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죠. 맨날 덥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남자들 유두 보이는게 창피한거라고 하네요. 몰랐을때는 괜찮았는데 알게 되니까 저도 인식하게 되어서 창피하게 느껴져요. 지금까지 모르고 산 동안 계속 제가 사람들에게 "HOW DO YOU DO!!!!!!! HOW DO YOU DO!!!!!"하고 다닌 것 같아서 미안하고...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있게 되고... 팔짱 끼고 있으면 뭔가 사회에 불만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저는 유두가 좀 큰 편이기는 하지만 엄청 큰건 아니고 다른 사람들보다 한 20~30퍼센트 더 큰 정도? 입니다. 그 정도라도 일반 티셔츠 입으면 안 보이는데, 회사를 다니니까 정장셔츠를 입거든요. 그땐 보이죠. 하얀 셔츠에 검은 두 점이... 동동... 울릉도와 독도처럼...
런닝을 입어라, 반창고를 붙여라, 니플커버를 붙여라, 그래도 안 되면 수술하라고 하더라구요.
1. 런닝
더워요. 원래 런닝이 땀을 흡수해서 시원하게 해 준다고 하는데, 저는 실증적으로 그 반대의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싫어하는 유니클로에서 꾹 참고 한번 에어리즘을 샀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더워요... 가끔 런닝 입고 있으면 헐크처럼 찢어버리는 상상을 합니다....
2. 반창고, 니플커버, 밴드
해봤는데, 효과는 우선 좋네요. 그런데 처음에는 그냥 좀 간질간질하다가, 나중에는 그 안에 땀이 생성되면서 수분이 고여서 엄청 가려워요. 긁다가 잘못 스치면 아픈 곳이라 박박 긁지도 못하겠고 해서 뗀 후에 부채로 거기를 부치는데, 순간 전지적 제3자 관점으로 제 모습이 상상되면서, 외계인이 나를 보면 내가 뭘 하는거라고 생각할까... 혹시 유두가 나를 조종하는 주인이고 내가 주인님 시원하시라고 부쳐 드리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지만 최악은 저녁에 뗄 때 아파요. 니플커버는 중간 부분에는 접착제가 없어서 안 아프게 되어 있는데도 아프더라구요. 퇴근하고 시원하게 떼면서 "호!" 하다가" 유두 부분에 가서는 "아!" 이러니까 "호아 호아" 이러면서 뗍니다. 원래 아내가 제 방에 노크 안하고 그냥 들어오거든요? 그런데 한번은 이런 소리를 내면서 떼고 있는데 방 밖에서 노크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나... 들어가도... 돼?" 이러더라구요. 무슨 상상을 한거냐 너...
3. 수술
수술을 알아보니 100만원 정도 하더군요. 아프다고도 하고, 휴가 내야 하고...
그 수술 찾아보는 동안 내가 이 돈을 쓰고 이 수고를 해야 하나 했어요. 내가 이러려고 대유두했나? 하는 자괴감 들고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남에게 내 크고 아름다운 그것들을 보여 주고 싶지 않기도 해서, 여러 모로 멘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