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엄마고요 딸이 버르장머리가 좀 없긴한데 저랑은 사이가 좋은 편이에요 대놓고 나 미친 뇌요 하는 사춘기 이후, 이제 중2병 시즌이긴 하지만 진짜 살만하거든요
딸이랑 애아빠도 6학년~ 중1무렵엔 제가 못견딜만큼 부딪치다가 요즘은 되게 괜찮아졌어요 밤에 둘이 tv보면서 간식먹고 얘기도 하고 부딪치는 경우도 없고 그러길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구나 했어요 별거중인데 후회하는건 아니지만 잘 지내는걸 보니 미안하고 좀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제가 키우고 왔다갔다 해요)
근데 오늘 아이말을 들어보니 근본적인 부분은 해결되지 않았던거 같아서 충격이었어요
애가 사춘기때 워낙 딸바보였던 애아빠는 계속 귀여운 내새끼로 있어주길 바랬고 원래 무뚝뚝한 딸은 잘 따르지않았어요 저랑은 얘기도 많이하고 잘 지내니까 애아빤 더 이해하기 힘들었던것 같아요 이뻐했던만큼 더 나쁜말도 했었구요
아기때, 애가 못 자고 예민하고 같이 있어도 뭘해줘야할지 모를때 적립해두지 못한 시간때문일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 설마 그럴까요
애아빠는 애가 크면 친구처럼 지내는 쿨한 아빠의 모습을 그려왔던건 제가 잘 아는데 사춘기가 문제가 아니고 인간대 인간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있는것 같아요
내가 뭘 할수있을까 내가 못해서 그런가 많이 생각해봤는데
부모자식간의 일을 본인보다 제가 더 자책하진 않으려고요
솔직히 이제 애가 아쉬울게 없어요
애가 아기때 넌 니가 필요할때만 찾냐? 하고 더럽고 치사해도 그때 좀 참지, 그때 잘했어도 사춘기에 아빠는 억울하고 힘든 약자이기 쉽지만.
오늘 저는 사춘기가 마지노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가 부모에게 도움을 받을만한 마지막 시기,
소위 말하는 미친 뇌, 호르몬이 미쳐날뛸때 그때 지금보다 더 잘지냈으면 아이에게도 아빠에게도 좋았을것 같아요
제 느낌이니 틀렸을수도 있지만 그래서 씁쓸했어요
사춘기딸과 아빠가 잘 지낼수있는 비법이 있을까요?
딱 이거다 하는 뭔가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