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새삼 느끼지만, 아내와 나는 음식 취향이 참 다르다..
어지간한건 취향이 맞았는데, 음식 취향에 있어서는... (...)
대표적으로, 아내는 회를 좋아하는데 나는 회를 안먹는다거나 하는 것들..
그러다가 최근에 김치찌개의 다른 취향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내는 김치찌개에 고기를 잘 넣지 않는다.
참치와 양파를 넣고, 살짝 국처럼 끓인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나는 돼지고기를 넣고 양파는 들어가지 않은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결혼하고 한동안은 아내의 취향에 맞추어서 김치찌개를 끓였었고..
나는 요리를 할 줄 모르므로 아무말 안하고 맛있게 먹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넌지시 돼지고기넣고 양파 뺀 김치찌개를 먹고싶다고 아내한테 졸랐다.
그랬더니 아내는 자기취향 아닌데~ 라면서도 고기를 사다가 김치찌개를 끓여주었다.
난 그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행복해했는데, 갑자기 뭔가 이상한걸 느꼈다.
김치찌개에 들어간 고기에 비계가 없는 것이었다!
나는 충격을 받아서 아내에게 비계는 어디있냐고 물었고, 아내는 비계는 전부 가위로 잘라서 버렸다는 말을 하였다.
그 말을 듣고 싱크대에 가보니, 아내가 잘라놓은 돼지고기 비계뭉텅이가 그릇에 담겨있었다.
비계가 맛있는거라고 아내한테 말했지만, 아내는 비계있잖아~ 라고 말하면서 돼지고기 위의 1센티도 안남은 비계를 가르켰다.
물론 좋아하는 형식의 김치찌개라 맛나게 먹긴 했지만, 나는 충격을 받아서 그 뒤로 김치찌개 해달라는 말을 잘 못하게 되었다.
몇일전에는 복날이라 백숙을 하는데..
닭 손질을 열심히 하고있는데, (아내가 비위가 약해서, 닭 손질은 내 몫)
아내가 닭 껍질을 벗겨야 된다는 말을 하였다.
나는 충격을 받아서, 그게 맛있는 부분이라고.. 안먹으면 내가 먹을거라고 갖은 설득을 하여서 결국 닭껍질을 지켜낼 수 있었다.
백숙을 끓이면서. 떠댕기는 기름을 아내가 걷어내더니..
이게 다 껍질때문이라고 나한테 한참 구박을 했다.
나는 슬펐지만 그래도 닭껍질을 지켜냈다는데에 작은 만족감을 느꼈다.
어.. 근데 여러분도 혹시 돼지김치찌개 끓일때 비계는 전부 자르고 끓이시는건가요.. ㅠ
닭백숙 끓일때는 껍질까지 모조리 벗겨서 끓이고??
이게 일반적인건지 아닌지 문득 궁금해져서 이런 글을 써보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