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차맛을 늦게 알았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 가면 집에서 한마리씩 키우는 소는 풀을 베어와서 가마솥에 끓여 먹였었거든요.
녹차향이 딱 그 냄새예요. 홍차는 거기에 마른짚을 넣으면 나는 향이 났구요.^ ^
그래서... 시골출신 부모님은 녹차나 홍차나 질색을 하시더라구요.
아무리 몸에 좋아도 못마시겠다면서...ㅋㅋ
사회생활을 하면서 녹차나 홍차는 티백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어찌나 쓰고 떫던지.. 특히 홍차는 아빠가 진드기 죽인다고 병에 모아두었던 담배재물을 모르고 마셨을 때가 생각 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진한 립톤티백을 다 마실 때까지 담궈서 마시니 안쓰겠어요.ㅋㅋ
녹차는 그냥 몸에 좋은 맛없는 물... 정도로만 알고 있다가,
언젠가 보성녹차밭에 여행갔다가 '우전'을 시음하고나서는 그 맛에 눈을 떴어요.
정말 온몸 세포 하나하나를 깨우는 고급스런 쓴고 개운한 맛이랄까..
차를 꼭 마셔야 할 필요는 없지만,
차맛을 알게되면, 생활이 풍요로워지는것 같습니다.
좋은 차를 마실 땐, 혼자만 마시지 마시고.. 애기들도 조금씩 먹여보세요.
우리 꼬맹이는 홍차나 녹차는 카페인 때문에 안먹여보고... 허브티는 함께 마셔요.
어른용 티컵에 주면.. 어른취급해주는 것 같아서인지 되게 좋아합니다.
티타임... 티푸드...
왠지 부르조아같고... 돈 많이 들것 같고.. 있어보이고.. 그럴것 같지만..ㅋㅋ
제게 티타임이란... 이런 것.
허기와 카페인을 한껏 끌어올리는 시간.
오후 4~5시쯤.. 졸리고, 속이 허전할 때 밀크티를 마십니다.
홍차도 가향한 것 별로고.. 그냥 클래식을 좋아하구요.
티푸드 할만한 달달게 있을 때만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평소엔 밀크티를 마십니다.
그때그때 우유 사러 나가기도 귀찮아서.. 작업실엔 늘 멸균우유를 구비하고 있답니다.
농부들이... 힘든 농사를 짓다가 배도 채우고, 고달픔도 잊으려고 막걸리를 마시잖아요..^ ^
저는 우유와 꿀이 들어간 '로얄밀크티'를 사발로..(최소한 500ml) 마셔요.
배도 부르고, 카페인이 아주 그냥 막 충전이 되거든요...
예전에 어떤분이 '로얄밀크티'는 어떻게 끓이냐고 물으셔서..
굳이 사진을 찍어서 올려봅니다..
^ ^
물 100ml 정도를 밀크팬에 붓고, 홍차잎을 아빠숟가락으로 푹 퍼서 넣어요.
(늘 끓이는데.. 물용량 재고.. 그러지 않지만, 알려드리기 위해..ㅋㅋ)
팔팔 끓이다가... 5분 정도 둡니다.
사약삘로 시꺼멓게 우러나면...
우유 400ml 정도 부어주세요.
(먼저 찻잎을 우려주는 이유는, 우유단백질 때문에 홍차가 우러나지 않거든요..)
이 정도 온도로 끓여(?)줍니다.
차를 끓일 땐.. 이게 너무 좋아요..ㅋㅋ
우유는 팔팔 끓이면 맛이 없어요.
이 정도 온도만으로 끓여줘도 따끈하니 맛있답니다.
유막도 거의 안생기구요.
취향껏 꿀을 넣습니다.
밀크티는 다이어트고 나발이고, 고소하고 달달하게 마시는거예요.
저지방우유 말고.. 젤 싸구리 우유에 젤 싸구리 홍차 씁니다.
하지만.. 설탕은 좀 그래서..ㅋㅋ
꿀로 간을 맞춰줍니다. 벌에게 설탕물 먹여 만든 꿀은 사양꿀이라 되게 저렴한데,
그래도 꿀이니 그냥 설탕보다는 낫겠지.. 하고 사양꿀을 넣어요..^ ^
그리고,
걸러주어요.
스트레이너라고 하죠.
오늘은 좀 색이 옅은 로얄밀크티가 되었군요.
밀크티 : 홍차에 뜨거운 우유를 부어 완성.
로얄밀크티 : 홍차와 우유를 함께 끓여 완성.
그냥 밀크티보다는 로얄밀크티가 더 고소하고 맛이 풍부합니다.
전 홍차를 스트레이트로 마실 땐,
첫잔은 옅게 시간을 짧게 해서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두번째 잔은 찻잎의 영혼까지 다 우려내어 연유를 타서 달달하게 마십니다.
오늘은 늦게 작업실에 나왔는데요.
밀크티로 몸과 속을 녹이고 있노라니...
요녀석들이....
좋아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