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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제가요?
게시물ID : love_315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양말이없어
추천 : 17
조회수 : 1971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7/07/02 20:30:28

근 3주정도 멘탈이 매번 바스라져 없어져 음슴체로 글을 써봅니다.  멘붕게로 갈까하다가 그래도 연애감정 1퍼센트 느껴서 연게로 왔어요..



 이별 후 별다른 일 없이 지내던 하루하루, 오래간만에 회식이라 귀가가 늦어진 어느 여름 새벽 1시.
누군가 나를 불러세움.. "횡단보도에서 봤어요"
연락하고 지내고싶다며 적어준 번호. 그리고 집요하게 내 번호도 물어봐서 알려줬음. 사실 무섭기도 했었음..

연락하고싶지 않았기에 전화로 정중하게 거절.  그런데, 엄청난 언변으로 끈질기게 차라도 마시자며 설득. 그래서 만나게 됨.


 
여의도 증권회사 다닌다는 39세 약간 노안인듯한 화이트컬러의 남자는 의외로 나와 이야기가 잘통했고, 식사도 괜찮았고, 나이차가 10살이나 된다는게 부담이긴 했지만...  나도 호감을 느껴 세번은 만나봐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됨.


두번째 만남, 첫번째보다 말이 많아진 남자는 어딘가 모르게 제나이처럼 보이지 않았음. 뭔가... 언어와 행동에서 풍겨져 나오는 연륜의 흔적들이 어렴풋이 느껴짐..
이런 기분과 촉은 이상하리만큼 소름돋게 맞게되는데,.. 
감정만 생각한 나는 그때당시에는 대수롭지않게 넘겨버림.
그리고 기본적인 호구조사(?) 어느회사에서 일하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쯤 사는지 등등 밝히기를 꺼려하는듯 해서, 더이상 물어보지는 않았음.
역시 식사 후 이야기 나누고 귀가.

 

세번째 만남. 정식으로 교제해보자고 제안. 좋은 감정 가지고 있었고, 만나면 관심사가 비슷해서 이야기하는게 즐거웠음.
간단하게 밥먹고 공원산책 후 귀가. 



 그래도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싶어서 어디사는지는 알게됨.
처음 만났을때 나이가 너무 의심스러워서 어떻게든 나이를 알고 싶었고, 어찌하다 알게된 그의 나이는 50세였음.
그러하다. 나와 21살 차이... 울 아빠랑 3살 차이..ㅋㅋㅋ 



 멘탈이 부숴지는 느낌 ㅋㅋㅋㅋ 너무 깔끔하고 생각보다 나이가 안들어보여서(?) 내가 너무 둔해서.. 반쯤 정신이 나간상태로 하루가 감.



 만나서 헤어지자 함. 일부러 그런건 아니란다. 너가 너무 어려서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다함. 
그러면서 나에게 왜 뒷조사 하고 다니냐고 그러면 안된다고 훈계아닌 훈계를 함.. 아니 그러면 떳떳하게 밝히던가..ㅜㅜ 나도 알고싶어서 알게된 사실이 아니라, 우연치않게 알게되어 나도 배신감이 엄청나게 컸음..



 그래도 나이만 속였겠지 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였음.
이미 헤어짐을 고하고, 끝이 난 상태. 그러나 그 아재는 연락이라도 하고 지내자고 구질구질하게 말을 함. 너를 좋아하고 그랬던건 악의없이 진심이였다는 말을 시전.. 어이가 없어서 대답안함...



  
사담으로 넘어가자면, 난 요즘 차를 바꾸기위해 시승서비스도 이용하고, 전시장도 가보고 신차에 관심이 많음.
내가 사는 지역에 자동차지점에 원하는 모델이 전시되어 있는 곳은 딱 세 곳, 시승센터와 가까운지점은 딱 한군데. 아는 영업사원이 없어서 내가 직접 골라야지 하고, 그 지점의 영업사원들을 인터넷에서 봄.





  ?????? 어디선가 익숙한 얼굴과 그 이름! 
그 아재..는 증권회사를 다니는게 아닌 자동차 영업사원이였음.


 
와... 이렇게도 알게되는 미친듯한 우연인지 필연인지 소름이 돋을 정도였음.. 불과 헤어짐을 고하고 하루가 지난 후 였음 .. 
갑자기 급 빡침. 와 직업, 나이.. 전부 가짜였음.



전화는 안받길래 문자로 나이먹고 껄떡쇠마냥 어린애한테 추태부림, 인생 사는거 딱하니 차팔아 돈 많으면 딴데가서 즐기시라고 말했음. 아재는 대답이 없었음.


 불과 5일만에 일어난 일들이였음..
멘탈이 부숴져 없어지고 그나마도 환영으로 남은거 같았음 ㅋㅋ
 그래도 좋게 생각했던 내 자신이 한심했음..


  그 아재가 불쌍하기도 했음. 
결혼했으면 와이프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외도하는게 불쌍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그 나이까지 여러이유로 싱글이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그 인격이 가여웠음.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음.

 
반면 나는 엄마아빠에게  이 일들을 말함.
우리 부모님은 개방적이시고 날 믿어주심.
아빠와 세살차이라고 햇더니 아빠는 배꼽을 잡고 웃으심.
엄마는 맛있는거 얻어먹고 니 살찜에 보탬이 된거면 된거라고 하심...(다이어트실패)
그 아재는 너가 진짜 이뻐보여 용기낸거니 미모를 더 열심히 가꾸라고 말하는 엄마와, 더 가꾸면 누가 잡아가니 큰일난다는 아빠의 말을 듣는 키 170의 말덩치만한 나는 허탈한 웃음으로 멘탈을 다시금 맹글고 주말을 끝냄.


-재미나고 스펙터클한 3주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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