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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위 눌렸던 경험...
게시물ID : panic_941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렉스굿
추천 : 6
조회수 : 5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28 18:00:38
살면서 가위 눌린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만,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 1층이었습니다.
1층에는 정원이 딸린 아파트라 고양이들이 놀러오고 그럽니다.
가끔 밥달라고 쳐다보면 안쓰러워서 참치캔도 따주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방 창문이 정원쪽으로 나있어서 가끔 고양이들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때는 약 7년전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직장에 일이 바빠서 야근이 일상이던 시기였습니다.
왜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잠도 잘 안오고 자주 깨던 때였습니다.

새벽... 아주 깜깜한 새벽에 몸이 불편해서 잠이 깼습니다.
피곤해서 눈은 안떴지만 몸이 뭔가 불편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눈을 감은 상태로 팔다리를 좀 움직여 보려했는데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여러번 시도했는데 손가락 발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습니다. 
앗차 싶었습니다.
'가위다... 이건 백퍼 가위야...' (속으로)

그런데 왠지 눈을 뜨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피곤해서 잠을 청해야 하기도 했고... 중요한건 누군가 천장에서 날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계속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누군가가 눈앞에까지 다가오는 듯한 오싹한 기분까지 들어서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눈을 뜨려해도 뜰 수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여기서 눈을 뜨면 너무 무서운 무언가를 보게 될 것 같은 아주 불길한 예감이 강해서... 겁이 났습니다.

대신 뭐라도 중얼거리고 싶었습니다.
입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고, 두려움을 떨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유... 진짜 피곤해 죽겠는데! 투덜투덜' (의도했던 멘트)
""읍....으..으.....뿌...르...읍" (실제 들린 목소리)

???????

이게 대체 뭔가 싶더군요. 
몇번이나 시도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햐... 진짜 죽겠더군요.
몸은 피곤하지, 가위에 눌려서 몸은 안움직이지, 목소리도 안나오지, 뭔가가 자꾸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무섭지...
이미 잠은 다 깼습니다. 뭐 잘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정말 눈뜨기 무서운데 눈을 한번 떠보려고 시도 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내 눈 앞에 어떤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담담해지리라...
겁먹지 않고 맞서리라...

눈 뜨기 전에 10을 셉니다.
"10...9...8...............2...1...."
실패입니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번엔 20을 셉니다.
"20...19..18...............3...2...1....."
역시 잘 안됩니다. 두려움이 넘 큽니다.

그렇게 수분이 흐르자, 눈뜨기를 포기합니다.
출근해야 하는데... 오늘도 야근인데... 너무 피곤합니다.
이 상태로라도 잠을 청해봅니다.

잠이 올리 없죠. 그렇다고 정신이 말짱하지도 않았습니다.
잠이 올락말락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계속 비몽사몽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판사판입니다. 귀신이고 뭐고 피곤해 죽겠는데 빨리 꺼져 줬으면 좋겠습니다.
짜증이 막 나더라고요.

자신감이 아니라 객기입니다.
몸이 피곤해서 겁을 상실하기 시작했던 거죠.
속으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니가 누군지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눈을 뜰건데 그 전에 가라.'
'나 괴롭히지말고 그냥 가라.'
'나 눈떠도 안놀랠거다.'

그런데도 아직 눈앞에 뭔가 쎄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대화를 계속 시도 (실제론 혼자생각) 해도 상황이 똑같으니 이거 정말 오싹하더군요.

.아.. 난감한데 짜증이 밀려옵니다.
'ㅅㅂ 이거 눈을 떠야 돼, 말아야 돼?'

날 쳐다보는 무언가한테 짜증이 났습니다. 
내 몸을 가위누른 귀신(?)인지 뭔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결국 참다참다 폭발했습니다.
"아... ㅅㅂ... 니가 귀신이고 나발이고 잠도 못자고 피곤한데 왜 ㅈㄹ 이야!!!" (속으로 아주 크게)
눈을 번쩍 떴습니다.

순간, 하얀 느낌의 형체가 제 머리 위에서 쉬~익~ 하고 지나갔습니다.
머리를 창문 쪽에 두고 자는데, 열린 창문쪽으로 지나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이상한 형체가 창문으로 지나가는 동시에...

"끼야아아아오오!!"

??????

평생 들어본 적 없는 고양이의 날카로운 비명(?) 아니 공격적인 외침이 들렸습니다.
그 어두컴컴한 새벽시간에 말이죠.

그와 동시에 가위는 풀렸고 몸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다시 울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때 눌린 가위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제가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했던 귀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뒤로 가위에 눌리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나의 잊지못할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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