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게르크는 보면서 특이한 전개로 절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전 밀덕이기도 해서 더 분위기를 탔구요. 또한 다큐멘터리같이 일일히 설명하며 전개하는 것이 아닌, 영화치고는 매우 적은 분량의 대사와 배경음악, 배우들의 연기, 주변 상황, 연출을 잘 이용하여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했죠.
-우선 영화의 배경부터 짚겠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40년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실행된 '다이나모 작전'입니다. 보통 됭게르크 철수작전이라고들 하죠.(불어를 한글로 직역하면 됭게르크, 영어 변환 후 직역하면 덩게르크 또는 덩케르크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1940년 5월 10일의 프랑스 공방전 이후 프랑스가 무너져 무려 40만에 달하는 영국 원정군과 프랑스군이 독일군에 의해 됭게르크에 포위된 것이죠.
자세히 살펴보면, 1940년 5월 10일의 프랑스 공방전(윈스턴 처칠이 영국의 총리가 된 날이기도 합니다) 이후, 1940년 5월 14일, 에리히 폰 만슈타인의 '낫질 작전'으로 인해 연합군은 큰 타격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연합군은 반격하려 5월 21일 아라스 전투를 치르지만 패배하게 됩니다.
위의 '낫질 작전'으로 인해 연합군은 프랑스 북부에 포위되었고, 독일군은 남은 항구를 전부 점령하여 모두 포위-섬멸을 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게르트 폰 룬트슈테드와 발터 폰 클루게가 항구로의 진격을 멈추도록 합의하였고, 이후 5월 24일에 히틀러는 OKW(독일 국방군 퇴고 사령부)에서 정지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하여 독일군은 약 3일간 진군을 멈추게 되었고, 연합군은 탈출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됭게르크는 40여만명의 연합군으로 가득했죠.
극중에 척탄병 전용 줄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체격 조건이 좋은 장병들이 주로 유탄수를 맡았기 때문에, 정예병과 다름없어 줄이 따로 배정되어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유탄 및 수류탄을 던질 수 있는 현대에도 영국군은 척탄병이라는 정예병을 두고 있죠.
이때 영국은 474대의 전투기를,독일군은 132대의 전투기를 잃습니다. 하지만 주로 해협에서의 전투여서 해안에서는 거의 공중전이 없었고, 안개가 짙었기 때문에, 극중 영국군 병사가 공군은 어디있냐는 말에 당시 JU87 슈투카 등에 의한 보병들이 겪던 고초를 생각해볼 수 있죠.
그리고 원래 다이나모 작전은 영국 원정군 4만 5천명을 2일 안에 철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일동안 총 2만 5천명밖에 구출하지 못하여 5월 27일 해군의 구축함 10척이 해안에 들어와 수천 명을 구출한 후, 지속적으로 철수작전을 진행하여 5월 29일에는 약 4만 7천명의 영국군 장병들이 구출되었습니다. 그 다음날은 프랑스군 약 5만 4천, 5월 31일 약 6만 8천명과 영국 원정군 지휘관, 6월 1일에 약 6만 4천, 6월 2일에 약 6만, 그 다음날에 약 2만 6천명이 구출되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군 2개 사단은 철수를 위해 남겨졌죠. 그들은 독일군의 진군을 늦추고 끝내 포로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총 338,226명(영국군 192,226명과 프랑스군 139,000명)을 성공적으로 구출하게 되죠.
극중과 달리 프랑스군의 구출 인원도 대단히 많습니다만, 이는 프랑스의 다를랑 장군과 윈스턴 처칠이 벌인 5월 31일의 회담으로 평등한 철수를 합의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또한 극중에서나 역사에서나, 작은 민간 선박들이 몰려와 장병들을 구출하는 장면이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80%이상의 병력이 항구의 방파제에서 해군의 대형 선박으로 철수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민간인들을 저평가해서는 안되겠죠. 그들은 포위되어 있던, 절망감에 빠진 장병들을 위해 솔선수범하였고(물론 선박을 징발하였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비록 철수시킨 수는 적을지라도, 장병들에게는 영웅이죠.
하지만 손실도 컸습니다. 후위에 남겨진 수십만의 프랑스군과 몇개 사단을 무장시킬 수 있을 만큼의 무기와 각종 물자, 차량을 모두 잃었으며, 남아있던 프랑스의 선박들도 독일군의 사용을 막기 위해 대부분 파괴했기 때문이죠.
-연출은 어떨까요-
됭게르크의 연출은 굉장히 독특했습니다.
대사가 적었지만, 긴박함을 더해주는 초침 소리와 인물들의 행동, 묘하게 인물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연기, 수많은 장병들의 행동거지와 말들이 절 몰입하게 만들었고, 특히 파일럿들의 시점에서 그것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연출에 관해서는 길게 쓸 말은 없군요. 그저 굉장히 인상깊었다는 말 밖에는 말이죠.
-영화를 즐길 때의 포인트-
밀덕이 아니라면 별로 감흥이 없으실 수도 있습니다만, 극중에서는 서술자의 역할을 주로 민간 선박의 할아버지가 맡습니다.
자막엔 '전투기'나 '폭격기'라고 쓰여 있지만, 할아버지의 실제 대사는 '하인켈'이나 '메서슈미트'라고 구분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하인켈'은 주로 폭격기를 제조했는데, 극중 폭격기를 지칭하였고, '메서슈미트'는 주로 전투기를 제조했는데, 극중 전투기를 지칭하였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자막의 질이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단점이라고 해야할까요-
일단, 극중 함선들이 대공포를 조준하는 건 보여주지만(그것도 일부) 공중에서 날아오는 전투기와 폭격기를 요격하는 장면(또한 연출)이 없는 점, 지상에도 방공 진지가 분명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공 사격이 보병들의 소총으로만 이루어진 점, 폭격기가 함선에 너무 정직(게다가 저고도로)하게 날아오는 점, 당시 영국 공군의 손실량이 진짜인지 의심하게 될 정도로 적은 전투기 편대, 슈투카를 급강하 폭격기가 아닌 그냥 폭격기로 번역한 것 등, 아쉽다면 아쉬웠던 점입니다.
하지만 딱히 이것들 외에는 짚어볼 만한 점이 없다는 게 저로서는 대단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마치지요! 영화 즐겁게 보시고, 또 보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