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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죽고싶어요
게시물ID : wedlock_93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쥬머니
추천 : 20
조회수 : 2951회
댓글수 : 98개
등록시간 : 2017/07/19 14: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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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지 대략 2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네요.

한국에서 시댁만 가면 설거지 20-30명 해치우고
저 혼자 외벌이로 회사다니면서 야근까지 더해 빡세게 일하는데
매주 시댁에 불려가서 밤 11시까지 있다 와야하고...
이제 미국 오면 그런 자잘한 것들이 끝날줄 알았어요.

미국 와서는 전화 자주 드렸어요.
시아버님이 안 계시고 어머님 혼자시니까...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시어머님도 종종 제가 아들 ㅡ현 남편ㅡ 뺏어갔다고 농담으로 하셨으니까요.

하여간 요번에 놀러오셨는데...
제가 돌쟁이 아가 하나에 둘째를 임신중이에요.
집에서 하는 파트타임 번역일 하나 들고... 열심히 마이너스 메꾸면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 월급이 200인데 집세가 160에 차 할부가 30... 
일을 안 할수가 없어요. 게다가 여기 동네가 집값이 이게 제일 싼거니까... 4년째 동결이라더군요 =_= 다른 선택권도 없어요.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살다가
이번에 어머님 오셔서 저도 좀 놀러다니고 싶단 생각에 신났었네요.


저도 참... 사랑하는 남편 어머님이고...
너무 잘해드리고 싶은데 자꾸... 너무 서운해요.


1. 제가 전화드릴때마다 남편보고 담배 끊게 하라고 그렇게 타박하시던 어머니
남편 선물이라고 담배 두보루? 두통? 사오셨어요 ㅎ...
저한테는 너가 담배 못 끊게하면 도리가 아니다. 안되는 거다 막 그러셨음서...


2. 본인은 명품 싫어한다 가서 뭐하냐 하시던 어머니
명품백 파는 쇼핑몰이 야외 쇼핑몰이었는데요
저랑 애기는 땡볕에... 애기가 넘 울어서 밖에서 서서 기다렸어요.
아기는 안아달랬다 유모차에 내려놓으랬다... 저는 그저 헉헉 더워더워 금방 나오실거야...
하고 기다렸는데... 한시간 정도 그러니까 기절할것 같더라구요
어머님하고 남편은 시원하게 잘 쇼핑한 듯 70정도를 긁었습니다 ㅎ
동서네 거랑 이모들거는 다 샀는데 니건 못 샀다 어떡하니 이러시는데...
어머님 저는 그딴 가방 주셔도 기저귀 가방으로밖에 못 써요... 
그냥 기다리느라 수고했다 오래 기다렸지 미안하다 이 말씀이면 충분했을것 같아요.
아님 남편이 차 키 주면 차에가서 에어컨 빵빵 틀고 좋았을텐데... 이 날 더웠는지 아가 아토피가 엄청 올라왔었어요 ㅠ


3. 자긴 침착한 성격이라 절대 소리 안 지르신다는 어머니
이건 결혼 전에 말씀 들었던 건데... 엄청 흥분 잘하세요 ㅎㅎ
저랑 애기랑 데리고 어머니 원래 한국에서 알던 분을
미국에서 만났는데... 뭔가 틀어졌는지 막 싸우시더라구요

저랑 남편은 원래 싸울때도 조곤조곤 싸우는 편인지라...
아가가 놀라서 으앙 울고... 그 집도 너무 더워서 자꾸 긁어서 친구집에 간다 거짓말하고 근처 남편 회사 까페로 갔어요

나중에 저한테 애가 왤케 우냐고 왜 우냐고 막 타박하시는데
어머니가 소리질러서요... 라고 하고 싶었어요...


4. 임신해서 너는 어떡하냐는 어머니
둘째 축하한다 이런 말씀은 일체 없으셨지만 서운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머니랑 시내 돌아다니거나 차를 타고 돌아다닐때
제가 아기랑 같이 3-4시간마다 배가 고파져요.

남편이랑 어머니는 안 그러시니까... 전혀 생각하지 않아주세요.
제가 "우리 점심 어디서 먹을거야?" 이러면
어머니는 "배도 안 고픈데 뭐하러 먹니? 너(남편)는 배고파?"
남편 "아니 나는 아직 생각 없는데"
어머니 "그래 그럼 나중에 배고플때 먹자"

이게 좀 서운하더라고요... 먹을거... 저 그래서 아가 시리얼 제가 반통 정도 쳐묵쳐묵 하고 입 닫고 있었네용... 미안 아기야 시리얼 뺏어먹어서...


5. 자기는 배부르다는 어머니
제 친척중에 좀 가까이 지내는 분들하고 어머니랑 식사를 했어요
무한리필 고기집인데 애기 챙기다보니 저는 하나도 못 먹었어요
애기 챙기다보면 다들 그렇지 않나요;;;
그래서 일하시는 분이 "뭐 더 필요하신거 없으세요?" 하시길래
제가 "저 삼겹살하고 차돌 갖다주세요" 했는데
옆에 앉아있던 시어머니 "아니 누가 그렇게 많이 먹는다고 그래, 다들 다 먹었는데, 그렇게 필요 없어요" 이래서 종업원 분이 어리둥절해서 저를 바라보고...

저 너무 서운해서 울뻔했어요... 전 이제 먹는건데...
마주앉아있던 친척분이 "얘 아가 챙기느라 이제 먹는거예요" 이러는데 으으...


6. 너네는 애 쉽게 키운다는 어머니
첫째 아가가 굉장히 순하긴 합니다. 
밥도 왕창 잘먹고... 저 먹는 만큼은 먹어요. 잘 때 빼고는 잘 안 울어요.
그래도 애 키울때 배앓이 엄청 했었고... 모유수유 일년 채우느라 저도 너무 고생했거든요. 남들 하는 만큼은 그래도 힘들었어요. 남편이 애를 안 보니까 독박육아까진 아니어도 진짜 빡세게 했는데...

수면교육도 했고 밥 먹는 것도 애 굶겨가며 버릇 들여놓은건데 그저 쉽게 키운다고 하시니까. 
"동서네도 애 쉽게 키운다 했는데 니네는 더 쉽게 키운다" 애 보면서 "니네 엄마는 편하겠다" 이러시는데. ... 이게 칭찬인줄 알면서도 말투가 비꼬시는거 같아서 좀 그랬어요.
"얘도 엄청 울어요 어머니" 이랬는데 듣지도 않으시고 답도 없으셔서 허허...

항상 꺄르르 웃는 동영상이나 잘 노는 영상만 보내서 그런가... 신생아때부터 주욱 울어제끼는 영상만 찍어둘걸 그랬어요.


나도 우리 엄마 있는데 ㅠㅠ
우리 엄마는 우리 마이너스 메꾸라구 매달 본인 용돈 아껴가며 보내주시는데...
맨날 아기 옷 예쁜거, 양말 면이 참 좋아서 보낸다... 정말 잘 챙겨주시는데요

시어머니는... 명품 가방 남편한테 사달라고 넌지시 말하시지, 자기 수틀리면 뱅기표 바꿔라 당장 집에 가겠다 하시지... 

손주 이쁜거는 모르시는지 애는 잘 안 보시네요. 귀여운데...
평소에 저랑 있을 때는 저희가 내드린 안방에만 계시다가 남편 오면 그제야 내려오셔서 거실 소파에 누워서 주무시는데... 그냥 제가 너무 피곤하네요. 왜 이러시는 거죠.

남편이 담배피우러 나갈때 쓰레기 버려준대서
제가 "ㅇㅇ 알써 쓰레기 많으니까 같이 나가자" 했는데
이때 엄마땜에 넘 힘들고 남편 손이나 한번 잡아보려고 했는데요

우리 시어머니 ㅋㅋ 이미 신발 다 신고 활짝 웃고 계시네요.
걍 둘이 보내드렸어요... 
이럴거면 왜 장가 보내셨죠. 그렇게 이쁜 아들 데리고 사시지...


남편은 "우리 엄마가 왜?" "왜 너 기분이 나빠?"
"딱히 나쁜건 잘 모르겠는데." "그건 엄마 진심이 아니야."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 아니야" "어른 공경해야지." 이러는데... 저도 알아요.
우리 어머니 착하신거 아는데... 서운해서요...


아... 제가 진짜 나쁜 며느리인거겠죠... ㅠㅠ 자괴감에 죽고싶네요 그냥 다 포기하고 생각도 안하고 싶고...
편해지고 싶네요.
어딜 가서 이 마음을 풀면 좋을까요
엉엉 울고 싶고... 차보면 뛰어들고 싶고 그래요... ㅠㅠ
마음속에서 자살한다는 거 알 것 같아요. 
상상으로 몇백번을 죽어야 진짜 죽을 수 있을까요...

나도 우리집 귀한 딸인데... 
엄마한테 말하기는 엄마가 속상할 것 같아서... 
그냥 너무 속상해요.
출처 문드러지고 있는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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