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인가 했을겁니다.
그때 사드로 한참 논쟁하면서 유승민 당시 후보가 이런 말을 했죠.
"미국 대통령이 이상한 사람이 당선됐다고 해서, 그 사람이 10억불을 얘기했다고 해서, 사드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는 문재인 후보나 사드를 도로 갖고 가라고 하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본질이 뭔지를 봐야죠."
그때, 문재인 당시 후보는 “미국 대통령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라고 했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것 같은데, 그럴 일도 없었겠지만 만약에 유승민이 당선이 되서 트럼프를 만나러 간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어요.
"너 나 이상한 사람이라면서? 나 만나러 왜 왔어?" 이랬겠죠. 최소한 지금과 같은 융숭한 대접은 절대 없었겠죠. 아찔합니다.
단면적인 예지만, 문대통령은 항상 대통령이 된 뒤에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고, 그 때문에 발언들이 "대통령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대통령스러운" 발언들 때문에 일부 유권자들은 답답하다고까지 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북한은 주적"이라는 논쟁도 같은 이슈죠. 지금 북한이랑 대화를 해야 하는데, 북한이 주적이라고 못 박아서 말해버리면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홍준표의원도 정말 사람 대접해주고 싶지 않지만, 인격적으로 잘 대해준 것에 약간의 답답함까지 느낀 분들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다음에 자유당은 제1야당이 되는데, 심상정의원처럼 아예 말도 안 섞어버렸다면 어떻게 국정을 운영했을까요?
속 시원하게 말 하는 일부 후보보다 "대통령다운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당선만을 생각하는 후보들은 당선될 자격이 없는데, 일부 유권자들이 답답함만을 해소해주기를 원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말을 시원하게 하면 그때는 기분 좋을 수 있어도, 나중에 차질이 생기죠. 왜냐면 대통령이 되어서 그 속시원한 발언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협치를 하며, 협력을 해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자리인데 말이죠.
역시 준비된 대통령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