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자신이 1호로 영입한 이준서 천 최고의원이 구속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사과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오늘 발표한 사과문의 내용은 겉으로 보면 “참담하고 죄송하며, 반성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걸음 안으로 들어가면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1. 법원의 판단을 존중,검찰의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당이 적극 협조
-> 검찰의 수사확대를 막지 못한 당의 진상조사위는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2.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다.
-> 다만,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다. 나에게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3당 체제를 만들었다.역사적인 다당제를 실현
-> 내가 국민의당을 통해 이룬 정치적 성과가 대단하다.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
4. 원점에서 저의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5. 이번 사태로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린 국민의당도 온갖 노력을 할 것
-> 국민의당 안에서 안철수를 버리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
오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의 사과 기자회견을 본 정치평론가들의 평은 대체로 함량 미달의 기자회견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시 대선 후보로서 무엇을 책임지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물론 안철수 전 후보는 현재 당 대표자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니다. 내려놓을 책임이 마땅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3년 대선자금 수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직접 검찰에 출두하여 조사를 자청한 적이 있다. 2013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사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은 대선후보 자격으로 검찰 수사를 자청한 적이 있다.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뚜벅이 유세로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해명만 남기고 자신을 대선 조작 사건과 별개로 만들었다. 검찰의 수사확대는 국민의당이 협조할 문제이고 자신은 (수사에서 벗어나) 자기성찰을 통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가겠다는 꼼수로 비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민의당 내부에서 더 안철수 전 후보에게 기대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하다. 이른바 반 안철수 세력의 규합이다.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할 정동영, 천정배 의원이 안철수 전 후보의 사과문에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