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가 조선인도 잘못이 있다는 양비론적 뉘앙스를 보이고 있다는 후기들이 보이는데요.. 제가 보기인 오히려 한국인을 까내리는 정신적인 말살정책에 감화된 사람들를 보여주면서 그 어리석음을 한껏 풍자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일본인과 대화를 시도해보자고 했지만, 묶여서 불타고 있음에도 일본인에게 외면받은 사람들, 그리고 일본 쪽에 붙거나 옹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처참하게 죽었지 않나요.
조선인의 잘못이 있다! 를 느끼기엔 그렇게 만든 일본인들의 잔인함을 너무 잘 보여줬기 때문에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어요. 마지막에 찢어지는 일장기와 소장의 끔찍한 죽음, 한국인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서 탈출하는 것에서는 힘들지만 한국인들의 자주적인 모습까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영화가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한번에 넣어서 좀 짬뽕이 되었고 신파에 탈출영화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목숨을 건사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황정민이랑 딸, 심한 일을 많이 당해 삶에 미련 하나 없는 이정현 등 일제치하에서 우리같은 서민들은 독립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족, 자신의 목숨 하나 챙기기도 저렇게 힘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아프기도 했구요..
저도 누구에게 추천해줄 것 같진 않지만, 감독의 사상을 검증해야 할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