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살빼고 새삶을 찾은 이야기가 많이 올라 오네요
그리고 살빼고도 별다르지 않다는 글도 베스트에 올라온걸 보고 저의 이야기를 써봅니다.
결론부터 살짝 써보자면... 저는 저 스스로 보기에도 복권이었거든요;;;;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살을 빼고 자괴감에 너무너무 괴로웠구요. 성격은 정말 말로 다 할수 없을만큼 나빴습니다
그리고 다시 살이 찐 오늘날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진 경우입니다
저는 25년 평생 뚱뚱했던 여자입니다.
그리고 1년 살을 빼고 유지했구요
28세에 직장 때려치고 계속 공부를 해서 지금은 뚱뚱한 연구직 여성이 되었습니다.
신체조건은 키 160 cm 80kg (25세 ) ->52(kg) -> 33세 현재 (80kg)
이제 슬슬 써볼게요
1. 취업과 면접...
제가 24세때, 대학 졸업반이었을 때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말하듯 살을 빼야 취직이 되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졸업시즌에는 놀고 먹기 바뻤고... 정작 살이 빠지기 전에 취업시즌이 시작되어 버렸어요.
20여 개의 기업에 원서를 냈었고, 그 중 10여 개의 기업에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4개의 기업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취업과정에서 느낀 거는.. 면접장 가기전에도 그 후에도 몸무게는 별로 관계가 없었습니다.
입사원서에 몸무게를 일괄 7X kg으로 적었었지만 다수의 기업이 면접보러 오라 했었고... (10kg 적게 적은 거짓말이었지만.. 여전히 무지막지한 몸무게 ;;;)
면접장에서는.. 오히려 큼지막한 엉덩이를 무기로.. 엉덩이의 무거움과 지구력, 끈기를 연결지어 자기소개에서 긍정적으로 써먹었습니다. (임원면접에서 반응 좋았어요)
결국 몸무게가 75kg 이 되기 전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이때 입사시점까지 약 2개월 남았었습니다)
(외모를 요구하는 기업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일반 대기업이었어요 ..)
2. 열혈 다이어트
입사 전에 정장을 사려는데... 기성복은 맞는게 없더라구요...(대한민국 여자는 모두 55 아니면 66이어야 합니다. ㅠ)
맞춤정장은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본격 다이어트~!
약 2달간 하루에 5시간씩 죽도록 운동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해서 첫달에 15kg 감량 두번째달에 9kg 감량을 해서 50kg 후반대가 되었습니다.
백화점에가면 예쁜 옷들이 잘 맞아서.. 너무 신나게 쇼핑도 하고 화장도 배우러 다니고 했어요
그리고 입사를 했습니다. 머 여까지는 별일 없었어요...(입사 3개월차에 면접보셨던 상사가.. 엉덩이가 없어졌으면 곧 이직하나? 라고 농담 던진정도)
3. 자괴감에 빠지다
저는요 살을 빼고 이쁜 옷을입고 사진이 잘받으면... 자신감이 생기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현실은 자괴감이 더 생겨요
제가 이룬 모든 성과가 다 체중감량 때문이라고 ...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 하는거에요
일례로 친척들이.. 살을 빼더니 좋은기업에 들어갔다 하고....(살빼기 전에 입사했음)
친구들도.. 얼굴보자마자.. 모든 대화가.. 살빼기 아니면 다이어트였어요.. 그런데 예전에는 우리 만나면 공모전 이야기 하고 책 이야기하고 그랬거든요
동기들 중에는 제가 학점도 좋고 취업을 잘한 편이었는데.. 누구나 저를 만나는 동시에 살뺀 비법알려달라고
살빼기 전에는요... 저는 .. 저였어요... 제 연구성과가 있었고.. 어학스펙과 공모적 스펙이 있었고... ppt 스킬이나 발표력이 높은 아이라고 평가 받았었어요
그런데 .. 살빼고 나면요.. 저는 그냥 살빠진 애였어요 .. 저를 평가하는 모든 기준이 몸무게더라구요
결국에는 제가 짐승같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저의 모든 것을 몸무게가 결정하고 지배하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이었는데.. 야근후에 밤 12시쯤 들어왔는데.. 밥솥에 하얀 밥을 보는 순간 정신을 놓고 손으로 막 집어서 입에 퍼넣고 있더라구요
그릇에 퍼서 먹을 용기가 없었던거에요.. 다이어트는 스스로 통제라니까.. 먹으면 통제를 못하는거라고 하자나요... 스스로 밥 퍼먹는게 용서가 안되었었어요
그리고 샤워하면서 펑펑 울었어요..
그날을 기점으로 다이어트 접었습니다
4. 다시 뚱뚱녀로 컴백..
머.. 다이어트 접고... 매일 치느님 영접하고.. 남자동기들과 술병 세우기 내기하고 그러니... 6개월만에 다시 78kg 뙇!!!!!!
2개월반 살빼고 1년넘게 유지하다가 6개월 만에 돌아온거면... 남는 장사 같아요
다시 뚱뚱해지고.. 저는 .. 다시 제가 되었어요...
저를 보는 모든 시선에서 몸매 품평이 없어졌어요...
심지어.. 아무도 저한테....살 빼라고 하는 분 없어요... (돈가스집 아줌마 빼고 ㅠ)
독하게 일 잘하고, 연구잘하는 OOO 연구원... 그게 지금의 접니다. 너무 행복해요.. 짐승에서 인간이 된거 같아요
애인도 생겼어요. 결혼하자네요...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쳐서 좋대요
일반적으로 그런 편견있잖아요.. 뚱뚱녀 (자신감 없고, 부정적, 음울함, 어두움) But, 날씬녀 (넘치는 자신감, 긍정적, 생기발랄)
저는 딱 그 반대였어요..
50kg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때문에 신경질과 무기력, 짜증이 늘 따라다녔어요
제 생각에는요... 스스로 몸무게를 너무 신경쓰고 의식하면.. 그게 남한테도 보여지고.. 그럼 남들이 그걸 지적하는거 같아요
그리고..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성과척도는 몸무게말고 엄청나게 많아요...그 모든걸 몸무게와 상쇄해야하는 현실이 참 안타까워요
지금은요... 좀 많이 뚱뚱하지만.....엄청 행복한데요... 딱 하나 불편하다면.. 여전히 옷..... 그리고 신발
그래서 미국출장갈 때 쇼핑 쫙 해옵니다... 한 150 만원어치 질러오면 2년은 입어요..
늘 입는 사무실용 바지는 아마존 닷컴에서 주문해서 입어요...
음.. 어떻게 끝내지???
음...뚱뚱해도 긍정적으로...뚱뚱 오징어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