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6년차, 주말부부 반년차입니다. 토요일 오후에나 되야 남편이 왔다가 일욜 저녁에 가는만큼 볼때마다 애틋함과 애정으로 보내기에도 바쁘건만 둘다 한 똥고집 하고 한성격 하는지라 아직도 자주 티격태격합니다.
오늘도 결국 싸웠습니다. 저녁 잘먹고 나오는 길에 시작된 싸움은 나름 정리된듯 했지만 마음의 앙금이 가시지 않아 남편 얼굴만 봐도 밉고 짜증나고 뭐 저런놈이 있나 싶고 찌질해보이고 지난 얄미운 사건들 하나하나 들쳐보며 계속 툴툴거렸고 남편이 애를 재우러 들어간 후에도 혼자 거실에서 맥주 한캔 따고는 이젠 좀 자야겠다 싶어 안방에 들어가보니
세상에... 화장대 위에 꽃과 색종이로 접은 하트와 바나나 우유가 있네요. 거참. 이제서야 아까 뜬금없이 '옷 불편하지 않느냐고, 옷 갈아입으라고' 했던 남편의 의중이 이제서야 짐작이 되 풉 웃음이 나면서 동시에 얄밉던마음들이 뾰로롱 사라지는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나 자신도 웃기고
이래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하나 봅니다. 그 맘 몰라주고 밤내내 툴툴거린게 미안해서 편지하나 써서 남편가방에 몰래 넣어두었습니다.
이렇게 한번 손내밀면 사르르 녹는것을 왜 자꾸 순간엔 자존심 세우게 되는건지... 먼저 손내밀어준 남편에게 고마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