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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전시장 이해를 돕고자... (Featuring. 원자력)
게시물ID : sisa_965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워드노
추천 : 25
조회수 : 1314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7/07/06 01: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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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민간발전사라고 하는 국내 에너지회사에서의 10년 직장생활을 작년에 마무리하면서 한번은 정리해봐야지 했던 주제라 용기내어 작성해 봅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에서 함께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곳에 써둔것을 옮긴게 아니고 쭈욱 써내려가고 수정금지를 걸기 때문에 글의 완성도는 상당히 낮을 수 있습니다. 허허허
일본의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 영역이라 어색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종종 나올 수 있습니다. 

글의 요지 : 국내 전력시장은 너무나 거대한 이해관계자와 논리가 얽혀 있어서 단순하게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조금이라도 도와 보다 더 깊이있고 발전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원자력은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폐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 국가 전력수급 관점에서 준비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그 시작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신재생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라는 점도 함께 생각해 볼 사항이 굉장히 많고,
            전기요금제도(소비자들이 전기료를 내는 제도)와 정산구조(한전과 발전사업자 간) 등 하나하나가 거대한 논의가 필요한 영역들이
            단순히 이해관계자들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지난한 과제라고 봅니다.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은 원전마피아와 같은 기득권이라는 기본적인 접근 방향을 가지고 시장을 함께 개혁해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발전시장에 대한 이해_기초적인 개념]

국내 발전시장은 CBP(Cost Based Pool)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망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하나의 거대한 망과 제주도라는 작은 망, 그 사이를 연결하는 직류송전체계, 어렵게 자급하는 개별섬(주로 유류발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주요 주별로 망을 구성하고 각 주마다 시장제도가 다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기업에서 이를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고 발전과 정비시장 등에서 제한적으로 시장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 발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시장참여자는 
  1. 시장운영, 전력수급관리 등 : KPX 
  2. 송전망 관리, 배전망 관리, 요금 수납 : 한전 
  3. 발전사업자 : ① 한전 6개 발전자회사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 한수원을 제외한 5개 발전자회사는 유연탄(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국내탄 석탄화력발전소, IGCC발전소,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역명을 사명으로 쓰고 있지만 주요 발전설비들을 매출을 고려하여 나눠가진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② 민간발전사(IPP, Independent Power Provider) 
                       -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GS파워, SK E&S, 포천복합, 동두천복합 등
                       - 주로 LNG복합발전설비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석탄화력발전사업자로 적극 진출함 
                   ③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 
                       - 전국 수천여개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바이오매스 등 
  4. 정비사업자 : 한전KPS와 정비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6개 정비회사(금화PSC 등)
  5. 신재생설비인증 및 관리 : 에너지공단(구, 에너지관리공단) 
  6. 소비자(사용전압별, 용량별 요금제도가 다릅니다. 일반소비자에게만 누진제가 적용되지요)
  7.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만 생략하겠습니다.  


[전력수급과 급전순위]

거대한 망을 관통하는 기본논리는 전력생산하는 단가가 낮은 발전원부터 순차적으로 차곡차곡 가동하여 국내의 총 전력요구량(전력수요)을 충족시키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전력수요는 실시간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KPX(Korea Power Exchange, 한국전력거래소)에서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전력수요 예측을 미리미리 실시하고, 발전설비들도 전력수급에 지장이 없게끔 미리미리 준비를 시키거나 가동을 시켜둡니다.
이글을 쓰는 오늘 7.6(목)의 전력수요 예측과 전력수급계획은 7.5(수)에 이미 수립되어 부족하면 미리미리 가동을 시키고 남겠다 싶으면 예비력발전설비를 제외하고 정지를 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 원자력발전소는 전력이 생산될 수 있는 수준이 되기까지 약 1주일이 필요하고,
  차갑게 식어있는 상태의 화력발전설비들은 전력 생산이 가능할 때까지 약 6~10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있습니다. 

전력생산 단가가 낮은 발전원부터 순차적으로 생산하게 되어 급전순위라고 하는데, 
원자력의 경우 폐로에 필요한 비용이나 사고시 복구/조치비용을 제외하고(산정하기 어려운 점도 물론 있겠지만) 연료비와 가동전력비 정도로 평가하기 때문에 국내 원자력 발전소는 스스로 문제가 있어서 멈춰있거나 예방정비(미리 정해놓고 설비안정성을 점검) 시기가 아니면 무조건 가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다음으로 유연탄 석탄화력발전소가 있고, 역시 거의 대부분이 100% 연간가동합니다. 
그 다음이 국내탄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습니다. 
LNG복합발전소와 유류(중유)화력발전소는 연료비에 따라 순위가 역전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 보통은 LNG복합발전소가 먼저 가동(발전단가가 낮아서, 월/분기 단위 발전비용평가를 통해 순위가 바뀌게 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순위 외에 신재생에너지와 양수,수력 등이 있습니다. (설비가 가동하면 무조건 계통에 연계되어 판매하게 되는 구조) 

즉, 제한적으로 시장경쟁을 하지만 발전설비 가동/정지의 결정은 모두 KPX에서 하는 것입니다. 
그 제한적 시장경쟁은 "발전설비 효율경쟁"으로 왜곡되어 이루어졌고, 
가성비가 아닌 무리하게 시장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상태의 고효율 최신 외산주기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해 오게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국가 에너지 수급 관점에서는 비효율이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환정전과 주관적 해석, 그 이후 시장변화]

2011년 9월 15일에 있었던 순환정전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아래는 당시 상황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시장운영자 개인의 실수였다는 식으로 당시에 몰아갔던 부분도 있고, 최근에 뒤엎는 판결도 있었습니다.) 
당시 추석연휴를 지나면서 맞게된 갑작스런 무더위가 주어진 상황이었고,
일반적인 국내 추석전후의 기온 패턴과 연휴전후의 수요 패턴을 고려했을 때 슈퍼컴퓨터의 전력수요 예측이 실제보다 한참 낮게 예상되었을 것입니다. 주말과 추석연휴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동되고 있었던 발전설비도 매우 낮아서 운영 중인 예비력도 적었을 수 있습니다.
장기간 추석연휴로 대부분의 LNG복합화력도 가동을 정지하고 차갑게 식어 다시 가동하여 전력을 생산하려면 8~10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보통은 LNG복합화력이 분단위로 전력생산량을 크게 조절할 수 있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력수요를 추종하는 역할을 합니다. 
운영 중인 예비력이라 함은 일부 석탄화력 발전설비를 100% 전력생산하지 않고 80%수준으로만 발전하게 하고, 
일부 LNG복합화력 발전설비를 40~50% 수준으로만 발전하면서 급격히 전력수요가 증가될 때 대응하는 용도를 말합니다.)  
위에 발전설비 가동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적었지만 가동하지 않는 발전설비를 모두 예비력 발전설비라고 칭하긴 어렵습니다. 
무더위에 전력수요는 분단위로 급격히 상승했고, 운영 중인 예비력으로 이를 커버하지 못하고 급히 가동에 들어간 예비력 발전설비도 커버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국가적인 상황이 순환정전인 것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총 발전용량이 적었기 때문이 아니었고, 슈퍼컴퓨터의 수요예측 실패 99%와 이를 경험과 직관으로 사전에 대응하지 못한 운영기관 1%가 원인이었다고 봅니다. 
또한 순환정전으로 이어지기 전에 계통에 적절한 차단조치가 자동/수동으로 이루어졌어야 했는데, 설정되어 있는대로 작동하였는지와 설정이 적절하였는지를 제대로 조사했어야 하는 정도의 해프닝이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의 상황전개는 아이러니하게도, 
거시적으로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와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한 부정적 변동성 증가하고도 연계가 되고, 
국내외 경제적으로는 2MB시절 과도한 해외투자 등에서 피를보고 국내 경기침체로 대박사업이 줄어든 대기업, 
미국 세일가스 활황 등으로 인한 국내 LNG복합화력 민간발전사들의 수익성 악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전설비 부족"으로 인한 순환정전이라는 헤게모니가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면서 수십년간 민간발전사로 역할을 해온 일부 발전사에 
발빠른 대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볼 수 있다는 LNG복합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상황이었는데,
LNG 수익성 악화로 또다시 화들짝 놀라면서 민간 석탄화력 추진 붐으로 이어졌고,
당시 전력수급계획에는 무수히 많은 발전설비들이 "발전설비 부족"을 명분으로 추가되었습니다. 
신규 원자력도 나름대로는 수월하게 추가되었지요. 


[현재의 발전시장]
전력수요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릅니다. 
해방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이라는 툭치면 나오는 용어처럼 과거에는 무조건 발전설비를 늘리기만 해도 잘쓰게 되고 오히려 부족했지만,
최근의 수요는 그렇게 급격히 증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가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위의 신규 LNG 및 석탄화력발전설비들은 건설기간을 거쳐 2017년 2018년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업운전을 개시하면서 전력시장에 진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력시장도 유휴 발전설비들이 남아돕니다. 
순차적으로 발전소가 가동하게 되는 구조상 전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른 가장 마지막 가동 발전설비가 생산자 관점에서 전력판매단가(SMP, System Marginal Price)가 되는데, 굉장히 오랜기간 LNG복합화력이나 유류화력발전소가 100에 99는 항상 가격을 결정해오고 있었는데 이를 최근에는 유연탄 석탄화력발전소가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체감이 안되실 수 있지만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이슈입니다. 
더우면 소비자가 전기를 많이 쓰게되고, 그러면 비싼 발전설비들이 가동을 하게되면서 SMP가 비싸지고 이윤폭이 상승하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더워도 SMP가 꿈쩍을 안하는 것입니다. 

그 정도로 발전시장에 전력이 남아돌고 있고, 무조건 돌아가도록 제도상 보장되어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용량은 소규모지만 태양광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으며 이전에 수립된 전력수급계획과 그에 따라 건설 중인, 몇 년 내에 시장에 진입할 신규 발전설비(고효율 고용량 최신설비)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뭐만 하겠다하면 예비력부족을 드는 사람들 말은 적당히 받아주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국내 발전용량이 부족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발전용량이 부족하다고 향후에 발전설비를 제약없이 늘릴 수 있느냐라는 점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전력산업 주요 제약요인]

가장 큰 제약요인은 망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발전한 전기는 송전망을 통해 서울의 누군가가 사용할 수 도 있는 것입니다. 
그 망은 발전소와 거대 수요처라는 점과 송전선로/배전선로라는 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을 동시에 지나갈 수 있는 전력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선로자체의 용량과 조류, 고장전류 등을 고려하게 됨) 그 이상의 발전이 이루어져도 다른 곳으로 보내지 못하는 송전제약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송전선로 전압만 봐도 154kV, 345kV를 넘어 765kV도 이용되고 있고, 철탑은 선로들을 가득 이고서 전국에 놓여져 있습니다. 
설비용량이 부족하다고 무조건 늘리는 정책에 한계점이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이 심각성은 신재생에너지 추진시에도 작용합니다. 
적은 용량은 배전단(22.9kV 미만)에 물리지만 배전단도 관리를 위해 나누어 놓은 개념이지 결국엔 망의 일부 구성일 뿐인 것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는데 선로용량에 한계가 와서 더 이상 사업을 못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다른 제약요건은 천천히 ^^;;

[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가 과연 대안이 되기에 충분한가?] 

[민간발전사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과 대기업들이 요금제도 혜택을 받았다는 개념 차이?] 

등은 시간관계 상 다음 기회에...^^;;
언제 또 글로 정리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의지가 박약하고 앞가림하기도 바빠서...^^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머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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