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얘기까지 오고가던 여자친구가 바람피는걸 4주년기념 일본여행에서 알았다는 작성자입니다.
제정신이 아니였고 무슨 정신으로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는데
베오베까지 갔더라구요...
난생처음 오유를 시작하고 방문횟수가 1000회가 가까이 될동안 첫 베오베가 이런 글이라니...기분이 묘하네요.
일단 추천을 주신, 혹은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정말 진심어린 위로에 눈물도 났고, 동생 형 가족같이 따끔한 일침에 정신을 차리자고 마음도 다잡았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목요일 한국에와서 어제 일요일까지 혼자서도 참 많은 생각을 하고 평소 친하던 친구나 지인들에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털어놓을때는 그나마 속이 후련하더니 또 어느새 혼자있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정신이 미쳐 날뛰는거 같더군요.
일본 여행을 다녀와서 4일동안 무려 3키로나 빠졌네요..ㅎㅎ 강제 다이어트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게 정말 마지막 후기일지 언젠가 또 제 선택을 후회하거나 그때의 선택이 옳았다고 또 한번의 글을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더이상 미래는 생각하고 싶지않네요.
정리가 안되는 생각을 억지로 정리하고 여러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을 보면서 그녀에게 물어보고싶은 말도 듣고싶은 말도 많았습니다.
그러고 주말에 그녀와 집근처 벤치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최대한 기억이 나는대로 써보자면..
일단 그녀에게 정말 이제와서 더이상 우리는 숨길 것도 숨길 필요도없으니 의연하고 담담하게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어차피 뭐 이지경까지 와서 뭘 더 충격 받겠나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어차피 제 두눈으로 확인 할 길도 없으니
그냥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안그러면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해질거 같았거든요.
주저리 주저리 순서가 뒤죽박죽일수도 있지만 지금 제 머리도 뒤죽박죽이니 생각나는대로 막 쓰도록하겠습니다.
일단 그 남자(여자친구와 동기지만 나이는 두살 더 많습니다.)와 여자친구중에 먼저 다가간건 남자 쪽이였다고 합니다.
어느순간부터 일상적인 카톡이 오기시작했고 먼저 카톡이 오는 일이 잦아졌다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예전부터 알고지낸 동기오빠였으니 카톡을 주고받다가 그 남자쪽에서 먼저 다가왔다고 하더군요.
그 남자동기는 원래부터 여자를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헤어지던 사람이라 여자친구는 이사람이 나한테 마음이 있겠어?
그냥 편한 연구실 동생이니까 이러는거겠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스킨쉽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사실 저번에 처음 알았을때도 어디까지 스킨쉽을 했냐고 물어본건 저였습니다.
정말 흔히 말하는 몸을 섞는 관계는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데이트를 한것도 거의 대부분이 대학 캠퍼스내에 있는 벤치나 배드민턴장에서
같이 운동을 한게 전부고 바깥에서 만난건 딱 한번 성신여대 근처에서 영화를 본 적이 있다고 하네요.(여자친구가 다니는 k대학이 성신여대랑 가깝습니다.)
사실을 이제와서 확인 할 길도 없으니 믿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더 의심하고 해봐야 저만 비참해 질거 같더군요.
나에게서 그 남자에게로 갈아탈 생각으로 그사람을 만난거냐고 물어보니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정말 그 남자와는 단지 호기심, 새로운사람에대한 흔들림이 전부였을 뿐, 제가 싫어졌다거나
그사람과 잘해볼 생각이였다거나 그사람이 저 대신 본인의 마음속에 들어온 건 절대로 아니라고 그러더군요.
그 연구실 동기오빠와 지금은 눈도 안마주치고 인사도 하지않으며 연구실 내에서 거의 없는 사람 취급을 하고 모르는사람으로 지내고있다고합니다.
일본에서 만약 저에게 그 사실을 들키지 않았으면 언제까지 그런 관계를 지속 했을꺼냐는 저의 질문에 그녀는
일본여행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둘만 있는 공간에서 본인의 마음을 확인해보고싶었다고 했습니다.
그 여행에서 저에게 걸리지 않았더라도 저도 그남자도 마음에 없으면 둘다 모두에게 그만하자고 할 생각이였답니다.
일본여행을 억지로 가거나 이별여행으로 생각하거나 들켜도 뭐 별 상관없겠지 라는 생각은 아니였다고 하네요.(여행비용도 반반냈습니다.)
그리고 댓글중에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던 미션?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어떤 미션이였냐고 했더니
그 남자는 여친이 해외여행을 갔으니 음식이나 풍경 같은것들을 찍어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여자친구도 그러겠다고 했답니다.
저에대한 감정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은 당연하다고 했고, 본인(여친)을 세상에서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을 배신했고 앞으로 너(글쓴이)가 나때문에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봐 그것이 가장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바람에 대한 얘기는 이정도였습니다. 더 있는거 같지만 굳이 중요하지않고 생각도 나지 않네요.
그 다음은 서로의 감정에 대해 말했습니다. 정말로 저와 헤어지고 싶냐고 그녀에게 물어봤더니
양심의 가책으로도 너무 미안함마음 때문에 헤어지는게 맞는거 같다고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제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싶고 두번다시 연애를 못할거같고 저에대한 마음이 아예 없어진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본인도 본인의 권태기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제가 첫 남자친구였기때문에, 본인은 연애에 대해 정말 하나도 모르고
권태기마저 처음 겪는 순간이기에 이 감정이 뭔지 본인의 감정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야할지 조차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하더군요.
이게 권태기가 맞는지 뭐때문에 권태기가 온건지 이 권태기가 얼마나 갈지 등등등... 모르겠답니다.
하지만 그동안 사귀면서 본인은 이 남자가 날 이렇게 사랑해주는데 내가 감히 이 남자에게 내 불평을 늘어놓으면 안되겠지라는 생각에
저에대한 불만이 있어도 티안내고 꾹꾹 참아왔다고 하네요... 그 부분에선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알게모르게 제가 강압적으로 대한건 아닌지 너무도 내가 이성적으로 이사람을 대한건 아니였는지 등등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불만들이 조금씩 여태까지 쌓여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와의 데이트가 불편해진 시기는 있다고 하더라구요.
몇개월전 제가 여자친구에게 그런말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부부사이에서 혹은 연인사이에서 관계가 너무 익숙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지지않게 가끔은 서로 초창기때 해봤던 데이트도 해보고
초창기처럼 서로를 위해 혹은 본인을 위해 외모를 꾸며본다거나 그런식으로 우리의 데이트에 가끔은 활력을 불어넣는건 어떠냐고.
그때 여자친구는 본인은 그런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는데 그럴수도 있겠다며 고맙다 했고 저도 정말 그런 의도로 말한것이였지만
어느순간부터 저와의 데이트를 준비할때마다 그 말이 본인에게 좀 꾸며라 안이쁘다 이런말로 들려왔고
부담으로 다가왔고 그런걸 신경을 써야한다는 걸로 다가와서 불편했다고 합니다.(여자친구가 외모컴플렉스가 원래있었습니다.)
아마 본인이 생각하기에 권태기의 결정적인 원인이 그것이 아닐까 한다네요.
우리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좋아질 수 있다고 답했지만 또한 쉽지않을거란 답변도 들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절 배신한건 정말 죽도록 밉습니다. 죽도록 밉습니다.
그녀의 대학교 연구실 주소, 연구실 직원들 연락처, 여자친구의 친구들 연락처까지 모두다 알고있기에 법에 어긋나지 않는선에서 복수도 하고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이제와서 무슨소용인가 싶었습니다. 복수를 한 저만 더 비참해지고 치졸해질거 같았습니다.
여자친구와 말하는 동안 제가 아직도 여자친구를 사랑해서인지 여자친구가 정말로 반성을 하는건지 여자친구의 모습에서
더이상 거짓말을 하는거 같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보고싶은거였을수도 있겠죠.
또한 본인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고 그 부분에 대해서 본인의 마음이 식었다던가 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
100프로 본인의 처신을 잘못한 명백한 잘못이라고도 말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그런상황이 되지않을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말하더군요.
오유나 타 커뮤니티에서 바람에 대한 글을 봤을때 저도 여느 누구와 다름없이
바람 핀 사람은 또핀다. 한번 깨진 거울은 다시 사람을 비추지 못한다 등등등 많은 말들을 알고 있었고 단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 입장이 되고보니 정말...가슴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더라구요. 정말 제 자신이 천치같고 머저리같고 바보같기도 하지만
전 그냥 제 감정에 솔직하기로 했습니다.. 전 아직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전 여자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난 너에대한 신뢰도 바닥났고 너에대한 남아있는 감정이 앞으로 식어갈지 더 커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솔직한 심정으로 난 아직 널 사랑한다.
너도 나에대한 마음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고 했고, 나또한 그러니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난 앞으로 정말 너가 날 배신하고 바람핀 그 일이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하겠다. 내가 이제와서 널 구속하고 묶으려 해봤자 우린 평일 내내 떨어져있고 넌 그 남자와 연구실에서
일주일 내내 붙어있을테니 내가 붙잡는다고 바람필 마음이 있으면 무엇인들 못하겠고 내가 그냥 지금처럼 또 믿어준다 한들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면 안그럴 거라는걸 안다. 내가 너에게 화내고 치졸하게 복수하는 것보다
너가 정말 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있고 마음이 있다면 이런일을 저질러도 날 믿어주는 사람을 난 배신했던거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이 더 너에게 큰 죄책감과 아픔을 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물었더니 여자친구도 저와 헤어진 모습이 상상이 안된다고 하면서 그러자고 하더군요.
용서와 도덕의 문제를 떠나 정말 그냥 마음만 쳐다보기로 했습니다. 전 아직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도 그 남자에게로 마음이 떠나거나 저에게서 아예없어진 마음이 아니기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녀도 동의했습니다.
그사람을 생각하고 그사람의 감정은 왜그럴까 그사람은 그 남자랑 어떻게 하려나 등등등 그사람의 마음까지 신경쓰기엔
너무 힘이드네요. 제 감정 하나만 제대로 쳐다보기도 너무 힘이듭니다.
전 지금 너무힘들고 지금 당장은 매몰차게 돌아서지도 못하겠고 쿨하게 용서는 더더욱 못할거 같습니다.
다만 제 감정이 어느쪽으로든 정리가 되고 가라앉을때까지 시간을 두고 보기로했습니다.
지금의 밉고 화나는 마음이 가라앉고 그때도 여자친구를 사랑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게아니라 계속 의심이가고 제 마음도 서서히 식어간다면 인연이 아닌거겠죠..
혹 기간도 못참고 또 여자친구가 저에대한 마음이 이젠 아예없어졌다거나 바람을 또 피우면 그건 그녀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니 받아들여야겠죠.
억지로 잡아봐야 다시한번 상처받는건 저일테니까요.
여자친구도 저도 영화를 참 좋아해서 많은 영화를 봤는데 라라랜드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참..저번엔 인턴이 생각나더니...
엠마스톤이 오디션에 붙고 라이언고슬링에서 우린 지금 어디에 있죠라고 묻자 라이언 고슬링은 그냥 흘러가는대로 가보자라고했죠.
전 그러고 싶어졌습니다. 괜히 저의 마음을 영화대사에 끼워맞추는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책과 영화를 좋아한게 본인의 생각을 투영한 것이니 그렇게 생각해도 되겠죠...
글은 담담하게 썼지만 사실 아직 너무 힘이듭니다...
지인중에, 다른 커뮤니티에서 그런소릴 하더라구요. 그냥 몸만 섞는 그런 마음없이 몸만 취한다 생각하고 만나다 정리해라
아니면 너도 보험하나 들어놔라 라구요.
못된 마음도 있었지만 사랑이없이 몸을 맞대는것도 전 못하겠고 또 다른 애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짓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마음이 없다한들 내 사람에게 나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걸 저말고 또 겪게하고 싶진 않습니다.
차라리 또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혼자 아파하는게 도리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전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어느 누구를 만나오면 단 한번도 한 눈 판적 없었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은적도 없었습니다.
내일당장 이사람과 결혼을 해도 난 평생 행복하겠구나 라는 마음으로 연애를 했고 누군갈 사랑했습니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한적도 없는데 제 눈에선 피눈물이 나네요.. 전생에 잘못한걸까요..ㅋㅋ
힘들고 지칠때마다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상상을 하면서 버텼고 제가 어디에 있든 어떤상황이든 제 옆에 있어주는 그사람 생각을하고 살았습니다.
사랑은 더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다더니 그말이 맞는거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색 안하려고 합니다. 전 정말 끝까지 저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제 사랑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지금 시간을 가지다 결국은 결말이 좋지 못한다 한들 전 후회없이 마지막까지 사랑을 했다는것에 떳떳하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아픈데 혹여나 나중에라도 난 절대 누군가에게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글솜씨도 없고 더럽게 길기만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그래도 너무 힘든데...위로나 응원 한마디씩만 해주시면...평생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