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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깔때 까더라도 제대로 알고 까자
게시물ID : sisa_9654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마곰
추천 : 2/3
조회수 : 54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07/06 22: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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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계공학 전공한 공돌이입니다. 박사졸업후 지금은 원자력 관련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요즘 새정부의 탈원전 정책 관련해서 사람들이 원전의 위험성이나 사고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말씀하시기에, 제가 아는 범위안에서 몇자 적어봅니다.

1.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은 지진이 아니라 해일(쓰나미)이다.
동북대지진 당시 원전들은 지진 그 자체에서는 멀쩡했습니다. 진원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위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규모 9를 넘는 대지진이라도 원전에 직접 미친 영향은 작았고, 실제 원전의 내진설계 규모는 7을 넘기 때문에 지진은 아무 영향도 주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14미터이상의 쓰나미였는데, 비상안전계통을 돌려야 하는 디젤발전기가 모두 침수되면서 비상냉각계통이 정상작동하지 않아 (전형적인 station black out 사고) 노심용융이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15미터 쓰나미 방벽을 쌓았던 다른 사이트에서는 사고없이 쓰나미를 버텼습니다.

2. 원전사고는 사람이 막을 수 없다?
세 번의 대표적인 중대사고 (미국 tmi-2, 소련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중 막을 수 없었던 사고는 없습니다. Tmi-2는 2차계통 정지와 더불어 가압기 상부밸브의 고장으로인한 냉각수 유실이 동시에 진행된 사고인데, 뒤늦게나마 운전원들이 사고원인을 파악하여 열린 밸브를 잠그고 냉각수를 주입하여 원자로용기 파손은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사고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체르노빌은 제가 잘 모르는 노형이긴 하나 출력실험을 안전장치를 해제한 채로 운전하다가 출력폭주로 폭발한 사고인데, 대표적인 인재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겠습니다. 후쿠시마원전의 경우에도 1차측 감압 후 급한대로 근처의 바닷물을 노심에 붓는 결정을 빨리 했다면 원자로용기 파손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원전 중대사고들은 비극적인 결과를 낳지만 그 자체로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3.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뭐냐?
수소폭발입니다. 우라늄 연료봉을 감싸고있는 금속 지르코늄이 고온의 증기와 산화 반응하여 생성된 수소가 일정농도이상 그리고 발화원이 있으면 폭발합니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은 bwr (boiling water reactor) 로서 원자로 건물이 압력경계가 아닙니다. 그래서 건물이 그대로 폭발하면서 방사성 물질들이 대기로 유출되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는 모든 가동중 원전에 대해서 수소농도를 폭발가능한 농도 이하로 제어하는 장치(par, 혹은 igniter)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저도 기계과 졸업하고 나와서 처음 원자력쪽에 왔을 때는 원전 전체 시스템에대한 이해가 없는 채로 비판적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나름의 지식으로 설명드려도 여전히 잘 모르는 물리적 현상들과 지금의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사고시나리오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 건전한 토론을 통해 앞으로 원자력발전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여러분들도 제대로 알고 비판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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