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랬다
귀여운 사람, 하지만 나랑은 인연도 없을 그런사람이겠구나
애초에 어려워야 했을 만남이었다
우리의 관계는'같은 길드원'이었다
어디에 사는지도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쌩판남
그러기에 아무런 감정도없이 널 대했었다
한밤중 심심한지 놀아달라 떼쓰는모습이 귀여워 무심코 알았다 했더니
넌 지치지도 않는지 잠이들기 싫다 하였고 의미없는 말을 나누는중 끼어든 적막에
조심스레 잠이 들었나 하는게 마치 너의 잠을 깨운듯
더 활발하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이내 시간은 흘러 아침햇살이 스미기 시작한 시간까지
우린 잠이 들지 않았다
너와 이야기를 나누는건 특출나게 재밌지도 않았고 주제를 찾아야 하는 지루함도 없었다
출근시간이 가까워질무렵 나는 쪽잠을 잤다
그날 하루가 피곤하고 실수하고 혼이나도 슬프지 않은 이유는 그땐 아직 찾기 힘들었다
그냥 기분좋은 봄날의 밤이었다
스치듯 지나가는 하루일줄 알았다
하지만 넌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내게 대화를 요청했고 우리는 서로를 천천히 알아갔다
나보다 두살이 어리단것도 알았고 우리가 같은 지역에 산다는것도 알았고
나와 만나서 놀고싶다는것도 알았다
풋풋한 대학생인 너와 달리 일을해야했던 난 바빴다
우린 만나자는 약속을했고 삼주일 뒤에나 만날처지가 되었다
아쉬운맘과 빨리만나고싶은 미묘한 설렘이 마음을 간지럽혔다
너는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노는걸 좋아했고 심심한걸 참지 못했다
어린아이처럼 유치한걸 싫어하는 나는
너에게 연애감정이란걸 느낄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내 입에서 튀어나온 사귀자는 말 한마디에 해결되었다
아직 우린 만나기도 전인데
그렇게 우린 랜선으로 만나 전화로 고백을 했고
숨을 내뱉듯 가볍게 튀어나온 말은 주워담을수 없었다
그 말 한마디에 너만큼 나도 당황했다
수습하려는 말도 나오지 않았고
이대로 이 관계는 끝인가 하고 생각했을때
터지는 네 웃음소리가 마치 피어나는 꽃잎같았다
그렇게 우린 랜선인듯 아닌듯한
그런 연애를 시작했다
생각날때마다 틈틈히 써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