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와이프랑 10살 차이나는 "나이차이 많이 나는" 커플입니다.
가끔 와이프랑 반쯤 농담으로, 반은 진지하게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 60살되면 당신은 70살이네. 완전 할아버지겠네."
"당신 먼저 죽으면 어떻하지?"
"한 스무살쯤 어린 놈 만나면 되지 뭐."
이런 이야기요.. 우리끼리니까 하는 겁니다.
웃으면 이야기하지만 속많이 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먼저 보내는 이와 사랑하는 사람두고 먼저 가는 이.. 누가 더 가슴아플거라 생각하십니까? 똑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으면 어떤 줄 아십니까?
"너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 데려다가 몹쓸 짓하고 있는 거야." 라고 들립니다.
자신이 한없이 나쁜 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거 다 알고 함께 해주는 와이프를 무시하는 것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이런게 "급"을 운운하면서 사람을 무시하거나 오지랖넓게 쓸데없는 소리하는 사람과 무슨 차이입니까?
나이 차이 많이 나면 힘든 일 많습니다.
저도 처가가면 난감한 일 투성이입니다. (와이프 외삼촌과 제가 5살 차이입니다.)
이야기하다 가끔 동시대 사람같은 느낌에 한참 신나서 떠들다가 머쓱해지는 일도 많고요.
그런 반면 와이프하고는 정말 세대차 ㅠㅠ 이가 나기도 하고, 어떤 분 말씀처럼 와이프가 와이프 나이를 살지 못하고 제 또래처럼 사는 모습을 보면서 속상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우리 문제입니다. 알고 사귀었고 알고 버텨내고 있습니다.
이 논쟁의 시작이 "자기가 뭔데 내 나이나 환경을 평가하고, 니 급에는 이런 남자밖에 없어. 라며 나이 많은 사람을 소개시켜준다는 거" 였죠? 그건 그냥 그 사람이 잘못된 겁니다. 하지만 꼭 그 사람만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경우를 정말 많이 보니까요. 남자도 마흔 넘으면, 니 나이에.. 니 주제에 이혼녀라도 있으면 감지덕지하고 선봐. 라는 얘기 곧잘 듣습니다. 남녀의 문제가 아니란 거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그런 몰지각한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 되지는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