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둘 취직을 하고 자릴 잡아가네요.
저는 그동안 많은 직업을 얻었습니다.
미대를 다녔다는 학과 특성상 대부분 프리랜서 일들 입니다.
미술관 큐레이터, 도슨트, 편집 출판 디자인, 영상 편집, 벽화.. 닥치는대로 하지만 넉넉치 않은 수입에
이번달처럼 유독 일 수주가 힘든 달이면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들 월급을 챙겨주고 나면 저는 생활고에 시달립니다.. ㅋㅋ
텅 비어버린 잔고에 놀라 알바몬을 뒤지다보니 지금 하고있는(별로 수익이 나지는 않는) 일과 병행을 할수있는게 잘 없더군요.
운전병의 경험을 살려 대리운전을 뛰고있어요.
제가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 나가서 일 할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겨우 이틀 일을 나갔습니다, 밤새서 일하는건 디자이너 일과 똑같아서 별 타격은 없습니다.
다만 조금 움츠러 드는게 있네요.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대리운전 한다니 친구들이 다들 눈썹부터 찡그리는거 있죠 ㅎㅎ
너 잘하는거 많잖아, 입시 강사로 돌아가지 그래. 하는데 똑같은 입시 미술의 매너리즘에 몸서리치며 뛰어나오던 제자신이 기억 납니다.
고객님들도 만날때마다 생각보다 어린 기사가 나타나서 놀라는 눈치입니다.
감사하게도 고생한다며 1000-5000원씩 팁을 주시기도 하구요. ㅎㅎ..
지금까지 8분의 고객님들을 만나고 이틀 밤을 하얗게 달렸습니다.
행복하고자 사는데 참 길을 찾기가 어렵네요.
여러분의 매일도 저보다 고단하리라 생각합니다.
헤헤 의식의 흐름.. 이제 곧 영상 편집을을 마무리하고 또 밤거리로 나가봐야겠네요.
만약 대리기사로 여러분을 뵙거든 친절하고 안전하게 댁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하하! 어떻게 끝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