지.

근데 넌 상처가 커서 다시 만나긴 힘들것 같다그랬어

정말 한숨도 못 자고 뜬 눈으로 지새웠는데.
3년 반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줄은 몰랐네
목소리도 못 듣고, 얼굴도 못 보고, 이렇게 끝날줄은 몰랐어

그래서 난 딱히 할 말이 없었어. 일해결 잘되길 바라고. 잘지내라는 말밖에는

넌 그 말도 읽고 씹었지만.
다시 잘 되지는 않더라도 잘 지내라는 마지막 답장은 해줄 수 있지 않았나 싶었는데
넌 아니었나봐
내 생각보다 훨씬 상처받았거나, 아니면 훨씬 전부터 내게 마음이 없었겠지.

그게 일주일전이네.


있잖아, 나 벌써 3키로나 빠졌다? 스트레스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졌지만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인지, 아니면 밤마다 니 생각나서
억지로라도 집 앞 공원을 걸어서인지, 어쨌든 그래 확실히 잘 지내지는 않는 것 같아
그리고 아직 하반기 채용시즌은 아니지만 곧 한 군데 시험을 보러 가게 될거야
공부 열심히 해보려구.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지만 그래도 억지로라도 뭔갈 해보려구
잠은 다행히 요새 잘 자는데, 오늘은 니가 꿈에 나왔어
잔뜩 화난 얼굴로 날 기다리고 있더라, 할 말이 있다고
그래도 난 너 좋았네, 다시 볼수 있어서. 말이라도 나눌 수 있어서.
잠에서 깨고 난 현실이 악몽같아서 너무너무 힘든데
그래서 너한테 한 번더 매달리고 연락하고 싶은데.
내가 바뀌지 않으면 또 똑같을 것 같아서. 적어도 나 취업하고 안정찾으면 그 때 다시 연락하려구
그전에 니가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 차라리, 그럼 나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단념할 수 있을텐데
너무 보고싶다. 아직도 사진은 못 지우겠더라.
꼭 돌아올 것만 같고, 이것도 다 해프닝일것 같아서.
근데 되돌릴 수 없겠지. 떠밀렸다고 해도 결국 헤어지자고 한건 나니까.
난 그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게.
많이 많이 사랑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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