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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ewol_56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샌들우드★
추천 : 14
조회수 : 56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7/13 22:42:10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이
세월호라는 단어만 떠올리면
너무나 힘이 드는 40대 아재입니다.
저는 자녀를 가진 아버지도 아니고
세월호 희생자 분들 중에 알만한
지인도 없는 그런 사람이지만
2014년 세월호 사건은
이런저런 이유로 황폐했던 제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려 버린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꼭 그 사건 뿐만은 아니었겠지만
그 후로 일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우울증에 공황장애에
참 어려운 시기를 넘겼던
그런 기억을 가진터라
제가 세월호를 떠올리는 일은
제 삶에 가장 아픈 시기를
함께 떠올려야만 하는
몹씨나 괴로운 일입니다.
저는 안산 추모관에도
세월호 희생자 부모님들이 계신
광화문 농성장에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그분들의 아픔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제가
무너져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그렇게 어쩌면
바보같은 시간을
보냈나 봅니다.
그러던 오늘
영업일을 하는 저는
납골함 판매를 하는 고객님을 뵈러
가까운 공원묘원 앞을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공원묘원은
제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오랜 기억 속에 친근한 장소였습니다.
게다가 제 할머니를 보내드린
화장터도 같은 곳에 있었기에
최근 깔끔하게 단장했다는
그 공원묘원을 잠시 둘러보고
싶어졌습니다.
차를 몰고 공원묘원 도로를 지나는데
한쪽에 커다란 노란 리본을 보았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니
세월호 추모관 방향이라고
되어 있던 표지판이 생각납니다.
차를 다시 돌려 그 건물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세월호 사건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사진은 여기까지 찍고
따로 마련된 공간으로 들어가니
세월호 모형이 한 가운데에 놓여져 있고
그 넘어 벽쪽으로
세월호 희생자 분들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유품들을 먼 발치에서 보고선
더 이상 가까이 갈 수가 없었습니다.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아
서둘러 그 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제가 들어선 곳은
우연히 열린 후문이었던 것 같은데
추모관을 안내하시는 직원 분이
제게 다가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 곳의 의미와
어떻게 둘러보고 추모를 하는지
찬찬히 그리고 친절히
설명해 주셨는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직원 분께
저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아직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오늘은 도무지 않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나오려는데
직원분께서 제 손에
안내서를 쥐어 주셨습니다.
그걸 받아 들고 밖으로 나와
저 그림의 얼굴들을 보다가
뙤약볕 아래서 엉엉 울었습니다.
저란 사람 이상하지 않나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희생된 것인데
벌써 3년이 지나 이제는 그 부모님들 조차
조금은 무뎌지지 않았나 싶은데
저란 사람은 희생자 분들의
유품을 마주할 용기도
그 분들의 얼굴을
쳐다볼 용기도 없이
마치 길 잃어 버린 아이처럼
벌건 대낮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질 못했으니 말입니다.
퇴근 무렵에 사무실에서 찾아보니
인천에 건립된 저 추모관은
재정상태가 열악해서
개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군요.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지
그리고
언제쯤에나
저는
세월호와 관련된 일들에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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