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전거를 사고파는 일을하는 아재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다소 공포스럽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일을 겪었습니다. 평소 제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렇게 넷상에
알리고 다니지 않지만 이번일은 꼭 여러분들께 적극 알리고 싶어 없는 말주변 끌어모아 작성해봅니다.
일이 발생한건 정확히 2017년 6월 21일 밤 12시 한 5분쯤일입니다. 글작성이 6월 22일이니 바로 어제일입니다.
평상시 자전거타기를 좋아하는 전 자전거를 더 많이 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자전거샵을 운영하게 됬는데
일이 바빠 밤 10시 이후에 퇴근을 하고 주말도 없이 장사하다 보니 자전거 탈 시간이 없어 자전거샵을 운영하게된
약 5년 전부터 퇴근후 라이딩을 하고 있습니다. 대략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요.
장소는 매번 똑같습니다. 안산 미개통 도로.. 갈대 습지 공원이라 불리는 곳이죠.
이런 곳입니다. 항상 이런 분위기에서 자전거를 탑니다. 새벽에도 운동하러 오는 분들이 많아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그날은 한동안 바쁜 시즌을 보내느라 자전거를 타지 못해 정말 자전거타고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낮에 비가 조금 내려 손님이 없어 일찍 장사를 마치고 자전거 탈생각에 부리나케 집으로 가서 자전거를 꺼내고 공기압을 맞추고
집밖으로 나왔는데 들리지 않던 소음이 나 타다 내려 살펴보니 바퀴살하나가 부러져있었습니다.
사진은 오늘 찍은겁니다. 아무튼 불길한 기분이 들어 오늘 라이딩하지 말까하는 생각도 잠시했지만 모든 준비를 마친터라
다시 집으로 돌아가 세컨휠로 교체 후 라이딩을 하기로 합니다.
저는 저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조상님일거라 생각합니다. 조상님이 오늘 라이딩가지 말라고 계시를 내리신거
같은데 걍 무시하고 떠난 제가 어리섞었습니다. 평상시엔 잘 서있던 액자만 쓰러져도 조심하는 겁쟁이인데...
평상시엔 차에 자전거를 실고 미개통 근처에 주차하고 자전거를 탔었는데 그날따라 자전거만 덜렁타고 갔습니다.
거리로 한 5km정도가는데 비가 내립니다.... 두번째 계시였습니다. 그만 멈추고 집으로 가야했는데 곧 그치겠지..강행군합니다.
한바퀴만 타자... 조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드디어 미개통에 들어섰습니다.
슥보니 저와같은 로드타는 분이 보이십니다. 상당한 고수.. 경쟁의식이 발동합니다.
생판 모르는 그분과 같이 추월하지 않는 선에서 따라 갑니다.30km...31...32..33....34.. 속도가 잘 붙었습니다.
세컨휠의 성능에 만족하며 페달을 밟다가 그분은 저 오기전에 많이 탔는지 헤어핀 구간에서 제가 앞섭니다. 그렇게 한바퀴를 도니
비도 오고 시간도 늦어 저만 홀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조금의 공포도 잊어보려 음악을 틉니다. 신나게 한바퀴를 돌고 두바퀴 반을 돌았을때.
"떨그럭-"
분명 핸드폰이나 속도계가 떨어지는 소리에 아차 싶어 브레이크를 움켜 잡았습니다. 평상시 하던 그대로...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mtb에서나 느껴봤던 엄청난 제동력이 걸리며 뒷타이어가 스키딩 (자동차로 치면 드래프트)을 합니다.
평소 브레이크가 밀려 카본휠은 안쓴다고 항상 투덜거렸는데 뒷바퀴가 잠기니 이상한 기분이 드는 찰라 "퍽"소리와 동시에 뒷 타이어가
주저 앉았습니다.
타이어는 주행거리 50키로밖에 안되는 새거였고 보면 정말 뒷바퀴가 잠긴게 느껴집니다. 정말 천만 다행으로 낙차는 없었습니다.
뒷 타이어를 먼저 보고 멘붕에 빠졌지만 무엇이 떨어졌는지 주변을 보니 떨어진게 없습니다. 휴대폰..속도계.. 지갑 다 그대롭니다.
뭐지? 돌맹이인가하고 한참을 라이트를 비춰 보다가 평상시엔 보지도 못한 현수막 하나를 보게됩니다.
"!!!!!!!!!!!!!!!!!!!!!!!!!!!!!!!"
현수막 내용을 보고......... 섬찍한 가운데, 바닥을 보고 정말이지 난생 처음 느껴보는 영적인 공포심에 펑크난 자전거를 들고 무작정 그자리를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내리는 비. 어떻게 사고난 자리 정확히 그 앞에서 펑크가 난건지....머릿속이 패닉에 빠져들어갔습니다.
집까지 거리는 10km 남짓 걸으면 두시간 거리. 미개통만 빠져나가는게 2km이상
미개통을 벗어나는 그 순간은 이상하게 평상시 가로등이 빛나는 환한 도로가 아닌 평소보다 두톤정도 다운된듯한 어두 침침한 공포의
공간. 그렇게 걷기 불편한 클릿 슈즈를 신고 빠른걸음으로 또각거리며 걷는데 바닥여기저기서 보이는 사고표시들...
그리고 갈대슾지에서 들려오는 야생동물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 내리는 비.. 이 넒은 공간에 있는 사람은 오직 저.
집 근처에서 호프집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살려달라고 퇴근 안했으면 나좀 데리러 오라고 정말 죽을꺼 같다고
반 정신 나간상태로 온몸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을 하니 위치를 알려달랍니다. 미개통도로는 모르는 친구
결국 근처 아파트 까지만 오라고 하고 2km를 공포에 떨며 걸었습니다.
아파트 근처에가니 사람이 있습니다. 다시금 밝아지는 도로의 가로등 엄청난 안도감에 헉헉대던 숨을 골랐습니다.
그렇게 친구를 만나 집까지 무사하 복귀를 하는데 또 한번 놀랐던건 앞바퀴 브레이크 패드가 사라져있었습니다.
친구 차에 실을때 사라진거 같아 그냥 저냥 아침까지 친구와 술을 마시고 강제로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 낮에 일어나 출근을 하니 일이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어제일을 계속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시 자전거를 타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자전거를 파는 사람을 보고 해코지를 한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헬멧을 강권하지 않지만 헬멧을 쓰지 않고 라이딩하면 얼마나 위험한가도 느껴지고 오늘 자전거를 사가신 고객님에게
헬멧을 서비스로 넣어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내린 결론은 다시 그 자리로 찾아 가자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퇴근을 하면서 떡과 막걸리 한병을 샀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곳에 다시 가기가... 그래서 친동생과 함께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다시 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혹시라도 자전거파는 사람의 실수로 자전거가 고장나서 돌아가신 거면 제가 정말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무언가 억울한 일이 있어 저에게 그것을 알리고자 하는게 있으면 제가 사고가 나신 곳의 현수막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억울함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드리겠지만은 많은 사람들이 보고
그 한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준비해간 떡과 막걸리를 올리고 절을 두번하고
위에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혹시라도 4월 2일 그날밤에 사고를 목격하신 분이 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글을 보신 분들도 자전거를 타실땐 차도가 아니더라도 꼭 헬멧을 써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제를 올리고 동생과 대화를 하면서 그때 분명히 핸드폰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앞브레이크도 없다라고 하니 동생이 브레이크 떨어진 소리 아냐?라고 말했고 그말을 듣고 바로
주변을 보니 어젠 분명히 찾지 못하고 하루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저 브레이크 패드가 바로 딱 보이는 겁니다.....제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제를 올리는 돌려주신 걸까요??
동생과 또 술을 한잔하면서 정리해보니 제가 내린 망상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이 혹은 그 분을 돌아가시게 만든 귀신이 비슷한 수법으로
자전거 브레이크를 떼어버리게해 낙차를 유도했지만 음악을 크게 틀고 있는 상태에서도
또렷히 들린 물체 떨어지는 소리에 급브레이크를 걸었고 저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나 조상신이
다행히 낙차를 피할수있게 뒷바퀴를 움켜잡아주셔서 (앞브레이크는 이미 무쓸모상태..)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게 아닌가.... 그 현수막 걸린 곳에서 약 50m앞이 헤어핀이라
앞브레이크가 없었더라면 필시 코너구간에서 낙차...
정말 섬찟하고 한편으론 가슴아픈 기억으로 지금은 제를 올려 마음의 짐을 크게 내려 놓았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주시길 바랍니다.
짝짝히 휠로 운행.. 뒷 바퀴는 펑크가 난 상태에서 찍은 사진..
평상시 자전거 관리를 병적으로 해온 자전거인데 앞브레이크가 이탈된게 정말 미스터리...