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고, 중견기업이고 연봉도 괜찮은 좋은 기업에 취직했습니다.
하는 일도 제 전공과 관련된 일이고 모든게 완벽했어요. 부모님들도 기뻐하셨구요.
회사 측에서는 면접 때 8월 달부터 정식 입사이지만 품의 결재 문제 때문에 7월 한달동안 계약직으로 일한 후에
8월 달에 정규직으로 100% 전환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첫 날 출근해보니 100% 전환이 아니라 한 달 동안 업무 수행 능력을 본 후에 정규직 채용을 결정하겠다고 말을 바꾸더군요.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차라리 이렇게 되서 더 나은 거 같기도 해요. 정규직일때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바로 그만둘 수도 있으니까.
진짜 문제는 제 상사의 퇴근 후 밤놀이가 도를 넘는다는 겁니다.
제 상사는 50대 정도 남자이고, 타지에서 왔기 때문에 가족들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제 나이뻘 자식도 두 명 있다는군요.
여튼 제 상사는 제가 사는 같은 회사 기숙사의 다른 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는 곳이 가깝기 때문에 퇴근 후 자주 밥을 먹자고 합니다. 하지만 항상 밥을 먹으면 밥보다 술을 더 많이 먹어요.
전 술 잘 못마시거든요. 그래도 상사에 맞춰서 꾸역꾸역 마십니다. 7월초부터 일을 시작해서 지금 3주 차인데 이런 식의 회식 수만 9번이 넘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거하게 취하면 2차 혹은 3차로 항상 노래방을 가요.
그냥 노래방이 아니라 도우미를 불러서 노는 노래방입니다. 저는 진짜 살면서 도우미 부르는 노래방을 여기 취직해서 처음으로 갔습니다.
아내도 있고 딸도 있는 사람이 거기서 20대 아가씨 불러서 껴안고 뽀뽀하는거 보니 구역질이 나더군요.
자기 말로는 모든 사회생활은 이렇다는데 정말인가요?
정말정말 가기 싫어서 온갖 핑계를 대고 도우미 부르는 노래방에 가면 여친이 싫어한다고 말을 해도 (여친 없습니다..)
"그렇다면 니 여자친구가 진정으로 널 사랑하지 않는거야" 라는 개소리를 시전해서 따라오게 만들고
돈이 없다고 하면 이번은 자기가 내주겠다면서 강압적으로 끌고 갑니다...심지어 월급이 나오면 다음부터 더치페이를 하자는군요.
존나 가기 싫은데. 거기 가면 그냥 멀뚱멀뚱 앉아 있기만 합니다.
상사 본인이 중국에 1년동안 출장 가 있을 때는 중국인 노래방 도우미를 여자친구로 두고 같이 집에서 살았다고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하더군요.
마음에 드는 도우미가 있으면 하루 일당비를 지불하고 원나잇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가족과 아내를 배신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연애는 하지 않고 원나잇만 한다."고 하는데 그럼 중국에서 같이 1년동안 같이 산 중국인 여친 이야기는
도대체 무엇이며, 원나잇하는게 아내를 배신하는게 아니라는 소리를 대체 어떤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말을까요......돌아버리겠어요.
이런 사람이 제 상사라니 제가 여기 계속 다녀야하는 건가요?
앞으로 회사를 다니면 자기와 같이 항상 술자리도 같이해야하고 이런 곳도 같이 다녀야한다는데 내일 당장이라도 박차고 나가고 싶습니다.
그래도 회사 입장을 생각해서 한달 계약 기간까지만 다 채우고 입사포기 통보하려고 하는데 다음주에도 이런 구역질 나는 회식을 하려고 하니
그냥 내일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어요....
연봉이나 출 퇴근 시간, 복지 등은 다 좋은데 이런 것들 다 포기하고 그만둘만한 상황인거 맞죠?
제가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도망자라고 손가락질 하지 않겠죠?
다른 회사 놓치고 여기 들어온게 너무나도 후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