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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썰
게시물ID : military_781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뇌하수체
추천 : 4
조회수 : 61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08 03:05:49
요새 이마 쪽 앞머리가 점점 빠져서 기운이 없으므로 음슴체.
전역 6년차라 가물가물한데 그냥 써보겠음.
 
1. 처음처럼
 한미교류의 일환으로 미군을 데리고 나가 삼겹살을 먹음. 삼겹살엔 당연히 소주니까 소주를 시켜줌. 본인이 술을 잘 못 해서 그래도 약한 처음처럼을 시켰는데, 병에 써있는 간지 붓글씨체를 맘에 들어함. 사진으로 찍더니 무슨 뜻이냐고 물어봄.
 
미) What does this mean (이거 무슨 뜻이야)?
나) Um...like a first time (음..마치 처음처럼)?
 
라고 대답하자 그의 눈에 아리조나 태풍이 치는 듯 했음.
 
미) So..um..like..um..virgin(그니까..음..처녀)?
나) What..?
 
나중에 알았지만 first time은 첫 잉야잉야를 말한다고 함.
 
 
2. 터프한 친구 미국 육군
 처음처럼 먹인 일병 놈이 시간이 흘러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음. 난 그에게 작별선물을 주러 그 친구 막사로 감. 귀국하니까 버릴 짐이 많다며 이것저것 주다가, hydrogen peroxide 라고 적혀있는 독극물(...)병 같은 걸 내게 넘김.
 
미) "가져가라 이것. 이것은 쓰지 않은."
 
hydrogen peroxide가 당췌 뭔지 몰라서 What is that for? 이라고 묻자 갑자기 머리를 싸매더니 엄청 고민함. 그러더니 손톱으로 팔을 꼬집곤 상처를 냄...
 
나) 뭐하는 짓이야?
미) 보아라. 이것은 이렇게 쓰는.
 
하며 자기 상처에 부음.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것을 보여준 후 뿌듯하게 다시 내게 그 병을 안겨줌. 다음날 아침 그는 떠났고, 나는 다음에 만난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음. 야 이 새끼야...나 그 정도 영어는 알아들어...
 
 
3. 미국인의 한국여자 꼬시기
 본인이 한 상병 쯤 됐을 때 한 중사가 새로 옴. 턱과 목의 구분이 없는 신기한 얼굴형의 백인아재였는데, 이 양반이랑 업무적으로 좀 엮이고 하다가 얘기를 나누게됨. 나이 40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미혼이랬는데, 한국인 애인이 있다고 함. 한국어 할 줄 모르면서 어떻게 만났냐고 물어보니, 할 줄 안다고 함.
 
나) Oh...ok. Then show me what you know.(그럼 아는 거 한 번 보여주세요)
미) 김츼포큼밮 매워ㄹ.
나) Wow.
미) 너 보즤 마쉬써ㄹ.
나) ...
미) 섹X
나) Your pronunciation is perfect, but that is English, actually.(발음은 완벽한데 그건 사실 영언데여)
미) 엠촹
나)...
 
 역시 언어는 욕부터 배워지는 걸 알게됨. 여담으로 김치볶음밥 매워 라고 말하며 한국여자를 꼬셨다고 함(...)
 
 
4. 독일의 의학력은 세계 제일
 독일계 미국인 상병이 하나 있었음. 본인은 그 당시 업무스트레스+이별 통보+후임과의 트러블 등의 일로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던 때여서, 입대 전에 겪던 간헐적인 호흡곤란에 괴로워 하던 때였음. 부대 내 병원에서 안정제를 처방받으러 가는 중이었는데, 독일계 미국인 상병을 만남.
 
미) 어디가?
나) 병원
미) 왜?
나) 숨을 못 쉬겠어.
미) 왜?
나) 그래서 병원간다고.
미) 이것이 너에게 도움이 되는
 
This will be helpful. 하며 그는 내게 담배 한 까치를 꺼내줌(...) 주는 담배니까 마다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같이 폈는데, 신기하게도 그 후 호흡곤란이 일어나지 않아 기껏 받아온 안정제는 버림.
 
 
5. 천조국의 분노
 미국인 준위 하나가 담배 피는 곳으로 노트북을 들고 나옴. 평소 담배를 안 피우는 양반이라 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경례를 했음. 경례를 받는둥 마는둥 하더니 갑자기 노트북을 땅에 패대기침. 그리고 막 밟음.
 
미) FUCK!!!! FUCK!!!! FUCK!!!
 
 노트북에서 액정이 떨어져나와 태블릿이 될 정도로 밟고 벨트에서 잭나이프를 꺼내더니 마구 찌르고는 좀 진정이 됨. 이게 뭔가 싶어서 구석에 짱박혀있다가 무슨 일인지 물어봄.
 
나) 무슨 일이에요..?
미) 이 랩탑이 퍼킹 바보같은! 여기에 없다 윈도우!
나) ...
 
 깔면 되는 것을...
 
 
6. 대령님의 태세 전환
 난 행정병이었음. 근데 행정실 대위가 인수인계 없이 새로와서, 원래 대위 업무인데 내가 대령 비서같은 걸 한 네 달 했었음. 그래봐야 난 일개 병장이고 그 사람은 무려 웨스트포인트 나오신 대령님이라 사적으로 친하고 그런 건 아니었음. 전역 이틀 전인가에 아부지가, 그래도 너네 본부의 짱인데, 인사드리면서 이거라도 드려라, 하며 뭔가 자개가 박혀있는 이쁜 목각 화장품 보관함? 같은 걸 주심.
 
나) 아부지. 우리 대령님 남자인디요.
아) 원래 남자한텐 와이프 선물을 주는 거야.
나) 아...
아) 이게 사회 생활이다.
나) 아...
 
 여튼 전역 하루 전에 본부에 인수인계 마무리하고 대령 집무실에 들어가 인사를 드림.
 
나) 저 내일 전역합니다.
대) 나는 감사를 표한다 그 동안의 너의 노력.
나) 저도 감사했습니다. 이건 저희 아버지 직장에서 VIP 에게 드리는 선물이랍니다.
대) ...
나) 한국 전통 공예품인데, 안 쓰신다면 사모님께 드리셔도 됩니다.
 
 갑자기 대령님의 눈이 빛나더니 자세를 고쳐앉으심.
 
대) 말해줄 수 있는가 너의 계획 미래에 대한
나) 아...음...네...전 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본인은 사범대학 출신).
대) 안 된다. 너의 우수성은 만든다 너를 교육부 장관으로.
나) 음..? 네...시도는 해보겠습니다.
대) 나는 믿는다 너의 밝은 미래
나) 아...감사합니다.
 
 이후로도 한 20분간 개인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나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던 대령님의 가족관계와 노후계획까지 듣고서야 전역을 할 수 있었음. 역시 선물은 전세계에서 먹힘.
 
 
7. 육식남
 본인이 한 상병 때 쯤 미국에서 또 어떤 병장이 날아옴. 키가 엄청 컸는데, 문제는 거의 좀비급의 외형이었음. 백인이었는데, 눈은 퀭하고 피부는 약간 상했나 싶은 정도의 어두웠음. 어두운 와중에 하얀 버짐인지 각질인지 같은 게 있어서 얼굴색이 쿠앤크 맥플러리 색이었음. 게다가 그는 흡연자였어서 흡연장소에서 마주치게 됨.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그냥 조용히 있었는데 그가 먼저 말을 검.
 
미) 난 싫다 야채가.
나) ...?
미) 너는 아는가 라자냐를 맛있게 먹는 법.
나) 라자냐 별로 안 좋아하긴 하는데, 들어는 볼게.
미) 먼저 밀가루 반죽 위에 고기를 얹고, 또 밀가루를 얹은 후에 토마토 소스를 발라. 그리고 고리를 얹고, 반복하면 돼.
나) 음..그것은 많은 것을 설명해주네.
 
 야채를 안 먹은 지 4년이 되었다는 그의 건강은 규칙적인 밀가루와 고기 섭취가 책임지고 있었음. 고기의 힘으로 그는 이후 PT시험에서 떨어지게 되고, 그것은 나중에 어마어마한 재앙을 초래함.  
 
 
8. PT는 피토하기의 약자
 카투사는 매주 금요일에 외박을 나갈 수 있는데, PT 점수가 잘 안 나오면 외박에 제한이 걸렸음. 대강 2분에 싯업 70개 푸시업 80개 3.2킬로 달리기 16분? 정도가 최저 합격선이었던 것 같음. 잘 기억은 안 남. 카투사는 PT 떨어지면 외박 제한 뿐이지만, 미군은 아마 진급이 누락되거나 뭐 그런 걸로 알고 있음. 그리고 미군은 사병들한테 딱히 업무적으로 뭘 바라지 않음. 업무는 별로여도 되는데 몸은 튼튼해야 한단다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운동을 무지하게 시킴. 근데 육식남이 PT시험에서 떨어지게 되는 결과가 등장하자, 원사가 빡침.
 
원사) 없어야 한다. 루저들은.
 
 원래 아침마다 6시에서 7시까지 아침 단체운동을 함. 근데 거기에 갑자기 5마일 달리기가 생김(...) 킬로미터로 치환하면 대충 8킬로 됨...한 4킬로 뛰었을까. 육식남은 무리에서 빠져나오더니 옆길에 토하기 시작함. 뻘건 것이 아마 간밤에 라자냐라도 먹었나 싶었음. 우리는 그걸 무시하고 3분 쯤 더 달리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원사가 이렇게 말함.
 
원사) 없어야 한다. 루저들은.
 
 그리고 토하고 앉아있는 육식남의 옆으로 전 인원이 다시 돌아가 제자리 뛰기를 하며 기다림. 그 육식남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다시 합류하고, 결국 완주를 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임.
 
 
9. 독일의 음식 
 우리 원사님은 히틀러 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르신 독일계 미국인이었음(좀 위험한 거 아닌가). 매 주 금요일 외박 직전마다 사무실 전 병력을 모아두고 외박 시 주의할 점에 대해 훈화말씀을 함. 그냥 뭐 술 많이 먹고 꽐라되지 마라, 상대가 No 라고 말하면 그 순간 No 인거다, 술 너무 취해서 문제 일으킬 거 같으면 나한테 꼭 전화해라. 데리러간다. 아니면 애초에 나랑 마셔라. 등의 말씀을 함. 그 때 제일 인상 깊었던 말을 하나 꼽아보도록 하겠음.
 
To me, beer is food. (나에게 맥주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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